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신문

새내기들에게

부대신문*2012.03.08 16:32조회 수 90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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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학년이 시작되는 3월의 캠퍼스는 눈부시게 아름답다. 신록이 돋기 시작하고, 곧 매화와 벚꽃과 철쭉을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 마음이 설레기 때문만은 아니다. 풋풋한 모습의 새내기들이 오가는 모습에 온 캠퍼스가 환하고 생기 넘치기 때문이다. 새내기들이 풍기는 청춘의 아름다움에 눈이 부신다. 모든 새내기들의 부산대학교 입학을 축하하며 그 순수함과 피어오르는 생명력에 예찬과 축복을 보낸다.
  아마도 새내기들은 그간 힘든 시절을 보냈으리라. 대학 진학만을 목표로 획일화된 학업 기준을 충족시키도록 강요하는 교육의 틀 안에서, 끓어오르는 청춘의 힘과 열정을 억눌러 가면서 오로지 공부에만 매달려온 것이 아닐까. 재능을 말살하고 생명력을 짓누르는 제도 교육의 피해자로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이제 대학 진학이라는 목표도 성취했으니, 지금부터는 마음껏 자유를 향유하자. 부산대학교 교훈의 첫째도 자유다.
  대학 입학이 가져다준 자유로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한다. 대학에 들어와서도 가슴에 이런 물음이 없다면, 그 자체가 지난 제도교육의 폐해를 상징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벌써부터 졸업 후를 걱정하고 취업을 걱정하여 좋은 학점 받을 방법만을 궁리한다면, 기업이 요구하는 스펙 쌓기에 몰두하려 든다면, 그것은 그간의 죽은 삶을 대학에서도 계속 하겠다는 것이다. 대학에서 장래의 직업을 준비하겠다는 것은 조금도 나무랄 일이 아니지만, 그것이 대학생활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
  새내기들은 무엇보다도 자유의 공기를 숨 쉬고, 이제까지의 속박을 벗어 던져라. 타인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하여 살았던 피동적인 삶에서 벗어나 나의 삶을 내가 사는 주체적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야 할 때가 되었다. 남과 환경을 탓하는 버릇을 깨끗이 버리고, 스스로의 언행에 언제나 책임을 지며, 자신이 걷는 길에 대한 당당하고 신념 있는 정신적 태도를 확립하는 것이 대학 생활의 과업이 되어야 한다. 어린아이에서 어른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그것은 정신적 탄생이다. 육체적 탄생과 마찬가지로 정신적 탄생에도 생명의 젖줄이 필요하다. 인류의 빛나는 지성들이 우리의 정신적 탄생을 돕고 정신에 생명의 에너지를 공급하는 젖과 꿀과 성찬을 차려놓고 있다. 대학을 다니는 동안 이런 성찬을 마음껏 즐기자. 고전을 읽고 배우는 것이 그 길이다. 내 전공의 울타리를 넘어서 폭넓은 학문과 지성의 세계를 탐구하는 것이 그 길이다. 이 길을 갈 수 있는 것은 여러분이 유니버시티에, 다양한 학문이 하나로 어울린 공동체에 들어왔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특별한 혜택이다. 대학의 문을 나갈 때까지 이 혜택을 마음껏 누리자.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그 일에 열정을 바치자. 그것이 어떤 현실적인 이익과 연결이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것이 순수한 노력이며 순수한 열정이다. 대학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일 중에 이보다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은 드물다. 새내기에게 전하는 마지막 당부이다. 다시 한 번 새내기들의 부산대학교 입학을 축하한다.


원문출처 : http://weekly.pusan.ac.kr/news/articleView.html?idxno=1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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