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blog.naver.com/kiltie999/70175776599
수영으로는 살을 빼기 어렵다는 건 일반에 널리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게 어디까지 진실일까요? 수영은 단위시간으로는 열량소모가 큰 운동입니다. 그래서 수치만 보면 살을 빼기 매우 좋은 운동일 것 같습니다.
게다가 겨울철에 트레드밀에서 뛰기도 갑갑하고, 그렇다고 밖에서 달달 떨며 뛰는 것을 원치 않는 분께도 좋은 운동입니다. 비만인 분들께는 관절부담이 없어 이만한 운동이 없습니다.
게다가 수영선수들의 쭉빵한 몸매는 울룩불룩한 근육맨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죠. (솔직히 여성들은 대체로 이쪽을 도리어 선호합니다. ㅎㅎㅎ)
그런데 현실에서는 이런 장점을 깎아먹는 몇 가지 악영향이 있는데, 실제 이것을 미리 알고 대응하며 실시한다면 수영도 살을 빼는데 훌륭히 활용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이전에 큰 수술과 회복기를 거치며 체중이 단기간에 심하게 불어난 후, 수영을 재활운동으로 삼아 3달 만에 15kg 이상을 빼서 회복시킨 일이 있습니다. 수영으로 감량이 안 되는 게 아니고 수영으로 감량하는 법이 따로 있기 때문입니다.
원인 1. 찬물 그 자체 :
이건 이전에도 적었던 내용인데, 이미 잘 알려진 원인입니다. 물은 공기보다 열을 훨씬 많이 빼앗아갑니다. 때문에 찬물에 오래 있으면 저체온증에 걸리기 쉬운데, 몸은 저온에 장기간 노출되면 그에 저항하기 위해 피하지방 생성을 자극합니다. 피하지방은 수온에서 몸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갑옷이니까요. 실제 바다나 강 등 장거리 수영선수들은 실내수영장의 선수들과는 달리 몸에 일부러 체지방을 두툼하게 붙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효과는 이미 체지방이 낮은 분들에게 해당되는 것이고, 체지방이 평균치 이상에서는 에너지 다량 소비의 장점이 이런 단점을 충분히 상쇄하기 때문에 여전히 좋은 운동입니다.
때문에 살을 빼기 위해 수영을 한다면 수온이 적당히 높아야 합니다. (헬스장에서 에어컨 끄는 만행을 저지르는 분들처럼) 수영장에도 물이 차야 살이 빠진다며 물 따뜻하면 항의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깜짝 놀랄 온도일지 몰라도, 가장 좋은 온도는 27~30도입니다. 경기용이나 고급자용 풀은 운동량이 커서 수온이 낮지만 운동량도 적은 일반인 풀이 이보다 수온이 낮다면 체열손실로 기운만 빠지고 정작 필요한 운동은 거의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수영장 알아보실 때는 레인 개수와 라커룸, 강사 얼굴만 보지 마시고 꼭 수온을 확인하세요.
살 빼고 싶으시다면 수온 낮은 수영장에는 절대 가지 마세요.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왜 수영을 하고 나면 배가 고프죠?
원인 2. 식욕 증가 :
체지방이 붙는 건 체감을 못 하지만, 수영으로 일반인들이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건 식욕이 증가한다는 겁니다. 수영이 아무리 에너지를 많이 태운다 해도 운동으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식사량을 감내하지 못합니다. 이런 식욕 증가 때문에 식욕을 억제하는 능력이 대체로 낮은 비만인의 경우도 원인1에서 적은 수영의 에너지 다량 소비의 효과를 정작 못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영 후 식욕변화에는 두 가지 원인이 있는데,
1) 과소호흡 : 수영은 운동 도중 지방보다는 당분이 많이 소모됩니다. 수영은 종목의 특성상 운동 도중 충분한 산소섭취가 힘듭니다. 특히나 초보 때는 호흡이 자주 끊기고, 실수로 물을 먹기도 합니다. 그래서 수영은 열량소모는 많지만 그 중 당분이 유독 많고, 상당량은 제대로 연료를 태우지 못하는 불완전연소입니다.
운동이 끝난 후엔 이 산소부채를 해소하는 과정(EPOC효과)가 벌어지는데, 말하자면 운동 후에도 계속 열량이 타는 효과가 매우 큽니다. 여기까지는 좋은데, 이 효과가 지속되는 동안 식욕이 늘어나는 게 문제입니다. 아무리 EPOC 할아버지가 와도 먹어서 채우는 열량은 절대 상대 못 합니다.
거꾸로 해석하면 이 한두 시간동안 식욕을 참을 수만 있다면 에너지를 태우는 데 이만한 게 없습니다. 그러려면 다음 내용도 알아두는 게 좋습니다.
2) 심부체온의 변화 : 수영 후 식욕이 증가하는 또 다른 이유는 심부체온의 강하 때문입니다. 이런 현상은 기초체온이 낮아지는 여성의 생리기간에도 비슷한데, 몸은 심부체온이 미세하게라도 감소하면 음식, 특히 당분을 갈구합니다.
반대로 심부체온이 높아지면 식욕을 잃습니다. 한여름에 땀을 뻘뻘 흘리며 운동을 하고 나면 식욕이 뚜욱~ 떨어지는데, 몸이 식기 전까지는 물 말고는 음식에 별로 눈길이 가지 않습니다.
이런 식욕폭발을 해소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운동시간 내내 계속 움직이는 겁니다. 어느 정도 레벨이 되어 자유수영을 할 정도가 아니면 대개는 강습을 받는 거의 절반은 물에 멍하니 서 있습니다. 수치상 나오는 수영의 에너지 소모가 현실과 차이가 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이때 몸에 식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수영장의 전형적인 풍경]
1시간 내내 죽어라 수영만 할 필요는 없습니다. 물 속에서 계속 펄쩍펄쩍 뛰거나 팔을 휘젓는 등으로도 심부체온이 떨어지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심부체온은 조금만 움직여주면 잘 떨어지지 않습니다. 수온이 높다면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이것보다는 아래 적은 제 팁이 더 도움이 될 수도 있고요.)
참고로, 같은 이유로 생리기간에 유독 당분이 끌리는 여성들도 가만히 있지 말고 끊임없이 움직이거나 가벼운 운동으로 심부체온을 높여주면 식욕이 줄어듭니다.)
개인적으로 권하는 팁 :
많은 분들이 수영과 소위 헬스를 함께 할 수 없는지를 물으십니다. 대부분 수영은 헬스와 상극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양 운동의 특징을 응용하면 여러 활용 방법이 있습니다.
근육크기 성장에 주력하는 분이라면 헬스만 하거나, 둘을 다른 날에 따로따로 하는 게 좋습니다. 양쪽을 하루에 다 하는 건 에너지를 너무 많이 소모해 근성장에 좋지 않습니다. 오전오후로 나눠도 마찬가지입니다.
근육보다는 체중감량을 더 원하는 분이라면 차라리 수영을 먼저 하고 웨이트를 하면 위에 적은 수영의 단점을 거의 모조리 커버할 수 있습니다. 물론 수영 후엔 강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이런 분들은 고강도의 웨이트까지는 필요가 없습니다.
수영 후 웨이트를 하는 동안 체온을 높이고 산소부채를 회복하면서 식욕이 서서히 감소합니다. 그래서 수영으로 인한 식욕 폭발로 운동 효과를 망가뜨릴 우려가 없어집니다. 다이어트중인 분들께는 이 정도 장점이면 단점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습니다. 제 경우도 이 방법을 썼습니다.
한편 당뇨가 있다면 수영은 혈당을 유독 많이 떨어뜨리기 때문에 수영과 다른 종목을 함께 실시해선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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