취업상담과는 거리가 멀다면 먼 정보지만 그래도 현재 용돈벌이나 학비벌이로 고민이 많으신 학우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고 사료되어 관련된 글 올립니다.
저는 CJ에서 운영하고 있는 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여기까지면 다 알 듯...) 약 3개월간 일했습니다. 현재 완전히 끝난 단계는 아니지만 내일 쉬고 모레,
글피만 일하면 퇴사하기 때문에 거의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볼 수는 있지요. 비록 알바였지만 일한 시간이 거의 직장생활과 다름이
없어서 이런저런 가게 돌아가는 상황이나 제가 속한 부서의 조리법 같은 것을 다 파악하는데는 그리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하루에 오랫동안 일해서 그런지 나름 수입은 짭짤했습니다. 일하면서 돈의 처절한 소중함도 알았고 정말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쓰는 것을 몸소 깨달았지요. 3개월 밖에 안 했다고 비판을 들을 수도 있겠지만 제 자신이 충분히 했다고 느끼기 때문에 후회나 아쉬움은 없습니다. 이제 나이도 20대 중반이고 하니 개인적인 공부에 몰두해야지요(...)
여기까지는 사담이었고 짧다면 짧고 어느 정도 적당히 했다면 적당히 한 3개월 동안의 그간 경험담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우선 그 알바의 시급은 현재 5,850원 입니다. 심야알바나 고된 육체적인 노동이 아니라면 아마 이만큼 주는 곳도 드물 것입니다. 아니 아마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래서 처음에 알바 사이트를 뒤져봤을 때 이런 높은 시급 때문에 혹한 것도 없잖아 있었지요.
가게에 전화를 하면 그냥 캐주얼한 복장 착용하고 이력서를 받고 점장이나 부점장과 면접을 봅니다. 이력서 부분에서 여러분의 알바 생활을 좌지우지하는 항목이 있는데 바로 플로어와 주방 부분입니다.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들어갈 때 '환영합니다. 어쩌구저쩌구'라고 말하거나 주문 받거나 잔반, 접시 수거해가는 애들이 플로업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주방에서 요리하는 애들이 주방입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플로어를 하시고 싶다면 조금이라도 호감적으로 생기게 꾸미고 가야 면담할 때 플러스 점수가 생긴다면 생깁니다. 일단 플로어는 일 자체도 별로 어렵지 않아 어느 정도 경쟁률이 좀 있어서 떨어진 애들도 없잖아 있습니다. 당장 제가 면접을 봤을 때 저 말고도 2명 더 있었는데 그 이후로도 안 보였던 것을 보면 떨어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니면 다른 취급 좋은 타 아르바이트에 붙었을 가능성도 없잖아 있었겠지요.
그리고 주방입니다. 주방은 플로어보다 일이 배로는(혹은 그 이상) 힘들고 군기도 있어서 사람들이 지원을 잘 안 합니다. 저는 당시 돈을 좀 많이, 빨리 벌어보고 싶고 주방 쪽이 붙기가 쉽다고 생각해서 주방을 선택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후회하는 부분이 없잖아 있습니다.
군대 갔다오신 분들은 알겠지만 아무리 보직이나 자대가 힘들어도 사람이 좋으면 편하다라는 말처럼 일단 주방 자체가 사람을 정말 X처럼 만듭니다. 저 역시 저보다 나이 어린 놈들 몇 명한테 정말 들을 소리 안 들을 소리다 들어가면서 일했는데 제가 좀 쪼잔해서 그런지 잘 모르겠지만 어디서 정말 길가다 만나지 말자는 생각이 다 들더군요.
주방 선택하신 분들은 아주 그나마 좋은 점이 자기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람이 지원을 잘 안 하려다보니 면접 때는 주말 때나 일주일에 5일은 일하겠다 하고 정작 입사하고 나서는 사정이 생겼다면서 자기가 원하는 대로 스케쥴 조정이 가능합니다. 만약에 여기서 부점장이나 점장이 ㅈㄹ거린다면 일하기 힘들다고 밀당을 하시면 됩니다. 물론 진짜로 일도 안 하고 해고될 수도 있겠지만 사람이 지원을 잘 안하는 마당에 찬물 더운물 가릴 처지 그 쪽에서 절대 못 됩니다. 일도 힘든데 그 정도는 당연한 처사고 어차피 여러분들 없으면 개고생하는 것들은 직원걔네들입니다. 울며겨자먹기라도 여러분 쓴다면 쓸 것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쇼부 잘 쳐서 일 한다고 쳐도 일이 정말로 힘듭니다. 당장 3개월 일한 저부터 겨우 하루도 일 안 하고 튄 놈들 열댓명은 봤고, 제 부서에서도 많으면 딱 사흘 일하고 GG친 애들도 있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플로어 분들도 별로 자유롭지 못합니다. 플로어 쪽에서 사람이 많을 때 주방 쪽으로 차출(...)당해 그 쪽에서 일하게 되는 케이스도 여럿 있습니다. 못해먹겠다? 플로어로 복귀시켜달라던가 알바를 때려치던가 둘 중 하나는 분명히 됩니다. 그러나 복귀된 케이스는 제가 있었을 당시에는 보지 못했습니다.
이제 주방에서 일하는 부서들을 알아보겠습니다.
S1, S2, 베이커리, 개수대, 서버, 메인(제가 속한 부서)이 있습니다.
S1, 샐러드나 쌀국수, 망고스틱 같은 것을 만드는 곳입니다. 하는 일이 잡일이라면 잡일이라 크게 어렵지 않게 일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이 가장 많은 편에 속하고 일도 크게 어렵지 않아 그나마 주방에서 일하면서 잡담을 나누는 등 화기애애하게 지낼 수 있는 곳입니다.
S2, 치킨이나 튀김, 스프, 육수 같은 주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 부서입니다. 메인 못지 않게 바쁘지만 일이 한정적으로 반복적이어서 스탠바이(식재구비)만 잘 되있으면 여기도 뭐 크게 어렵게 일하는 곳은 아닙니다.
베이커리, 주로 피자, 빵이나 파스타를 제조하는 곳입니다. 여기 역시 S2와 그닥 다를 것은 없습니다.
개수대, 말 그래도 설거지 하는 곳입니다. 설거지라 해서 별거 아니고 세척하는 기계에 기물들을 넣으면 씻겨 나오는 아마 주방 중에서 일이 가장 간단한 곳일 겁니다. 일은 간단하지만 만약 사람이 없으면 재수없게 통과되서 나오는 기물들을 자신이 정리하고 해야 합니다.(이것을 백업이라 합니다.) 기계에 넣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고 시간도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소위 백업도 자신이 해야한다면 옷 여기저기에 물도 묻고 꽤나 힘들고 짜증나는 작업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접시 닦는 작업도 있는데 가장 쉽지만 반대로 아마 주방 중에 가장 시간이 안 가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행여나 이물질이라도 묻어서 나오면 가장 먼저 털리기 때문에 은근히 신중을 기해서 닦아야 합니다. 그러나 주방 인원이 모자랄 때는 이 일을 플로어가 합니다.
서버, 샐러드바를 돌아다니면서 방송(...)으로 모자란 음식들을 알려주는 일입니다. 예를 들어, 치킨이 없으면 S2 치킨 나와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알려주는 부서입니다. 단순히 방송만 하는 건 아니고 아이스크림, 연어, 요구르트 작업을 하기 때문에 여기도 나름 하는 칼질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속한 메인, 스테이크를 조리하는 부서입니다. 여기도 베이커리처럼 공개된 공간이라 나중에 옷이 더럽거나 복장이 제대로 갖춰 입지 않았다면 직원들이 뭐라 한 마디 하기도 합니다. 가장 힘든 부서이고 절대 제가 자화자찬하는 건 아니지만 여기서 2,3개월 이상 버티면서 일했다면 아마 당신은 어디가서도 열심히 일할 사람이라고 제가 장담합니다. 고기를 시간 내에 못 꺼내면 플로어나 주방 직원이 ㅈㄹ하기도 하고, 스탠바이도 넉넉히 준비해야 하고(이 스탠바이도 S1하고 차원이 다르게 조심스럽게 다뤄야하는 것도 있습니다.), 메뉴도 꽤나 많은 편이고 고기굽기도 주문 받은 대로 적당하게 해야 합니다. 만약 고기가 손님의 취향에 잘 안 되게 나왔서 다시 조리해야 한다면(이 경우 식재가 죽었다는 표현을 씁니다.) 이 고기가 얼마짜린데 같은 말로 직원에게 개털리는 가장 1순위 부서이기도 합니다. 좀 심한 말 보태쓰자면 좀 기구한(...) 부서입니다. 무엇보다도 오더가 밀리면 조금 일 더 하고 더 잘한 답시고 동료 알바가 ㅈㄹ거리기도 하는데 성질 좀 있으신 분들은 그냥 거기서 자리를 박차고 나오고 싶을 정도일 겁니다.(제가 일이 좀 서툴고 느려서 이런 경우가 좀 많았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이 부서에 속해 있다면 저는 부서를 바꾸라고 조용히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식재구비 정도라면 모를까, 단가가 비싼 고기를 굽고 빼는 일 같은 이런 어려운 일을 경험없는 알바한테 시킬 일이 절대 아니하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고기 하나에 몇 만원 짜린데 이런 민감한 일은 직원이 하는게 딱 봐도 타당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귀한 식재라면 자기네들이 알아서 하라죠. 어쨌건 저쨌건 아마 빕스 부서 중 가장 멘탈이 썩어 문드러지는 곳입니다.
또한 여러분이 메인이라 해서 메인 딱 하나만 하는게 아닙니다. 사람이 없으면 S2나 S1에 가서 일할 수도 있고 개수대가서 기물 빼거나 접시 닦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여태까지 베이커리 빼고 다 해봤네요.
여기까지가 부서에 관한 업무고 이제 손님들이 오는 시간대를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어느 누구라도 똑같은 돈이라도 아마 빡세게 일하고 가는 것보다 어렵지 않게 여유롭게 일하고 가는 것을 선호할 것이라 봅니다. 일단 저는 휴학 중으로 방학 기간 중 1달, 개학 기간 중 2달 동안 일했습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고객이 몰리는 시간이나 현상이 매우 판이합니다. 8월은 아직 방학 중이기 때문에 어느 시간대라도 사람이 많이 옵니다. 물론 저녁이 더 많기는 하지만 말이죠. 하지만 방학대라 손님이 많아도 일하는 사람 역시 많기 때문에 오히려 이 때가 크게 어렵지 않게 일할 수 있을 때일지도 모릅니다.
문제는 개학 시즌 때 이후입니다. 저는 메인임에도 주중에는(특히 런치) 돈을 받기가 미안(...)할 정도로 전혀 어렵지 않게 일을 했습니다.(런치는 주문하는 메뉴가 매우 한정되어 있습니다. 물론 디너메뉴 시키는 경우도 없잖아 있지만 가격차이가 꽤나 있어서 거진 다 런치로 주문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주말에는 방학시즌 급으로 사람이 많이 와서 오히려 인력난에 시달릴 때가 많습니다. 주중에서 편하게 일했던 빚을 주말에 다 갚는 느낌? 거의 이렇습니다. 그래서 개학 시즌 때 만약 주중에만 일하게 스케쥴을 조정한다면(그것도 런치로, 런치는 오후 4시까지입니다.) 여러분은 정말 알바비를 쉽게 벌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여기까지가 간략한 제가 일했던 3개월 간의 후기입니다. 혹시 학우 분들 중에 이 회사를 다니고 있는 분이 있어 언짢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할 사람도 있겠지만 사견이니까 너무 고깝게 보지는 마셨으면 합니다.
초안이라 문법이나 단어가 잘 안 되어있을 수도 있으니까 일단 올리면서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읽기 귀찮은 분들을 위해 장,단점 3줄 요약
장점
1. 스케쥴 조정 밀당 유리
2. 사원 빕스 할인 35%
3. 요리를 배울 수 있다.
단점
1. 매우 힘들다.
2. 매우 힘들다.
3. 매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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