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글

군대 가혹행위에 대한 소고

기동화TOD2014.08.07 15:59조회 수 1771추천 수 7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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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육군 나왔습니다.

후방 부대입니다.

그래서 눈 안 치웠습니다.



어디 가서 힘들었다고 말은 못 하는데

대신에 좀 많이 맞았습니다.

몸이 지치면 피곤해서 애들 괴롭힐 힘도 없을텐데 시간은 안 가고 심심하니 애들 괴롭히면 시간이 빨리 가지 말입니다.

아무튼 그러니 내무부조리에 관해서 이야기할 자격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정치 얘기만 하는 것 같기도 해서 환기 차원에서 이 글을 씁니다.





사실 군대에서 때리지 말라 괴롭히지 말라 이렇게 얘기하는 건 수십년 전부터 있어왔습니다.

80년대 신문에서도 선진 병영문화, 군생활 편해졌다 뭐 이런 얘기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전혀 나아지지 않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결론부터 말씀드립니다.

내가 보기에는 "잘못된 사법체계"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군대는 징병제이고 또 갔다 와도 아무런 메리트가 없기 때문에

(군대 가서 이것저것 배우면서 사람 된다고 하는데, 그런 건 사회생활 하면서도 배울 수 있습니다)


군대 가고싶어서 가는 사람 없습니다. 거의 다 억지로 끌려와요.

억지로 끌려온 인간들에게 청소해라 작업해라 훈련해라 시키면 말 들으려 하겠습니까? 안 듣죠.

하는 척만 하다가 대충 시간만 때우다가 끝내고 싶어합니다. 머릿속에는 대개 집에 가는 것 말고 없어요


결국 이런 인간들을 군인으로 만들기 위해서

안 하면 얻어맞는다, 괴롭힘 당한다, 사회적으로 병신 된다는 등의 "공포"를 이용해서 사람을 통제합니다.


뭐 여기까진 좋습니다.

문제는 몇몇 븅신같은 놈들이 공포분위기 조성의 본 목적을 한참 벗어나서 남용하는 데에 있습니다.

바닥에 침 뱉어놓고 핥으라 시키고 변기에 남은 똥자국 핥으라 시키고..

시키면 무서우니까 하기는 합니다. 근데 대체 하는 이유가 뭐죠? 그걸 해서 뭐가 남을까요?


담당구역 청소상태가 미비하고 불량하여 해당 병사의 뺨을 때렸다.. 이건 뭐 이유라도 있습니다(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그치만 세상에는 이유나 논리 따위가 전혀 통하지 않는 또라이들이 존재하기 마련이고, 그런 인간들이 군대에서 권력을 잡으면 피곤해집니다.


단지 심심하다는 이유로 우리 소대 막내랑 옆소대 막내 불러다가 환복대결 시키고, 포켓몬대결 시키고, 아무튼 뭐 이것저것 시키는 것 정도는 양반이죠. 안 때리고 욕 안하는 것만으로도 감사천만입니다.

그리고 사람은 같은 장면을 자꾸 보다보면 무감각해져요. 아무렇지도 않게 된단 말입니다. 목 자르는 동영상도 처음 볼 때나 징그럽지 계속 보다보면 그저 그렇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집단폭력에 무감각한 또라이 집단이 탄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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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도 당했고 남들도 하고 있으니 그저 당연하기만 한 군대문화이자 부대전통일 뿐이며 여기에 대해 의문 다는 놈은 사회부적응자다! 참고 견디는게 남자고 해병이지 니들 그딴 마인드로 할 거면 해병 왜 왔어?)






그러다가 사건사고가 끊임없이 터져나오면

상부에서 내려오는 공문은 항상 똑같습니다.

애들 괴롭히지 마라 때리지 마라 욕하지 마라, 병장도 걸레 잡아라, 솔선수범해라, 위험한 작업은 이등병들 시키지 마라 등등등.


부대마다 개인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내가 군생활 할 무렵에는 여러 악폐습이 거의 사라져 가던 시기였습니다. 전역하고 좀 지나서는, 같은 계급끼리 생활하는 동기생활관을 만들기도 했고요.


애들한테 잘 대해주고, 과자 사주고, 담배 사주고, 이거 해주고, 저거 해주고, 친해지고, 뭐 다 좋습니다.

좋은데요.

문제는 얘들한테 뭐 시키면 안 합니다.

아니 그 전에 할 줄을 몰라요. 해봤어야 알지. 맨날 상병장들이 대신 해 주니까 모릅니다. 아무것도.


물론 나는 가르쳐주려고 했습니다만 열의를 가지고 배우려는 애도 없고, 그렇다고 아무나 붙잡고 부사수 만들어서 억지로 가르치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사실 이런 문제는 간부들이 관심을 가지고 관리해야 할 문제인데 기타 잡무가 많기도 많거니와 관찰력이 부족해서 그런지 이런 문제에는 관심이 없더라고요.

결국 될 대로 되라, 나는 모른다, 집에 오면 끝이다, 나머지는 니들이 알아서 하겠지 하는 심정으로 시간만 때우다가 인수인계는 하나도 안 해주고 전역했습니다(그래봤자 1111 소총수이지만, 부대 특성상 백지전술이나 개인 주특기에 관해서나 가르쳐야 할 내용이 좀 많았습니다. 평생 안하던 공부를 군대 와서 하게 되었다고 하는 애들도 있었죠. 기타 미장이나 용접이나 도색 등등 사역작업에서도 꼭 하나씩은 후계자를 만들어놓고 전역하곤 했는데 우리 동기들은 아무것도 안 가르쳐주고 전역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대목에 동감할 겁니다.


부대 내의 실무를 책임지던 애들이 전역하고 나면, 그제서야 간부들은 깨닫습니다. 자기가 직접 발로 뛰면서 애들을 가르쳐야 된다는 것을요. 근데 머리만 굵어진 애들이 하려고 듭니까? 안 하죠. 아니 하려 해도 못 하는거지.


일병 새끼가 자기 총도 제대로 못 닦는 장면을 봤다고 칩시다. 옛날 같았으면 손에 집히는거 몇개 던지고 시작했겠지만 가서 일단 차분하게 물어봅니다. 왜 할 줄 모르냐. 그러면 자기는 훈련소에서 k-2만 만져봤는데 자대 오니까 m16을 주길래 분해할 줄을 모르겠다. 뭐 대충 이런 얘기를 하겠죠. 기가 차고 얼탱이가 없을 겁니다. 그래서 방법을 모르면 군 생활이 끝나나? 적극적으로 알아봐야 할 것 아닌가? 일병 달 때까지 자기 총 닦는 법을 배우려고도 안 하는 이 녀석의 됨됨이도 그렇거니와 대체 일이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이놈의 맞고참은 무엇을 했는가? 이 병신들의 분대장은 대체 무엇을 했는가? 사지방에서 페북이나 들여다보던 그 놈의 뒤통수가 떠오르겠죠. 당장이라도 "2분대장 가서 오라 그래" 해서 페북 볼 시간은 있고 후임들 관리할 시간은 없더냐고 조목조목 따지고 싶을 겁니다. 머릿속에 갈구는 레파토리가 10개 이상 떠오르지만

그러나 참습니다. 괜히 또 애들 건드렸다가 휴가짤리고 영창 가서 동기들보다 뒤늦게 전역하는 사태를 맞이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에 조용히 타이르면 이 일병이는 대답만 열심히 하고 나중에 총기 꺼내서 열어보면 그대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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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등병새끼 견착하는 꼬라지나, 족같이 덜렁거리는 탄입대, 엑스반도 끈처리 등등 쟤 고참들이 너무 직무유기를 하고 방치한 티가 난다. 사진으로 보는 내가 대신 해주고 싶을 지경이다. 언론에서 사진 찍을 정도로 규모 있는 훈련을 하는데도 저지랄인데, 그렇다고 옆에 있는 중대장이 일일이 저런걸 다 챙겨줘야 하는가? 그것이 불가능하므로, 또는 귀찮으므로 대신에 소대장을 털고, 탈탈 털린 소대장은 고참들 붙잡고 갈구고... 이하생략)





결국 큰 훈련이나 검열에서 대판 깨지고 나면 다시 옛날로 회귀합니다. 간부는 군대가 자기 직장이니까 진급이 걸린 문제잖아요. 어떻게든 되게끔 만들어야 됩니다. 단기간에 가장 빠른 효과를 보는 방식은 결국 공포와 폭력이고, 병영문화를 다시 옛날의 그 일본식 병영문화로 돌려 버립니다. 그럼 사건은 다시 원위치...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은 폭력에 무감각해지고, 그리고 또라이들이 출현하며, 또라이들은 인명사고를 유발시키고, 인명사고가 터지면 또다시 공문이 내려와서 애들 풀어주라고 시킵니다.


이거 무한반복이에요. 한국 군대문화사는 이 과정을 되풀이하여 왔습니다.




때리는 놈은 잘못됐습니다. 이유가 어떻든 상호간에 때리지 말아야 한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무고하게 맞는 사람은 잘못 없습니다.


그러나 잘못을 저질러서 맞은 사람(누가 봐도 자기 잘못인 것. 예를 들자면 야간 경계 근무 갔다와서 탄창 반납 안하고 그대로 건빵주머니에 처넣고 잤다거나) 에게는 분명히 잘못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맞아도 되는 건 아닙니다.



동양 문화인지 한국 문화인지 아무튼 일을 크게 키우지 않고 "내 선에서 적당히" 덮으려는 것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습니다.


위의 예시에서, 새벽에 탄창 하나가 모자란 것을 발견한 당직병이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근무자새끼들 다 깨워서 확인해보라고 시키고, 결국 저 멍청한 일병 호주머니 안에서 탄창이 나왔다. 간부는 티비보면서 처 자느라 아직 모른다.

상황이 그렇다면 간부한테 굳이 보고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씨씨티비 안 보이는 곳에 데려가서 때려 패든, 상병급들만 깨워서 집합시키든, 아니면 푸닥거리 안하고 그냥 넘어가든 <자기가 알아서 판단하여 처벌하고 자기 선에서 일을 마무리>짓습니다. 일을 괜히 크게 키우느니 자기 선에서 무마하는게 가장 낫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거 위험합니다. 재량권이 전부 자신에게 있기 때문에 처벌에 한계가 없다는 점에서 위험해요. 

대개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가슴 몇 대 때리고 나서 아팠냐고 달래주고 담배 하냐고 물어보고 입에 물려주고 불 붙여주고 "나도 너한테 악감정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잖아 너도 알지? 군생활 잘하자 뭐 어쩌고저쩌고" 이렇게 마무리 짓습니다만

당직병이 또라이다(또는 너무 오랫동안 폭력적 환경에 노출되어 무감각해졌다). 그래서 변기를 핥으라고 시켰다. 여기에는 이유도 논리도 인권도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냥 시키는 거고,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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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미쳤나? 아닙니다. 니 하는 짓거리 보면 미친놈 같은데? 아닙니다. 아니긴 뭐가 아닌데? 이 씨발새가 표정봐라 ... 이하생략)




모든 법률에는 처벌 범위가 명시되어 있습니다. 빵 훔쳤다고 손모가지 자르고 그러지는 않잖아요.


과거 서구 군대에서도 구타와 가혹행위가 만연했습니다(특히 19세기 전열보병시대). 차라리 싸우다가 얼른 죽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요. 그러나 폭력은 무제한적인 재량에 의해 휘둘러지진 않았습니다. 어떤 잘못을 저지르면 어떠한 처벌을 받는다고 군법에 명기되어 있었습니다. 체벌은 간부가 직접 행해야 했고 모든 소대원이 보는 앞에서 이루어져야 했습니다. 물론 인권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던 시절이니 그 와중에도 많은 미친놈들이 계셨겠지만 적어도 군대 체계가 그렇게 막장으로 흐르진 않았습니다.


내 생각에 해결방법은 이것 말고는 없습니다.

잘못을 저질렀으면 적법한 절차에 의거해 처벌하는 것.

자기 총기 관리를 불량하게 했으면 응당 그에 맞는 처벌을 받고, 때렸으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자기 부대에서 영창 많이 보내면 진급에 불이익 있을까봐 은폐하고 축소하고 자기 선에서 마무리 짓는 간부들도 많은데, 그러면 그럴수록 사법체계에 혼란이 옵니다. 자기 재량으로 주관에 따라 처벌하게 되니까요. 그 재량권이 현명한 사람에게 돌아간다면 다행이지만 만약 또라이에게 주어졌다? 그러면 인명사고 터지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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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4위의 강력함을 자랑하는 선진 대한 육군의 한 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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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이틀 준다. 우리 내무반 고참님들 이름 계급 군번 다 외워라. 그리고 이거 간부한테 보여주지마. 암기강요니까 걸리면 나 좆되는데, 어차피 너 군생할 편하라고 외우게 시키는거야. 알지? 니 동기들한테 뒤처지기 싫으면 열심히 해.. 나중에 병신 취급받기 싫으면)







자기가 어떤 액션을 행하면, 그에 상응하는 리액션이 날라온다는 것을 학교에서도 교육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는 군대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마찬가지거든요. 교권이 침해된다고 하여 선생님들의 권리를 최대한 보장해 주면 학생을 죽도록 때려패는 미친 교사가 나오고

아이들에게 열린교육이니 뭐니 하면서 애들 편만 들어주면 선생을 때리는 미친놈이 나옵니다.

중앙에서 균형을 잘 잡으라 이 말이 아니라 학교에서 폭력 사건 발생하는 순간 미국처럼 경찰이 바로 출동해서 체포하고 잡아넣는게 맞다고 봅니다. 자기가 저지른 행위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죠. 그게 선생이든 학생이든 말입니다. 




어.. 이상입니다. 제 말에 동의하는 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분도 있을 테죠.

느낀 점이라든가 보충할 부분이라던가 혹은 내가 생각을 잘못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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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험에서나온 통찰력있는 글 잘읽고갑니다.. bbb 군대도바뀌고 정확한처벌을받도록하는것도 공감합니다. 그리고 개개인에있어서도 책임이라는것을 배워야한다는 데 공감합니다. 가정교육부터시작해서 공교육으로도이어져야겠죠. 윤일병사건은 윤일병이 부적응자라는 사실이드러난게없고 전적으로 이병장의 싸이코틱한 성격이 이유라쳐도 그외 총기난사 사건 등을 계기로,, 자기자식을 자기앞가림못하고 염치모르고 책임질줄모르는 인간으로 막 키우면 사회에나가서 어떤대접을 받는지 환기할 수있는 기회가됐음 좋겠습니다. 가해자의경우도 똑같이
    .. 남자새끼는 강하게커야돼 하면서 어려서 친구괴롭히고 하는것 가볍게내버려두는것은 인간괴물을 키우는거랑 똑같다는걸 부모들이, 어른들이 인지했으면합니다. 좀 새나가자면 김무성의원이 이번사건을계기로 교육당국자들도 깊은고민을 해달라고 주문한 이유와 일맥상통하지않나합니다..
  •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적절한(주관적인) 처벌을 받는것은 당연하고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사건들은
    잘못->가혹처벌 이라는 구조가 핵심은 아닌것 같습니다.
    물론 어리버리행동 , 일명 폐급?병사 행동 등이 원인이 되었을 수는 있지만 이는 처벌 수위를 판단하는 이전에 비인격적 괴롭힘이라고 밖에 보여지지 않습니다.

    글쓴이 님의 잘못에대한 적당한 적법한 철저한 처벌은 백이십프로 공감합니다
    그러나 그동안 교육상의?폭력과 강압은 그동안 사람들 특히 군조직에 대한 이해가 있는 사람이라면 어느정도 수용해왔던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동안 논란이되었던 사건들은 그 교육상의 범위를 넘어선 것인것 같습니다.

    그리고 현재 제도적 법률적으로 허용되는 강압과 폭력의 정도가 정해져 있지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세상은 법과 제도만으로 굴러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논란이 되었던 사건들의 가해자는 인간이라면 당연히 지켜야할 선을 넘어버렸기 때문에 비난, 비판받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바일로 쓰느라 횡설수설 한 것 같습니다

    제도가 마련되어있지 않다는 글쓴이 님의 의견에 상당부분 공감하지만 저는 그 이전에 인격적으로 더 잘못하지 않았나 라고 생각해봅니다.
  • @주지스님
    그 인격적인 잔인함을 제도적으로 개선하려면 어떻게해야할까요? 여러방법이있겠지만 개인적으로 교화하는것은 한계가있고, 글쓴이방법처럼 처음부터 가정,학교에서 자기행동에 책임질줄아는사람(글쓴이말대로라면 자기행동의 결과에대한 댓가를 아는사람)으로 교육시키는것도 군대에서 개인의 인격을 통제할수있는 올바른 한방법이라고 봅니다..
  • @주지스님
    기동화TOD글쓴이
    2014.8.7 16:26
    잘못에 대해서 가혹한 처벌마저도 할 수 있는 군대 문화가
    가혹한 처벌에 대해 무감각하게 만들고, 이런 문화가 만연되면
    단순히 인간을 괴롭히기 위해 가혹행위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됩니다.
    천성적인 또라이도 있지만 환경이 만들어내는 미친놈이 더 많거든요. 그런 사람들은 군대 전역하면 멀쩡하게 사회생활 합니다.

    세상 모든 것이 법대로 굴러가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후진국일수록 원칙 없이(개인적 감정, 지역유착, 뇌물수수 등) 일을 처리하며 선진국일수록 법에 의거해서 공정하게 처리합니다. 그래서 선진국이죠
  • 사람이 뒈질정도의 충격이 오지 않는 이상, 안바뀝니다. 절대 그대롭니다.

    근데, 윤일병 같은 괴롭힘은 뒈질정도로 충격을 주는게 아닙니다.

    살살 가랑비에 옷젖듯이 괴롭히는겁니다. 피해자가 생존의 위협을 느끼지 못하고 주위 사람들도 폭력에 무뎌집니다.

    이런넘들은 행동교정에 의의를 두는게 아니라 괴롭힘에 의의를 두기 때문에 절대 그렇게 내비둬선 안됩니다.

  • 기동화 TOD 근무하셨나보네용 해안 매복이나 간부따라 순찰 나갈때 보니 엄청 힘들어보이던데 고생하셨겠네용
  • 해병대 사진은 이빨사진이라고

    실제로 그러는거 아닌데 사진용으로 포즈잡는거

    팬티 벗은 사진 찍은건 많이 심하긴 했지만;;

  • @glassglass
    2014.8.7 23:01
    저정도는 아닌데 구타는 심하지 않나요??
    제가 해병대 사단 안에 붙어있는 타부대에 있었는데 구타 진짜 심하던데;;
    해헌단 보니깐 자살, 구타 이런것도 빈번하게 올라오고;; 외부에 안알려진게 신기할 정도던데
  • @Klass
    연평부대에서 따귀맞고 고막날라간놈 나무에 매달려서 맞는거 까지봤는데 이빨이라고 하기에는 쫌 그런듯 구타 진짜 심한데
  •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읽는 내내 많은 공감 있었고 맞춤법이나 작성간에 담담한 어조를 이어나가기 위한 탈고의 흔적도 보여 기분좋게 읽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전 눈 엄청 치우다 온 사람입니다.)

    저는 이번 윤일병 사건에서 이병장 만큼이나 (어쩌면 그보다도 훨씬) 큰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의무반 관리 책임자로 있었던 유하사라고 봅니다.
    징병제인 우리나라에서 젊은이들 대부분은 타의로 인해 자유를 빼앗기고 군대에 입대하게 됩니다. 고등학교까지 오랜 세월동안 수능이라는 너무도 가혹한 굴레에 갖혀 겨우 찾은 자유이건만.. 1,2년의 대학(사회) 생활 이후 또다시 자유를 뺏으려하는 시스템과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은 그들에게 극도의 분노를 안겨줍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봤을 때 우리나라 군대는 원천적으로 사고가 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안고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최근에 발생했던 류의 사고가 당연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엄연히 군대는 위계성을 갖춘 조직으로 상.하위자간의 구분이 뚜렷하기 때문이죠. 상위자(소위 군간부)는 하위자들을 관리할 의무가 있으며(물론 다른 목적도 있지만 따져보면 결국 관리가 첫째입니다.), 하위자들은 권한을 가진 상위자에 대해 그 지시를 따르도록 질서가 잡힌 곳이 군대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의무를 다하고 체계를 유지하는 것에 대한 보상으로 우리는 직업군인이라는 명목하에 월급을 주는 것이죠.

    유하사는 자신에게 부여된 의무와 권한에 대한 어떠한 사명감도 없이 때론 방관자로 아니 오히려 폭행을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윤일병이 죽게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괴롭힌 병사들이 아닌 직무유기로 인한 관리의 파괴였다고 봅니다. 여론은 주로 이병장을 위시로 한 선임들의 악마성에 주목하는데 만약 담당 간부가 자신의 위치에 대한 자각이 있었다면 이런 일이 결코 발생하지 않았을 겁니다.
    글쓴이께서 말씀하신 '잘못에 대한 정확한 체벌의 정립', '병사 스스로 책임감 배양'과 더불어 긴 세월간 또 한번 자유를 빼앗겨 언제라도 사고를 칠 가능성을 가진 병사들에 대한 관리를 위해서는 '군간부에 대한 철저한 직업의식 교육과 자격검증'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 핵공감이네요.. 군사건을 쉬쉬하는 경향이 엄청 크다는 것을 저도 군생활 하고나서 알았어요. 미필분들은 이 글을 통해서 자신들이 가보지 않은 군 문화의 단편적인 부분을 아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3군 예하 최후방 부대 출신으로써 극히 동감합니다. 세월호 사건의 화살이 유병언 일가에게로 향했듯이 고 윤일병 사건의 화살은 괴롭힘을 준 선임병들에게로 향했네요. 유병언도 선임병들도 모두 잘못을 저지른 죄인이지만, 이건 시스템의 문제가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 @바부둥eee
    아마 이정토 유저 대부분은 세월호사건은 시스템 문제가아니라 유병언일가에 책임이있는 사건이라 생각할겁니다.. 저도 그들에게 궁금하네요. 세월호는 유병언일가 책임인데 왜이건 선임병책임보단 시스템책임인지, 반대로 이건 시스템책임인데 세월호는 국가시스템에는잘못이없고 오로지 유씨책임이라고 생각들하는지..
  • @airplane
    기동화TOD글쓴이
    2014.8.9 19:37
    이 글을 보고 오래 생각해 봤는데, 유병언은 시스템의 피해자라고 할 정도로 낮은 사람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가 시스템을 만들어가야 하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또 그럴 힘이 있었다는 점에서
    유병언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청해진해운의 소유주이면서 경영에도 관여했습니다. 경영자라면 올바른 조직문화를 창달해 나갈 책임이 있습니다.

    만약 그가 승객의 안전을 제일로 생각하는 사람이었다고 칩시다. 그렇다면 그는 회사의 이윤을 일부 희생해서라도, 승객의 편의를 희생해서라도 안전을 고집했을 겁니다. 만약 그런 사람이 자기 회사의 배가 과적을 하는 사실을 알았다? 그럼 그 담당 부서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박살나지요. 그렇게 문화가 바뀌면 사람들은 알아서 적응을 하고 그에 맞추어 행동합니다.

    선장의 경우에는 그 어떠한 변명도 통하지 않습니다. 문화가 어떻든 시스템이 어떻든, 직무태만은 덮을 수 없는 죄과입니다. 도저히 업무를 못 볼 정도로 선장을 괴롭히는 시스템이 없는 한 말입니다.

    그럼 정부는 무슨 책임이 있을까요. 사실 그 모든 개인을 관리 감독하고 통제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도 안 되고.
    대신 정부에게는 합리적인 시스템을 만들어가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 @기동화TOD
    일단저도 세월호사건에있어서는 유병언도 (경영자 또는 소유주로서의) 책임자이고 정부도 (해양안전관리, 사고후처리과정관리자로서의) 책임자이고 윤일병사건의경우도 개인(:이병장), 시스템 모두 책임이있다고 생각하는사람입니다. 근데 제가 본결과 이정토유저대부분은 세월호사건은 "정부의책임이없다" "유병언에게따져라"였습니다. 그래서 님의댓글 맨마지막줄인 "정부에는 합리적시스템을만들어가야할책임이있다"는것조차 그들은 반대한다고 봅니다. 물론 대통령이나서서 사과하거나 옷을벗거나할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정부에는 재발방지, 책임자처벌 등의 책임이있습니다(님이말씀하신 합리적시스템구축에 해당) 그런데 정부차원의 재발방지,책임자처벌을 요구하는 글에대한 다수 이정토유저들의 반응을보셨는지요? 그들 사고방식대로면 부대 하나하나에, 특히 관심병사 하나하나에 관여할수없는 정부로서는 윤일병 임병장사건과같은 일엔 책임이없다고 할겁니다. 그런뜻으로 적은댓글이었네요
  • @기동화TOD
    저도 물론 유병언은 책임이 있으며 죄인이지만, 개개인이 죄를 마음에 품는 것은 막을 수 없고 다만 국가의 사법시스템이 이를 막아주는 역학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 문제의 본질은 유병언이라는 개인이 아니라 우리사회에 깊게 뿌리내려있는 각종 마피아들과 공직사회의 유착관계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정부는 이러한 각종 유착관계를 파해치려는 노력을 했어야하며, 안전한 시스템을 만들어 국민을 사고와 위험으로부터 구해야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부는 만능이 아니며, 모든 사건을 미리 예측하고 막을 수 없다는 걸 잘 압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런 노력을 보여야하며, 사후수습에 있어 부족한 면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사건도 윤일병을 괴롭히 선임병들이 직접사인이지만 그들으 대한민국 군대에서 만들어낸 괴물일 뿐이고 그러한 권한을 줘버린 대한민국 군대가 더 큰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 또한 사회에선 누군가의 아들이며 누군가의 애인이며 누군가의 좋은 친구였다고 생각합니다.
  • @바부둥eee
    추천추천이요~~
  • @airplane
    시스템의 문제가 있죠.

    문제 병사에 대한 대응 자체가

    (이병장이 사고의 정점에 있었고, 이 친구가 일병때 의무대로 전출되었다고 들었습니다)

    군 복무기간 단축(누가했죠?) 때문에 병력 수급에 차질이 생겨서 방출이 불가능하게 됐고,

    소위 이야기하는 편한 소대로의 전출로 바뀌었는데,

    그 편한소대가 진짜 편한 소대에서 전출 당한 병사가 어마어마한 권력을 가질지 상상도 못한거죠.

    어느 사회에서나 소규모 독립 단체가 있을 수 밖에 없으며, 이번엔 그 것이 그친구가 전출된 의무대 였습니다.

    문제병사는 잘 보이는곳에 두는게 더 다루기 쉬운데 황당하게 보기 어려운곳에 묻어버렸죠.

    사고를 진급점수 때문에 묻어버리는 ㅡ소위 짬 처리 한다고 하죠?ㅡ 병영문화들 때문에 더욱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봄이예요
    이번 윤일병사건에 (이병장이 싸이코라는 특수성 외에도) 시스템적인 문제가 있다는말씀이시죠? 제생각도같습니다
  • @airplane
    사고를 오픈하자는 무수한 운동에도 불구하고 이번 이병장의 전출을 시작으로 한 짬처리는 사고가 터지지 않는 이상 밝혀지기 힘들다고 봅니다.

    똥을 제발 신문지 덮어서 감추지말고 빗자루로 쓸어내서 똥통으로 옮겨담읍시다.
  • @봄이예요
    똥옮겨담으라는말씀은 마치 저에게 하는듯한...? ^^;;
  • @airplane
    헐... ? 웬 발끈...

    군대에서 사고 처리 하는것을 비유한것인데.
  • @봄이예요
    발끈아닙니다..이모티콘도 넣었는데..ㅜ
  • @airplane
    추가로 저번 임병장건도 직속 간부들이 관리하기 편한 오픈된 부대로 전출이 됬으면 어느정도 해결 됬을거라고 봅니다.

    GP / GOP 로 올려버리니 사고를 치지...
  • @봄이예요
    그렇죠. 매우동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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