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몽상, 병인가요?

글쓴이2012.05.06 08:56조회 수 2592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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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하하.. 인삿말 쓰는게 왠지 쑥쓰럽네요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답이 없어서 이렇게 글을 적어봅니다.

결론은 제곧내지만, 그 전에 장문의 신세한탄 좀 늘어놓을게요 ㅠ 안 읽으셔도 되요

 

저는 벌써 3학년입니다. 열등감으로 똘똘 뭉쳐 입학해서 지금은 그나마 아.. 내주제에 이 학교에 이 과도 과분하지...

이러고 다니고 있습니다. 실제로도 그렇고. 어차피 시골서 내신 좀 받아서 왔으니요. 그러나 지금은 시험 직전 날에도 책 한 번 안 펼치고 학교가는 꼴통이죠. 죄다 C아니면 D... 이런걸로는 고향친구와 하도 얘기해서 지치네요

아무튼 저는 같이 수업듣고 가끔 밥 먹는 친구 제외하곤 완전히 아싸에 혼자 단칸방에 쳐박혀 사는 멍청한 여대생입니다.

돈이 없어서, 또 사람들 시선이 싫어서 산책도 안 나갑니다. 새벽이나 되야 대충 주워입고 편의점을 다녀오죠.

사실 수업 들으러 자취방 왔다갔다하는 것도 싫습니다. 그래도 학교엔 대화할 친구가 있으니 힘내서 갑니다.

왜 이러고 사냐 물으면 변명밖에 못하지만... 구차하게 늘어놓자면.(아무도 안 궁금할텐데 걍 제가 말하고싶어서요ㅋ)

전 시골서 자라서 (진짜 다른집 숟가락 몇 개인 줄도 알 법한..) 트러블은 있었어도 친구를 사귀는 것에는 걱정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혈혈단신으로 대도시에 떨어져서  나름대로 노력을 했지만, 혼자 상처 받고 제쪽에서 연락을 끊어버렸습니다.

그렇게 여러 번 도망치듯 잠수를 타버렸네요. 동성이든 이성이든...특히 스킨쉽 목적으로 다가왔던 몇몇으로 인한 스크래치는 열등감으로 남았습니다. 내게 관심 있을 법한 사람은 그런 이들 뿐인가... 이렇게 말하니 남들만 나쁜 거같지만

저역시 잘못의 크고작음을 떠나서 바로 연락두절해버린 인간이니 자업자득이네요.

그외에도 서비스쪽 알바를 오랫동안 하면서도 스트레스가 많았습니다. 모든 사람의 아랫사람이 된 기분...

여태 세 군데 다 서비스쪽 일하면서 들은 얘기로는, 저는 착하지만 일처리 제대로 못하고  눈뜨고 사기당할 애입니다

예. 인정합니다. 사장님들이 다 좋은 분이셔서 그렇지, 아니면 하루만에 짤렸을거에요ㅋㅋ

아무튼 그렇게 착하게 '보이는'게 유일한 장점이라 싫은소리 한 번 못하고 손님 뒤치다꺼리 하다보니 최소 6개월은 일하지만 다 제가 그만뒀네요. 그런데 알바를 안하니 돈이 없고 ....ㅋ

항상 엄마가 보고싶지만 왕복 12시간에 차비에... 여태 잘 키워주신 새아버지를 불편해하는 나 자신이 싫어서 명절에야

억지로 갑니다. 못돼처먹었네요 저 ㅋㅋ 이걸로 엄마 속을 얼마나 태웠던지... 눈물이 ㅠㅠ

 

하하... 그래서 본론은!! 이러저러 해서 나 자신이 싫고 외로운 탓인가 저는 거의 하루종일 몽상에 잠깁니다.

어릴때부터 내가 만화속 주인공이 되는 상상을 많이 했고 생각해보니 중고등학교때도 거의 매일 자기전엔 그랬네요.

그러나 요즘은 정도가 심해서 내용도 좀 더 세속적?이고 집에 있으면 대부분 누워만 있습니다. 잠도 많아지고...

뇌가 퇴화되는 기분이 드네요. 3일 내리 평균 17시간을 잔 거같습니다. 이게 인간인지 짐승인지...

몽상 내용이란게 어릴때는 손오공이 되어 싸운다든가 세일러문이 되어 턱시도가면과 연애질이라던가 ㅋㅋ였는데

요즘은 로또 당첨되서 엄마가 에르메스가방(쇼킹한 가격이더군요 ㅎㄷㄷ) 들고 다니며 남들한테 대우받는 상상하면

효녀라도 된 듯한 뿌듯한 기분이 들고, 나는 학교 그만두고 여행다녀야겠다 성형해야지! 이런저런 되도않는 상상을 합니다.

세부적으로 돈은 어떻게 찾고 어떻게 관리하고 이런것까지요 ㅋㅋ 너무 솔직히 말하니까 부끄럽네요...

슬슬 두려워져요. 이런 망상은 지난 겨울방학부터 시작되었는데 여태 이러네요. 엄청난 수면과 동반해서요.

현실과 상상을 구분 못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현실이 느껴질때면 망상으로 도피하는 순간순간은 느낌이 너무 선명해서...

더 괴롭습니다. 이게 다 현실에 적응 못하는 내 성격 탓인지...

제 아버지를 비롯 큰아버지들 모두 소심한 성격 탓에 앞에선 말 한 마디 못하다가 술먹으면 집안 살림 다 깨부수는 분들...

이었다고 익히 듣고 자랐습니다. 그런거 상관없이 내가 싫어서 여태 술 한 방울 입에 안 댔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이 성격이 유전인가, 나는 술먹으면 큰일날 애구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별소리 다나오네요 ㅋㅋ

 

하.... 제가 하고싶은 말 다했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좁은 인간관계가 이럴 때는 득이 되나 봅니다. 이렇게 쏟아내도 절 알 사람은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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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달기

  • 어 .. 감히 제가 참견할만한지 모르겠지만 ..
    전 남자라서 그렇게 방황하는 때면, 운동으로 땀을 흘리고 나면 좀 개운해 지는거 같더라구요 ..
    제 생각에는 마음의 안정이 필요한거 같습니다 .. 힘내시구요 , 극복하시길 바랄께요
  • 몽상하는게 병은 아니죠. 저만 해도 혼자 있는 시간엔 몽상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솔직히 무료하게 할거 없이 있을 땐 자연스럽게 몽상이 생기지 않을까요. 님은 일단 님이 빠질 수 있을 만한 취미나 목표를 발견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네요. 친구 그런건 많을 필요 없습니다. 좋은 친구 한명만 있으면 충분해요. 님은 약간 현실도피 성향이 보이시는데... 저도 그럴 경우가 많습니다. 약간 과부하가 걸린 상황에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현실도피를 하게 되죠. 특히 지금도 저에게는 일종의 현실도피겠죠. 해야할 과제가 몇개인데 ㅡㅡ; ㅋ 학교 근처에서 자취하시면서 편의점 왔다갔다하시면 혹시 제가 알바하는 편의점일지도 모르겠네요 ㅋㅋㅋㅋㅋㅋ 신상은 밝히지 않겠지만, 다른 편돌이에 비해서 공부많이 하고 착한넘인거 같다는 알바가 보이시면 아무얘기나 막던져주세요 ㅋ 그게 저니까요
  • 과수면도 글코, 우울증이 아닌가 싶어요.., 당장 컴 끄고 나가서 햇볕쬐세요 ㅋ_ㅋ 사람을 만나거나 햇볕을 쬐면 세로토닌 등 신경전달물질 합성이 활발해져서 우울증을 예방합니다 ㅋ
  • 저도 셤준비하면서 힘들게 살다가 여치니 한테도 차이고 멘붕와서.. 자취방서 한달동안 두문불출하면서 벽만 보고 산적이 있어요ㅜ _ㅜ 수업은 물론 학교 시험도 안들어가고 그랬는데ㅋ.. 젤 좋은건 친구든 가족이든 힘든 상황에 대해 속시원히 털어놓고 대화하는거 라고 생각해요 .. 혼자서 고민하면 더 우울해지고 상태도 안좋아집니다..
  • 제 주변엔 같은 고민인 친구가 은근 많이 생겨요..
    그래서 이성친구였지만 일부러 자주 만나고 운동할때도 같이 가자고 조르고, 도서관 갈때 안나오더라도 막 불러내고 해서 바깥에 꾸준히 나오게 하고..
    나중엔 친구가 밥먹자고 부르기도 하고 좋았어요.
    슬픈건 저도 학교생활이 있고, 친구들은 다른 학교다보니 자연히 보는 시간이 줄어들고..
    요샌 다시 원점인것 같지만
    정리해보면, 누군가 자길 도와줄만한 사람을 찾는게 중요한것 같아요. 망상하는거 자체는 나쁜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나쁜 방향으로 나갈수 있는 마음을 다잡는데 조용히 도움이 되잖아요.
    당장 나가서 밝게 생활하는게 최고지만.. 그건 정말 무리인걸 많이 느꼈어요.
    일단 믿을만한 대인관계를 조금씩 만들어가고, 발길은 안떨어져도 억지로 씻고 나와서 지인들도 만나고.. 일을 툭 던져놓고 수습한다는 느낌으로라도, 해내면 점점 나아질거라 생각해요.
    계속 그러다보면 변해가는 과정이 즐거워서 힘을 얻지 않을까요 ㅎㅎ
    같은 고민이였다가 좋아진 사람도 많으니까 힘을 내요!! ㅎㅎ
  • 저도 혼자 몽상하는걸 즐깁니다 ㅎㅎ 근데 바쁘니까 그러는게 줄어들더라고요
  • 저같은 경우는 집에 틀어박혀 있을 경우 몸도 마음도 가라앉더라구요. 외출이나 산책하면서 신선한 공기를 마쉬면 기분전환이 되지 않을까요? 학교 근처에서 자취하시면 온천천 걷는 것 추천 드릴게요. 그리고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자신보다 상대의 마음을 다 이해하고 아픔을 나눠줄 수는 없답니다. 스스로 지금의 상황을 이겨내시고 마음 다잡으셔서 힘내시길 바래요.
  • 나랑비슷하시네요
  • 글쓴이글쓴이
    2012.5.7 06:45
    다들 고맙습니다ㅠ 부끄럽고 두려운 마음에 댓글확인하기가 무서웠는데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힘이 되네요ㅠ댓글마다 답글하고 싶지만 댓글수가 너무 많아질까봐 한 번에 다 써요ㅠ(아 진짜 소심하다!!)말씀대로 어제 옥상에 의자놓고 앉아서 햇볕도 쬐고, 나가서 바람도 쐬고 왔어요~맛난 것도 먹고요. 사실 어제도 자다가 부모님께서 전화하셔서 깼습니다. 용돈 날도 아닌데 힘들겠다며 돈붙였다고 전화가 왔더라고요ㅠ 몽상으로 효녀노릇하려는 자식시키가 뭐라고...하하..스트레칭이라도 꾸준히 하면서 기운을 북돋으려 합니다. 모처럼 일찍 일어났네요ㅋ 오늘은 날씨가 흐린거같고; 다들 등교길 조심하시고 좋은 하루되시길 바랍니다.
  • 5월달에 본 글인데 요즘은 어떻게 지내실지 궁금해서 다시 들어와 봤어요. ㅎ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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