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가기 전 날 남자 심리 ?

안일한 우단동자꽃2014.05.23 01:13조회 수 2098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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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이던 동갑내기 남자친구한테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헤어지고 제가 너무 많이 힘들었는데 서로가 다시 만날 수 없다고 생각해서, 한 두번 남자가 짧게 붙잡을 때 제가 거절하고, 그 다음 제가 다시 매달릴 때는 남자가 거절했습니다.

원래 초등학교 동창이라 오랜시간 친구로 지내오다가 고등학교 졸업하고 나서 연애하게 되었습니다

서로 좋은 친구로 남자면서 훈훈한 듯 아련하게 끝내고 5개월동안 아주 가끔씩 문자 짧게 주고 받고 그랬어요 본적도 없고 만나자는 말도 없고 그냥 의미없는 대화였습니다
그러다가 남자애 군대 가기 이주일 전에 제가 공중전화로 오랜만에 전화를 걸었는데 받자마자 제 목소리를 듣고 누군지 알더라고요
자기 군대가기전에 꼭 한번 만나자고 해서 제가 좀 거절하다가, 입대 이틀전 제가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었을 때 남자애가 일방적으로 약속 장소랑 시간을 말하면서 그 때 보자고 하고 끊었습니다

그 외에 별다른 연락 없이 다음 날 그냥 그 장소에서 무작정 기다리다 만나서 같이 애슐리에 갔는데요 너무 슬프고 딱히 할 말도 없고 음식도 잘 안넘어가고 정적에 어색함만 감돌다가 결국 삼십분 쯤 지나고 나왔습니다
제가, 다른 친구들 다 만나고 나니까 그제서야 내가 생각이 나서 이렇게 마지막으로 만나는거냐고 했더니, 그런게 아니라고 정말 꼭 한번 보고 싶었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계속 뭐 그 흔한 "편지써라, 전화 받아라" 는 부탁하지 않는데, 계속 꼭 한번 면회 와달라고, 자기가 군대에 갔을 때 제가 면회 오면 얼마나 큰 힘이 되겠냐고 꼭 면회 와달라고 강조하더라고요 전 계속 차갑게 웃으면서 절대 안간다고 했습니다

다정하고 친절하지만 선을 긋는 느낌이 있었어요 사귈 때는 전혀 안하던 행동들도 하고, 사귈 때 하던 행동들은 안하고. 친구랑 통화하면서 짧게 욕을 쓰기도 하고 자기가 저보다 먼저 버스를 타고 타고 가고, 그냥 평범한 친구 사이처럼 그런것들요.
제 마음을 붙잡으려는 행동은 하지 않는 것 같더군요 오늘 만나서 너무 기쁘고 꼭 면회 와달라는 말만 강조하더라고요.
그리고 저도 버스를 타고 집에 갔는데 삼십분 정도 버스를 타면서 남들이 보든말든 소리없이 엉엉 울었습니다 아마 그 남자애도 제가 자기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헤어지고 얼마나 슬퍼했는지 알았을텐데 이렇게 한시간 남짓만에 모든게 끝났다는게 너무 허무하고 속상해서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그 애 앞에서는 계속 냉소적으로 굴었는데, 그애도 아마 제가 일부러 차갑게 군 걸 눈치챘을것 같네요

그리고 집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진짜 이대로 끝을 낼 수는 없다고 생각해서 마지막 용기를 내고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까는 내가 눈물이 날까봐 제대로 못 말했는데, 군대 잘 갔다오고 다치지 말고 건강하라고 울먹이면서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그애도 자기가 군대가는게 실감이 나서 눈물 날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꼭 면회 와달라고 하길래 망설이다가 제가, 내가 면회는 안가는 대신 너를 기다리면 안될까? 하고 물으니까 미안하다고 그만하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냥 울면서 알겠다고, 저도 미안하다고 잘 갔다오라고 말했습니다

그 뒤로 한 동안 마음에 두다가, 어느새 겨우 잊고 열심히 지내왔는데 날짜를 보니 오늘 제대했겠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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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분 행동도 이해가 안가지만 이제 와서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 @애매한 애기봄맞이
    글쓴이글쓴이
    2014.5.23 01:21
    저도 이제와서 뭘 바라는 건 아니지만, 혹시 제가 놓친 어떤 진심이 있었던건 아닐지 문득 궁금해졌네요.. ㅎㅎ 군대 갈 남자에게 그렇게 행동한 제가 정말 잔인했던건지..
  • @글쓴이
    안잔인해요, 가족들이며 친구들이 잘 챙겨줬을겁니다. 글쓴님이 미련남아서 전전긍긍, 미안해하고 대단히 나쁜 짓이라도 한 것으로 자책감 느끼는걸로 보입니다. 나쁜 짓 안했고, 그리고 웬만하면 헤어진걸로 끝내세요, 남녀사이에 친구가 어딨나요;
  • 군대가기전남자심리: 다때려부시고싶다 다먹고싶다 다때려치고싶다 다꺼졌으면좋겠다
  • @끌려다니는 애기일엽초
    훈련병땐 입대전 먹다남긴 치킨 한 조각이 그리운 법이죠
  • @끌려다니는 애기일엽초
    글쓴이글쓴이
    2014.5.23 01:26
    ㅋㅋㅋ제정신이 아니었겠죠 ?
  • 논산훈련소 앞에서 마지막점심 먹을 때 고기도 별로고 맛도 없는 식당에서 먹는데도 입대하면 당분간 못먹는다는 생각에 그냥 막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 남자분이 그쪽분을 많이 생각하셨던 것 같네요. 보통 남자들은 남들한텐 군인 남자친구 왜 기다려~ 하지만 자기일 되면 기다려줬으면 좋겠다 합니다. 그분은 여자분이 힘들걸 아니까 시작하지 않은 것 같아요.

    이건 그 때 일일테고, 지금은 아마 서로 다 잊었겠죠. 그래도 연락해보세요 인연이 맞다면 다시 만나겠죠
    고민하지마시고 연락하세요
  • 멋진 남자네요.
    인연을 끝내려는게 아니라 군대라는 현실과 그 부담을
    글쓴이님한테까지 맡기지 않으려는거 같네요.
    글쓴이님도 그 남자분을 위해서
    2년동안 열심히 하고싶은거 다 하고 그렇게 보내시고
    그 남자분 말대로 한번씩 면회도 가주고 하세요.
    그러다 보면 전역할땐 아마 그 남자분의 태도가 바껴져 있을 겁니다. 좋은 남자분 두셨네요.
  • @예쁜 미국나팔꽃
    오늘 제대
  • @예쁜 미국나팔꽃
    이게 무슨 좋은남자인지...; 개인적으로 이렇게 우유부단한 남자 질색이고, 보험두려는거 같아서 제 친구들도 이런타입 싫어할거 같음
  • @세련된 한련
    호갱님~
  • @세련된 한련
    글쓴이글쓴이
    2014.5.24 00:23
    약간 어색한 사이라면 오히려 편지나 전화얘기를 했을 것 같은데, 왜 그런것보다 면회에 집착했는지, 어장으로 두려면 잘해주거나 좀 헷갈리게 만들어도 되는데 왜 그런 부분에선 또 매정하게 굴었는지, 혹시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닐까 문득 궁금해서 올렸네요 ㅎㅎ
  • 저는 둘다 이해 안가는데...; 붙잡고, 거절하고, 만나자하고, 또 좋다그러고
    애들 장난같은ㅎ...
    헤어진거면 헤어진거고, 다시 시작할 마음있으면 상큼상큼해야지
    이건 뭐......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음;
  • @세련된 한련
    글쓴이글쓴이
    2014.5.24 00:24
    ㅋㅋㅋ헤어진 이유랑 상황을 쓰면 주변사람들이 바로 알아볼 것 같아서, 제가봐도 좀 모호하게 설명했네요..
  • 장난 안치고.... 훈련소 가면 인터넷으로 편지 써서 보내달라고 연락 같은거 올꺼임. 훈련소 때 편지는 마치 여자들에게 남친이 선물해준 명품백을 40~50명 앞에서 자랑하는 느낌?? 그런 느낌을 받으니까.....

    그리고 자대가면 페북같은걸로 오랜만이다 니 뭐니 해서 연락 올꺼임. 힘들어 디질거 같고 선임이고 나발이고 다 ㅈ같고 7월말이나 8월초에 자대갈 때쯤이면 아 이맘때 친구들이랑 바닷가 가서 놀고 싶은데... 조금 지나면 가을인데 놀러가고 싶은데 하면서 밖이 그리움. 선임이랑은 그런 깊은 이야기를 못하니까 (아직 밥도 안찼고 그런 깊은 이야기 할만큼 친하지도 않음) 사회의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면서 맘속 응어리를 풀고 싶음.

    당연히 글쓴이 한테 연락할 수 밖에 없음. 휴가나가서도 보고싶고 괜히 잘해주고싶고 막 그럴꺼임.
    그리고 남자애가 군대가있는 상태에서 면회 꼭 와달라하는거면 모르겠는데 아직 안갔는데 와달라는것은 인연을 놓고 싶지는 않은 것 같은데 뭔지 잘 모르겠네요.

    군대 가기 하루전이면 그리고 다른 사람 감정이나 힘든거 안보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장 내가 2년 유배 당하게 생겼는데 어차피 2년 가있는 동안 여친한테 기다려달라는 것 보다 걍 프리하게 지내라는 쿨한 마음이 얼마나 쓰잘데기 없는지. 입대전 헛짓거리였는지 몇달 안지나서 몸소 깨닫게될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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