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의 학과 통폐합 소식, 알고들 계십니까?
소리 소문 없었다. 2015년부터 11개 학과가 통폐합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 말이다. 몇몇 학과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있었다. 그러나 그 시기가 당장 내년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학우 대다수는 알지 못한다. 그럴만하다. 왜냐, 대학 본부는 통폐합과 관련한 계획을 일절 공개한 적 없기 때문이다.
CK사업. ‘University for Creative Korea’의 준말이다. 교육부는 ‘지역사회의 수요와 특성을 고려하여 강점 분야 중심의 대학 특성화 기반을 조성하고, 대학의 체질 개선을 유도하고자 하는 사업’이라고 소개한다. 말이 장황하니 한마디로 줄여보자. 입학정원 줄이겠다는 말이다. 일각에서 본 사업을 대학 구조조정이라고 칭하는 이유다. 교육부는 CK사업으로 2014년 한해 지방대학에 2,031억(CK-Ⅰ), 수도권대학에 546억 원(CK-Ⅱ)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앞으로 5년 동안 총액 1조 2,000억 원 이상을 투입할 것이라고 한다.
부산대학교 역시 CK-Ⅰ사업에 참여한다. 본부 기획평가과 손문선 팀장은 “입학정원을 줄여야 대학 경쟁력이 유지된다. 미래에는 학생 수가 대폭 줄어들 텐데 미리 학과편성을 고치지 않으면 정원수가 미결되는 학과가 생긴다. 그럴 경우 본래라면 부산대에 들어올 수 없는 학생들이 입학하게 된다. 그러면 좋겠느냐”고 말했다. 또 손 팀장은 “부산대가 제출한 사업안이 전부 통과될 경우 우리 학교가 얻을 수 있는 사업비가 96억에 이른다”고 말했다. 손 팀장은 다음과 같은 멘트를 덧붙이며 대답을 끝마쳤다. “사업이 잘 진행 되서 우리 학교가 발전해야 할 텐데 말이죠.”
물론 학교 발전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발전의 과정과 방법이다. 앞서 기술했듯 본부는 CK-Ⅰ사업과 관련한 어떠한 계획안도 학생들 앞에 발표한 적 없다. 이에 대해 본부 교무처 황영숙 담당자는 “아직 교육부의 승인이 떨어지지 않은 상황이라 발표할 수 없다. 본 사업에 우리 대학만 참여하는 게 아니라서 계획안을 미리 발표했다간 우리 학교의 사업 전략이 노출될 우려가 있다”고 해명했다. <효원>은 당장 내년에 있을 신입생 인원조정 계획안만이라도 발표할 수 없는 것이냐고 해당 자료를 요구했지만 역시 거절당했다. 5월 8일부로 교육부는 사업 접수 결과를 발표했고, 6월 중에 최종 사업단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미 접수가 끝난 마당에 ‘전략노출’을 걱정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의문이 든다.
통폐합 진행과정은 실로 난국이다. 해당 학과 학생들은 학과가 통폐합된다는 사실을 ‘통보’받았을 뿐이다. 학생들의 의견이 수렴될 기회는 없었다. 기껏해야 ‘통폐합 돼도 너희들만 잘 하면 다 된다’는 식의 사후 설득뿐이다.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울 기회, 즉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받았다. 그러나 학생들 사이에서도 ‘이미 엎어진 물이다’,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이 생겨나고 있다. 사실상 손 놓고 교육부의 사업심사결과만 기다리는 처지다.
기사 읽기 : http://pnuhyowon.tistory.com/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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