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구조가 더딘지는 의아해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리라 생각돼서 미약한 지식이나마 몇자 적어봅니다.
우선 뉴스에 나오는 바다 상태를 보면 유속이 시속 10km, 시야 20cm, 수온이 11-13도 사이입니다.
고도로 훈련된 다이버가 아닌이상 유속이 시속 10km(초속 2.8m)인 바다에 노출되면 그냥 떠내려가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이것보다 훨씬 약한 조류에서도 조류걸이라는 것을 사용하지 않으면 위치 유지가 절대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진도 지역이 이렇게 조류가 강한것은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주변에 섬이 많아 섬 사이로 급류가 발생하는것이 원인일 것입니다.
시야의 경우는 더욱 심각한데, 보통 동해바다에서 다이빙할 때 시야가 최악의 경우 2-3m 정도입니다. 열대지방에서 정말 앞이 캄캄할 정도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10m 이하 정도구요.
서해안의 경우 뻘밭이다보니 수중 시야는 그보다 훨씬 못한, 자신의 팔이 안보일 정도인 20cm인데 그 상태에서는 자신의 목숨 부지하는것도 쉽지 않습니다.
수온은 12도 안팎이라는 것은 아주 낮은 수온이지만 외부와 몸을 차단해주는 드라이수트를 착용할 것이므로 크게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부분은 수심입니다.
우리가 있는 육지의 기압은 1기압인데,
수심이 1m 깊어질때마다 수압은 0.1기압씩 상승합니다.
이때 바깥쪽의 높아진 압력으로 인해 고막이 안쪽으로 흡착되어 귀가 먹먹해짐을 느끼는데, 코를 손으로 막고 바람을 불어넣거나 침을 삼키거나 하는 등의 방법으로 코와 귀가 연결된 부비동이라는 공간의 압력을 증가시켜 바깥쪽 압력과 평형을 이루게 만들어 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이퀄라이징/압력평형).
이 과정 없이는 불과 수심 5m 정도만 들어가도 귀가 상당히 고통스럽고 그 이상 들어갈 경우 고막에 이상이 생기게 됩니다.
만약 침몰선 탑승자가 현재 배가 가라앉은 수심 30-40m 사이(4-5대기압) 깊이로 급격히 빨려들어가게되면 안에 타고있던 사람의 경우 질식과 동시에 고막과 안구 등이 파열되게 됩니다.
그렇지 않고 배 안에 남아있는 공기(에어포켓) 안에 머물 수 있다면 아주 다행입니다만 그것마저도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고무풍선 하나를 크게 불어 물 속으로 가지고 잠수하면 풍선의 크기는 점차 줄어들게 되고 그 안의 공기는 압축된 농축 공기가 됩니다.
마찬가지로 배 안의 공기도 어떤 견고한 격벽으로 밀폐되어있지 않은 이상 거대한 풍선과 같습니다. 기압이 5가 되면 육상에서보다 풍선의 부피는 1/5로 줄어들게되고 산소와 질소 농도는 5배가 됩니다.
이런 경우 질소마취로 인해 환각작용 비슷한 증상을 겪게 되고
산소 소모가 급격히 증가해 오래 버틸 수가 없습니다.
이런 깊은 수심에서 다이버가 별도의 특수한 장치 없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은 13분이 최대입니다.
그 이상 머물게 될 경우 마찬가지로 질소마취에 의해 환각작용이 일어나며 잠수병에 걸리게 됩니다.
높아진 질소 분압으로 인해 혈액속에 질소가 녹아들고 그 상태로 수심으로 나올 경우 질소가 다시 기화되어 모세혈관을 막아 극심한 통증이 유발되고 고압챔버가 없이는 치료가 불가능하며 심할 경우 신경계통 등에 후유증이 평생 남게 됩니다.
잠수병의 위험을 줄이고자 만든것이 높은 산소 부분압을 가진 혼합기체인 엔리치드 에어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 또한 깊은 수심에서는 오히려 산소중독의 위험이 있어 다이빙 가능 시간이 더욱 줄어들게 됩니다.
게다가 선체가 작은 선박이 아닌 국내 최대규모의 선박인 만큼 내부 구조도 복잡한데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극심한 조류를 헤치고 배 안에 진입한다고 해도 위에서 언급한 질소마취를 피할 수 있는 시간은 단 몇 분에 불과합니다.
케이브다이빙보다 위험한 것이 선체 수색인데, 내부에서 길을 잃거나 질소마취로 인해 판단력에 문제가 생길 경우 죽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두명이 버디로 짝을 지어 들어가고 길을 잃지 않도록 안전줄을 가지고 들어가지만 민간 다이버 수준에서는 절대적으로 사고위험이 높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실 이런 상황에서는 물속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미친 짓입니다만, 누구보다도 숙련된 ssu, udt seal과 같은 군.경 특수부대원들이 사명감 하나로 임무를 수행한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많은 다이버들이 사고해역에 모여있으면서도 한꺼번에 작전을 수행하지 못하는 이유는, 한 번 깊은 수심에 다이빙을 하고 나면 혈액 속에 축적된 질소가 자연 배출될 때 까지 최대 하루 이상 휴식을 취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물 속에서 인원 파악도 힘들게 되고 자칫 2차 대형사고의 위험도 아주 큽니다. 따라서 교대로 투입되는 것입니다.
한가지 고무적인 것은 배가 완전히 가라앉지 않고 대각선으로 반쯤 떠있다는 것인데,
에어포켓이 물 위로 드러난 배 선두쪽에 집중적으로 모여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쉽게 말해 2/3쯤 채워진 콜라병을 물에 띄워놓은 상태인 것입니다.
이럴 경우 배 선두 가장 끝쪽, 즉 물 위로 드러난 부분의 에어포켓은 높은 수압의 영향도 비교적 덜 받고 생존자가 다수 남아있을 확률이 없지않다고 생각됩니다.
오늘 오전 모 민간 다이버가 정부에서 구조작업에 투입시켜주지 않는다고 억울해하는 모습이 방영되었는데, 그 분 본인도 말했지만 사고의 위험이 정말 높은만큼 제 사견으로는 명령에 잘 따르는 것이 도와주는 길이라고 보여집니다.
마스터 다이버를 자꾸 이야기하는데 정확히 표현해서 다이브 마스터란 다이빙 경험 40회 이상이면 응시 가능한 정도의 중급 레크레이션 다이버를 이야기하지 산업잠수사나 수천회의 다이빙 경력을 가진 군 잠수병력과는 큰 갭이 있습니다. 그저 취미 수준의 어느정도 능숙한 다이버를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에게 이토록 위험한 구조활동을 위해 군에서 장비 지원을 해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마치 동네 밀덕을 대테러 군사작전에 투입시켜주지 않는다고 땡깡부리는 것과 똑같습니다.
위에서 말한 깊은 수심에서 잠수병과 산소중독의 위험 없이 장시간 들어가기 위해서는 반폐쇄식이 아닌, 완전폐쇄식 혼합기체 리브리더(다이버가 내뱉은 공기를 재활용하여 체내 질소 과다축적을 방지하는 특수장비) 사용 가능한 전문 테크니컬 다이버가 필요합니다.
물론 민간에도 그런 다이버들이 있고 직접 뛰어들어 구조작업에 참여하고싶은 마음이 굴뚝같겠지만 우리 군 병력이 일부러 구조를 더디게 만들고 있을 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찌되었든 극한의 조건 속에서 실낱같은 희망을 붙잡고 자신의 목숨을 걸어 구조작업을 펼치는 잠수부들의 숭고함이 헛되지 않도록, 반드시 귀중한 목숨들이 최대한 많이 구출되었으면 합니다..
우선 뉴스에 나오는 바다 상태를 보면 유속이 시속 10km, 시야 20cm, 수온이 11-13도 사이입니다.
고도로 훈련된 다이버가 아닌이상 유속이 시속 10km(초속 2.8m)인 바다에 노출되면 그냥 떠내려가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이것보다 훨씬 약한 조류에서도 조류걸이라는 것을 사용하지 않으면 위치 유지가 절대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진도 지역이 이렇게 조류가 강한것은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주변에 섬이 많아 섬 사이로 급류가 발생하는것이 원인일 것입니다.
시야의 경우는 더욱 심각한데, 보통 동해바다에서 다이빙할 때 시야가 최악의 경우 2-3m 정도입니다. 열대지방에서 정말 앞이 캄캄할 정도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10m 이하 정도구요.
서해안의 경우 뻘밭이다보니 수중 시야는 그보다 훨씬 못한, 자신의 팔이 안보일 정도인 20cm인데 그 상태에서는 자신의 목숨 부지하는것도 쉽지 않습니다.
수온은 12도 안팎이라는 것은 아주 낮은 수온이지만 외부와 몸을 차단해주는 드라이수트를 착용할 것이므로 크게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부분은 수심입니다.
우리가 있는 육지의 기압은 1기압인데,
수심이 1m 깊어질때마다 수압은 0.1기압씩 상승합니다.
이때 바깥쪽의 높아진 압력으로 인해 고막이 안쪽으로 흡착되어 귀가 먹먹해짐을 느끼는데, 코를 손으로 막고 바람을 불어넣거나 침을 삼키거나 하는 등의 방법으로 코와 귀가 연결된 부비동이라는 공간의 압력을 증가시켜 바깥쪽 압력과 평형을 이루게 만들어 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이퀄라이징/압력평형).
이 과정 없이는 불과 수심 5m 정도만 들어가도 귀가 상당히 고통스럽고 그 이상 들어갈 경우 고막에 이상이 생기게 됩니다.
만약 침몰선 탑승자가 현재 배가 가라앉은 수심 30-40m 사이(4-5대기압) 깊이로 급격히 빨려들어가게되면 안에 타고있던 사람의 경우 질식과 동시에 고막과 안구 등이 파열되게 됩니다.
그렇지 않고 배 안에 남아있는 공기(에어포켓) 안에 머물 수 있다면 아주 다행입니다만 그것마저도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고무풍선 하나를 크게 불어 물 속으로 가지고 잠수하면 풍선의 크기는 점차 줄어들게 되고 그 안의 공기는 압축된 농축 공기가 됩니다.
마찬가지로 배 안의 공기도 어떤 견고한 격벽으로 밀폐되어있지 않은 이상 거대한 풍선과 같습니다. 기압이 5가 되면 육상에서보다 풍선의 부피는 1/5로 줄어들게되고 산소와 질소 농도는 5배가 됩니다.
이런 경우 질소마취로 인해 환각작용 비슷한 증상을 겪게 되고
산소 소모가 급격히 증가해 오래 버틸 수가 없습니다.
이런 깊은 수심에서 다이버가 별도의 특수한 장치 없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은 13분이 최대입니다.
그 이상 머물게 될 경우 마찬가지로 질소마취에 의해 환각작용이 일어나며 잠수병에 걸리게 됩니다.
높아진 질소 분압으로 인해 혈액속에 질소가 녹아들고 그 상태로 수심으로 나올 경우 질소가 다시 기화되어 모세혈관을 막아 극심한 통증이 유발되고 고압챔버가 없이는 치료가 불가능하며 심할 경우 신경계통 등에 후유증이 평생 남게 됩니다.
잠수병의 위험을 줄이고자 만든것이 높은 산소 부분압을 가진 혼합기체인 엔리치드 에어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 또한 깊은 수심에서는 오히려 산소중독의 위험이 있어 다이빙 가능 시간이 더욱 줄어들게 됩니다.
게다가 선체가 작은 선박이 아닌 국내 최대규모의 선박인 만큼 내부 구조도 복잡한데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극심한 조류를 헤치고 배 안에 진입한다고 해도 위에서 언급한 질소마취를 피할 수 있는 시간은 단 몇 분에 불과합니다.
케이브다이빙보다 위험한 것이 선체 수색인데, 내부에서 길을 잃거나 질소마취로 인해 판단력에 문제가 생길 경우 죽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두명이 버디로 짝을 지어 들어가고 길을 잃지 않도록 안전줄을 가지고 들어가지만 민간 다이버 수준에서는 절대적으로 사고위험이 높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실 이런 상황에서는 물속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미친 짓입니다만, 누구보다도 숙련된 ssu, udt seal과 같은 군.경 특수부대원들이 사명감 하나로 임무를 수행한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많은 다이버들이 사고해역에 모여있으면서도 한꺼번에 작전을 수행하지 못하는 이유는, 한 번 깊은 수심에 다이빙을 하고 나면 혈액 속에 축적된 질소가 자연 배출될 때 까지 최대 하루 이상 휴식을 취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물 속에서 인원 파악도 힘들게 되고 자칫 2차 대형사고의 위험도 아주 큽니다. 따라서 교대로 투입되는 것입니다.
한가지 고무적인 것은 배가 완전히 가라앉지 않고 대각선으로 반쯤 떠있다는 것인데,
에어포켓이 물 위로 드러난 배 선두쪽에 집중적으로 모여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쉽게 말해 2/3쯤 채워진 콜라병을 물에 띄워놓은 상태인 것입니다.
이럴 경우 배 선두 가장 끝쪽, 즉 물 위로 드러난 부분의 에어포켓은 높은 수압의 영향도 비교적 덜 받고 생존자가 다수 남아있을 확률이 없지않다고 생각됩니다.
오늘 오전 모 민간 다이버가 정부에서 구조작업에 투입시켜주지 않는다고 억울해하는 모습이 방영되었는데, 그 분 본인도 말했지만 사고의 위험이 정말 높은만큼 제 사견으로는 명령에 잘 따르는 것이 도와주는 길이라고 보여집니다.
마스터 다이버를 자꾸 이야기하는데 정확히 표현해서 다이브 마스터란 다이빙 경험 40회 이상이면 응시 가능한 정도의 중급 레크레이션 다이버를 이야기하지 산업잠수사나 수천회의 다이빙 경력을 가진 군 잠수병력과는 큰 갭이 있습니다. 그저 취미 수준의 어느정도 능숙한 다이버를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에게 이토록 위험한 구조활동을 위해 군에서 장비 지원을 해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마치 동네 밀덕을 대테러 군사작전에 투입시켜주지 않는다고 땡깡부리는 것과 똑같습니다.
위에서 말한 깊은 수심에서 잠수병과 산소중독의 위험 없이 장시간 들어가기 위해서는 반폐쇄식이 아닌, 완전폐쇄식 혼합기체 리브리더(다이버가 내뱉은 공기를 재활용하여 체내 질소 과다축적을 방지하는 특수장비) 사용 가능한 전문 테크니컬 다이버가 필요합니다.
물론 민간에도 그런 다이버들이 있고 직접 뛰어들어 구조작업에 참여하고싶은 마음이 굴뚝같겠지만 우리 군 병력이 일부러 구조를 더디게 만들고 있을 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찌되었든 극한의 조건 속에서 실낱같은 희망을 붙잡고 자신의 목숨을 걸어 구조작업을 펼치는 잠수부들의 숭고함이 헛되지 않도록, 반드시 귀중한 목숨들이 최대한 많이 구출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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