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겸연쩍은 억새2014.05.12 01:46조회 수 552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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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처음 만난 날은 비가 주르륵 오는 날이었다.
몇 개월동안 지켜만 보던 그녀에게
겨우겨우 쪽지를 남겨 연락을 하게 되었고,
그렇게 들뜬 마음으로 처음 만나는 날이었다.

집밖을 나갈 때는 가볍게 내리던 비는
밥을 먹고 나오자마자 점점 무겁게 떨어졌고
이것저것 상대방의 기호에 맞춰 여러 코스를생각해뒀지만
비가 오는 바람에 아무것도 못하곤
그냥 근처에 있는 가까운 카페로 이동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늘 그렇듯, 어색함이 맴도는 침묵이 찾아오면
그녀는 빗소리듣고 조용히있는것도 참 좋다며
딱딱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해주곤 했다.
시간이 흘러 우린 카페에서 나왔고
나는 그녀에게 기숙사까지 데려준다고 했다.
그녀는 날 쳐다보고는 가볍게 웃어보이더니
그럼 같이 올라가자고 하였다.
학교의 오르막을 오르다보니 결국
멋내려고 신고 갔던 스웨이드신발은 다 젖어버렸고
축축한 발을 이끌고 기숙사 앞에 도착했다.
그녀는 내 신발을 보더니
신발이 다 젖어서 어떻게 하냐며
데려다줘서 고맙다고 다음에 자기가 밥을 사겠다고
너무도 활짝 웃어보였다.

비록 스웨이드신발은 두번다신 못 신게 되었지만
이렇게 비가 주르륵 내려 비냄새가 은은히 퍼지는 날이면
빗속에서 치마와 하얀셔츠를 입고 빨간 우산을 들고는
꿀꿀한 날씨와 대비되게 활짝웃어보이던
내 첫사랑이고 현재 여자친구인 그녀의 미소가 선명하게 스쳐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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