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싷 속에서의 진화

처참한 돌콩2013.11.27 15:33조회 수 94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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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스키 실험



실험대상 : 대장균(박테리아)



대장균은 당신의 몸속에 10억마리가 들어있을 정도로 아주 흔한 생물이다.


돌연변이가 아주 드문 사건이라 해도 박테리아의 수를 다 더한다면 진화적 혁신이 주기적으로


나타는 것이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박테리아의 증식 과정 중 한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일어날 확률이 10억 번 중 한 번꼴로 낮더라도,


개체 수가 그야말로 막대하기 때문에 세계 어딘가에서는 매일 박테리아 게놈의 모든 유전자가 돌연


변이를 일으키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엄청난 진화의 기회들"이다.



렌스키와 동료들은 그 기회를 통제된 방식으로, 실험실에서 응용 했다. 그들의 연구는 극도로 철저


했고, 속속들이 세심했다.



대장균은 무성생식으로 번식하기 때문에, 유전적으로 동일한 개체들로 구성된 거대한 개체군을 짧은


시간에 복제하기 쉽다. 1988년 렌스키는 그런 개체군 하나를 가져다가 같은 모양의 플라스크 12개에


나눠 담고, 각각에 동일한 조성의 여러 배양액을 더 했다. 배양액에는 대장균의 주된 식량인 글루코스도


들어 있었다.



각각의 창시자 개체군을 담은 12개의 플라스크는 '진동 인큐베이터'로 옮겨졌다. 그곳에서 편안하고


따스하게 보관하면서, 박테리아가 배양액에 골고루 퍼지도록 잘 섞었다. 12개의 플라스크는 향후 20년


이상 서로 격리되어 진화할 열두 계통의 기틀이었다.



박테리아 열두 부족은 긴 세월 내내 같은 플라스크에 담겨 있지 않았다. 그러기는 커녕 부족마다


매일 새로운 플라스크가 주어졌다. 연구진은 열두 부족 각각에 대해서 매일, 전날의 플라스크에서


취한 배양액을 깨끗한 새 플라스크로 옮겼다. 옛 플라스크의 부피에서 정확하게 100분의 1에


해당하는 소량을 추출해, 글루코스가 풍부한 새 배양액이 든 새 플라스크로 옮긴 것이다.


새 플라스크로 간 박테리아 개체군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곧 식량이 동나고 굶주림이


시작되기 때문에, 다음 날이 되면 개체군은 일정 수준에서 안정되었다.



렌스키의 연구진은 이 일상적인 작업을 자그마치 20년 이상 지속했다. '플라스크 세대'로 7천 세대,


박테리아 세대로 4만5천 세대였다. 하루에 박테리아가 평균 6~7 세대쯤 진행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사람의 4만 5천 세대는 대강 100만년 전, 호모 에렉투스의 시대다.



렌스키는 중심적인 진화 실험 외에도 유익한 파생 실험들을 다양하게 실시했다. 일례로, 2천 세대가


지난 뒤에는 클루코스를 말토스당으로 교체하는 실험 등이었다. 연주긴은 20년 동안 적당한 간격을


두고 열두 부족의 표본들을 채취했다. 진화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연구


진은 그 표본을 냉동시켰다. 그것은 진화 경로상의 여러 전략적 지점을 보여줄 '화석'으로서, 나중


에 소생시킬 수 있는 녀석들 이었다.



'플라스크 세대'가 이어지면서 모든 부족이 제 선조보다 개선 되었다. 즉, 제한된 영양소인 글루코스


를 영양소로 활용하는 능력이 더 나아졌다. 더욱 환상적인 점은, 부족마다 서로 다른 돌연변이 집합을


발전시킴으로써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개선되었다는 것이다.


여러 결과들을 분석한 결과 클루코스가 풍부한 환경과 부족한 환경을 번갈아 겪는 상황에서 살아남


으려면, 왜인지는 몰라도 덩치가 커지는 편이 좋은 듯 보였다. 크기 증가가 왜 유리한지에 관해서


따로 추측을 덧붙이지는 않겠지만, 열두 부족 모두 그런 것을 보면, 어쨌든 꼭 그래야만 하는 모양


이다. 그런데 크기 증가에도 수많은 방법이 있을 텐데, 렝스키 실험의 진화 계열들은 저마다다른 방법


을 발견한듯 하다.



그러나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따금 두 부족이 독자적으로 같은 방식을 발견했다는 사실이다. 두


부족에서 공히 59개의 유전자의 발현 수준이 바뀌었는데. 59가지 모두 같은 방향으로 변화한 것이다.


자연 선택 때문이 아니고는 도저히 이럴 수 없을 것이다. 59개 유전자가 독립적으로 모두 병행진화


했다고는 결코 믿을 수 없으니 말이다. 그런 일이 우연히 벌어질 확률은 어안이 벙벙할 정도로 낮다.



이것은 창조론자들이 절대로 일어날 수 없다고 지적하는 바로 그런 종류의 현상이다. 우연히 일어


나기에는 너무 가망이 없다고 지적하는 바고 그런 현상이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졌다.


이 션항을 설명하려면, 당연히 우연이 아니라고 해야 한다.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누적적인 자연


선택이 두 계열에서 독립적으로 동일한(완벽히) 유익한 변화들을 선호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해야 한다.



이제 더욱더 흥미운 결과로 넘어갈 채비가 되었다. 지금까지 열두 부족 모두 상당히 비슷한 방식으로


더 나은 적함성을 진화시켰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험을 장기적으로 끌고 간 결과, 극적인 예외가 등


장했다. 3맍3천 세대 직후에는 눈에 확 들어오는 사건이 벌어졌다.



열두 계통중 한 부족이 갑자기 개체군 밀도가 날뛰기 시작한 것이다. 33100세대 직후 이 부족의 밀도


가 수직 상승했다. 수치가 6배나 커져서, 번성했으며 후속 플라스크에서도 이 부족의 개체군은 비슷한


정도로 번성했다. 마치 다른 부족은 다 내버려두고 이 부족의 플라스크 에만 매일 글루코스를 추가로


준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어떻게 된 것 일까? 렌스키와 두 동료 연구자가 사태를 더 파해친 끝에 답을 알아 냈다. 실로 환상적인


사연이다. 글루코스가 제약 자원이었고 모든 부족의 플라스크들은 보다 효율적으로 자원을 이용하기 위한


돌연변이가 등장했다.



하지만 배양액에 든 영양소가 글루코스만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기억 하는가? 배양액에는 시트르산 이라는


영양소도 풍부하게 들어 있지만, 보통의대장균은 그것을 쓸 줄 모른다. 이때 만일 시트르산 다루는 법을


'발견한' 돌연변이가 등장한다면, 횡재나 다름없으리라. 하니만 그런 일이 일어났다. 이 부족은 글루코스


만이 아니라 시트르산 까지 먹을 수 있는 능력을 갑자기 얻었다. 오직 이 부족만이.



따라서 후속 플라스크들에게 훨씬 많은 영양소가 주어진 것이나 마찬가지 였다. 그래서 후속 플라스크들


의 개체군은 매일 더 높은 위치에서 안정화 되었던 것이다.



렌스키의 연구는 실험실이라는 소우주에서의 진화, 굉장한 속도로 진행되어 바로 우리 눈앞에 펼쳐지는


진화를 보여줌으로써,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의 핵심요소들을 몇 가지 확인시켜 주었다.



무작위적인 돌연변이에 뒤이은 무작위적이지 않은 자연선택, 같은 환경에 대해 서로 다른 독립적인


경로로 적응하는 현상, 성공적인 돌연변이가 후손에게 구축되어 진화적 변화를 생산하는 현상,


어떤 유전자가 다른 유전자의 존재를 전제로만 효과를 발휘하는 현상 등 일반적인 진화의 기간에 비하면


시시한 순간에 불과한 시간 안에 이 모든 일이 벌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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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리처드 도킨스의 지상 최대의 쇼
http://neveruinb.tistory.com/m/post/view/id/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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