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신문

대학원 협동과정의 기초를 다지자

부대신문*2012.05.03 18:29조회 수 892댓글 0

    • 글자 크기
       몇 년 전부터 ‘융합’이니 ‘통섭’이니 하는 용어가 뜨고 있다. 개별 학문이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역부족이라는 점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그래서 학문간 경계를 허물고 몇몇 학문을 연결시켜 보려는 실험이 다각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더 나아가 모든 학문에 공통적인 섭리를 찾아보자는 야심찬 기획도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가 최근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세기 전반까지 학문은 분화에 분화를 거듭해 왔지만, 20세기 후반부터는 학제 간 분야(interdiscipline)가 새롭게 형성되는 경향도 공존해 왔던 것이다. 학제 간 분야는 ‘간(間)학문’ 혹은 ‘복합학’으로 불리고 있으며, 과학기술학, 여성학, 지역학 등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연구재단은 연구분야에 대한 대분류로 A(인문학), B(사회과학), C(자연과학), D(공학), E(의약학), F(농수해양), G(예술체육), H(복합학)를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학제간 분야를 연구하고 교육하기 위한 대표적인 제도가 바로 ‘협동과정(interdisciplinary program)’이다. 협동은 복수의 분야가 어우러진다는 뜻이고, 과정은 아직 학과가 아닌 대학원 프로그램이라는 뜻이다. 우리 대학에도 30개가 넘는 학과 간 협동과정이 존재하고 있다. 그 중에는 매우 활발하게 운영되는 것도 있고,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에 있는 것도 있다.
문제는 협동과정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행정적 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협동과정의 행정업무는 전공주임이 속한 학과(부)에서 담당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협동과정이 한 개인의 소유물도 아닌데, 이런 식으로 협동과정을 운영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현실적인 차원에서도 전공주임이 바뀔 때마다 행정업무의 소관이 달라지기 때문에 웃지 못 할 해프닝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불쌍한 사람은 협동과정 대학원생들이다. 몇몇 협동과정의 경우에는 행정적 서비스가 부실하여 조그마한 행정업무를 처리하는 것도 쉽지 않다. 예를 들어 대학원생이 학생증을 발급 받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경우도 있다. 똑같은 등록금을 내고도 협동과정에 진학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을 인내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칭)협동과정 통합행정실’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소속은 대학원장실로 하면 될 것이고, 최소한의 직원만 두면 될 것이다. 예산이 부족하다면, 협동과정에 지급되는 예산을 조금씩 각출하면 되지 않겠는가? 물론 잘 나가는 협동과정은 자체적으로 행정업무를 소화하면 된다. 통합행정실 활용이 필요한 협동과정들을 묶어서 지원하는 체제를 마련하면 될 것이다.
  학문 사이의 교류가 필요하다는 데 반대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 출발점은 이미 존재하고 있는 협동과정을 활성화하는 데 있다. 그리고 그 기초는 최소한의 행정서비스라도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것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원문출처 : http://weekly.pusan.ac.kr/news/articleView.html?idxno=2042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부대신문 330만 농민이 모여 개혁의 거센 물결을 이루다 부대신문* 2018.01.31
부대신문 첫 시행된 온라인 투표 일부 불편의 목소리도 부대신문* 2018.01.31
부대신문 ‘투표율 미달’ ‘집계 오류’ 수월치 않았던 학생회 선거 부대신문* 2018.01.31
부대신문 올해 말까지 학내 정규직 전환 대상자 선정된다 부대신문* 2018.01.31
부대신문 한국비정규교노조 부산대분회 파업찬반투표 개시 부대신문* 2018.01.31
부대신문 신임교원 승진·재계약 기준 강화에 교수들 우려 제기 부대신문* 2018.01.31
부대신문 부산대학교병원 ‘전공의 폭행’교수, 결국 파면 부대신문* 2018.01.31
부대신문 KORUS 감사결과에 국공립대 노조 “부실감사” 지적 부대신문* 2018.01.31
부대신문 교수회·대학평의원회 “금샘로 개통 철회하라” 부대신문* 2018.01.31
부대신문 휠체어 이용 학생 학내 시설에 불편 겪어 부대신문* 2018.01.31
부대신문 [대학] 자랑스러움이 되길 고집하다. 'Pride iN U' 총학생회 부대신문* 2018.01.31
부대신문 'Pride iN U’ 총학 ‘자랑스러운’성과 보였을까? 부대신문* 2018.01.31
부대신문 [브리핑 뉴스] 1555호 부대신문* 2018.01.31
부대신문 2018 학생회 선거 연장투표 끝에 성사 부대신문* 2018.01.31
부대신문 ‘춥고 배고픈’ 예술강사의 삶 부대신문* 2018.01.31
부대신문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라는 생각이 안 든다 부대신문* 2018.01.31
부대신문 애들이 그렇다고 전통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부대신문* 2018.01.31
부대신문 [예술강사 '지원'은 어디가고 '착취'만 남았나] ②예술강사는 왜 고통받나? 부대신문* 2018.01.31
부대신문 학생들의 자랑이 되기 위해 노력했던 한 해 부대신문* 2018.01.31
부대신문 [예술강사 '지원'은 어디가고 '착취'만 남았나] ①예술강사의 노동 현주소 부대신문* 2018.01.3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