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 도서관 규정은 당일로만 운영이 되며, 불법적으로 고정석 이용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공공재의 사유화는 안된다는 말씀이죠. 하지만, 사실상 그런 사유화에 대해 규제를 할 만 한 방법이 자리 정리 말고는 없고, 이에 과 측에서는 고정석 이용자를 받아 청소와 자리정리의 책임감을 주며 그런 사유화에 정당화를 시켰습니다. 그리고 고정석은 아니더라도 장기간 시험 준비 및 취업 준비를 해야하는 학생들이 책을 두고 자신의 자리처럼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누구도 청소를 하지 않고, 쓰레기가 넘쳐나며 심지어 냄새가 올라오는 경우, 거기에 벌레가 생기는 경우까지 쾌적한 공부 환경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얼마 전 학과 학생회 주관으로 과도서관에서 청소를 했습니다. 여태껏 도서관이 대청소가 된 적이 거의 없었던 만큼, 정규 학기 시험기간도 아닌 시간적 적절함을 빌려 과 학생들과 도서관 이용자들이 함께 청소를 하는 활동이 있었습니다.
학생회 인원들만 청소를 할 것으로만 예상이 되었지만, 의외로 청소를 시작하니 삼삼오오 도서관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청소하는 모습들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내가 쓰는 공간의 더러운 환경들을 목격하고, 이에 주인 의식을 고취하며 깨끗하게 써야하는 그런 마음 가짐을 새롭게 하였고, 동시에 쾌적한 환경에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상쾌함을 함께 누릴 수 있었습니다.
이 청소 과정에서 저는 꽤나 안타까운 사실을 목격하였습니다.
분명,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인데 청소하는 시간대 동안 책을 바리바리 싸들고 숨어서 청소가 언제 끝나는지 숨죽여 보는 사람도 있었고, 그 날 도서관에 와서 공부를 하다가 그 시간대 자리를 비운 사람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공지사항에 책을 치워달라는 문구에도 불구하고 신문지로 자리 그대로에 책을 두며, 자신의 책을 덮는 행동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신문지에 많은 학생들이 공분을 했었고, 이 사람을 찾아보자는 이야기도 나왔을 정도..)
청소가 끝나자 피난에서 돌아오듯, 다시 자리에 책을 꽂으며 혹은 신문지를 치우며 청소하니 좋다는 낄낄거림을 보면서 참 얌체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자발적으로 청소자를 받았고, 이에 많은 학생들이 청소 활동에 자의로 참여하며 의의를 빛냈지만.. 그 가운데 비협조적이며, 비양심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꼈고, 이 학생들이 공무원, 공기업 직원, 대기업 직원, 전문가들이 된다면 정말 나라 꼴이 기회주의와 이기주의에 얼룩질 것 같다는 생각에 깊은 시름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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