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지난 21일(목), 부산대 운동장에서는 몇 명의 신입생들이 내리는 비를 고스란히 맞으며 열중 쉬어 자세로 선배의 말을 경청하고 있었다. 새터 기간에 선배들이 후배들을 위해 준비한 일명 '간다 게임' 중이다.
오늘은 2월 21일... 비 맞는 효원이 온통 국방색으로 물든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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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바로 못하나! PT체조 12회 실시!"
우렁찬 목소리가 사회대 앞 정원을 너머 금정 회관 식당로비까지 들린다. 저 스타일은 완전 연병장 조교 스타일이구만. 모자에 군대 티에, 다리 쩍 벌리고 뒷짐진 저 모습... 어머어머, 웬일이니, 벌칙은 인간 피라미드 쌓기다.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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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 정영미 씨가 마침 지나가다 보고 부산대 홈페이지에 올린 '간다 게임'에 대한 이 짧은 의견이 부산대 전체를 들썩이게 했다. 부산대는 새터 문화를 비판하는 사람들과 옹호하는 사람들로 편이 갈려 오랜 논쟁을 시작했다. 법학과의 정기영 씨는 홈페이지에서 "요즘 군대는 구타도 없고 가혹행위도 없는데, 어떻게 그게 군대 문화냐"라고 반박한다. 그의 말에 따라서 대학은 군대보다 더한 곳이 됐다.
"간다 게임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왔던 악습이에요. 문제는 아직까지 선배들이 그런 문화를 바꾸려고 하지 않고 답습한다는 거죠. 내년에 또 후배들이 따라하게 된다는 문제의 심각성을 선배들이 깨달아야 해요." 경영학과 4학년 김희정 씨를 비롯한 몇몇 사람들은 간다 게임을 한 정치외교학과와 사회복지학과 선배들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왜 우리가 사과를 해야 하죠?" 사회복지학과 강상렬 학생회장은 공개 사과 요구는 너무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일을 통해서 그 동안 아무 생각 없이 해오던 간다 게임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하지만 이 게임은 우리 과만 하는 게 아니에요. 간다 게임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 왔어요."
[출처] [기획특집]서강대와 부산대의 새터 에피소드|작성자 현실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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