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보면 글쓴이는 책을 참 안 읽는구나! 생각 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소설책 비소설책 구분 않고 많이 읽는편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책을 왜 읽는가?
책은 무슨 답을 줄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서 책은 학습에 필요한 책이 아니라 소설이나 그외 인문, 사회, 과학을 두루 말합니다.
가령 주제사라마구의 <눈먼자들의 도시>를 읽었다고 합시다. 좋은 소설입니다. 쭉 읽다가 내가 여기 있는 사람들과 같은부류의 사람이라는 것에 힘이 빠지고, 내가 인간이라는 틀을 벗어날수 없음을 알기에 더 읽기가 힘들어서 중간에 책을 덮었다가, 몇일뒤에 다시 읽은 책입니다. 그래서 인간의 본성에 대해 안다고 한들 뭐가 달라지는 걸까요? 이 책을 읽는다고 눈이 멀지 않는 비법을 체득하는것도 아니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고귀한 상태로 나를 지탱할수 있는것도 아니고, 나도 한낱 인간일 뿐이라는 사실을 안다는것이 뭐가 득이 될까요?
카프카의 책을 읽으며 '그래 세상은 이런거야'라고 한들 무엇이 변하는 걸까요?
간혹 드라마를 보다가 '이거 폭풍의 언덕에서 많이 영향을 받았군'이라고 알아차린들 그 사람이 뭐 대단하겠습니까?
그리고 책을 열심히 읽어서 밑줄도 긋고, 따로 생각도 적고 해도 나중에 다른 사람이 그 책에 관해 이야기 하면 생각나는것이 없습니다. 읽었던 것이 어느새 휘발되어버리고 남는것은 책 소개에서 3중가량 짤막하게 소개하는 정도밖에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얼마전 재독철학자 한병철<피로사회>를 친구가 보고 있길래 "나도 이책 봤어"라고 했더니 무슨 내용이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뭐 현대사회의 긍정주의가 오히려 피로사회를 만들고 있다 뭐 그런 내용이었던것 같은데..."라고 했습니다. 더 이상 기억이 나지 않더군요. 밑줄 그으면서 천천히 2회정도 읽었는데 말이죠. 제가 기억하는 내용보다 A4반장분량의 책소개가 더 자세히 설명되어 있더군요.
나는 왜 책을 읽은것인가? 하는 의문이 드는 순간이죠.
분명 지금이 문학이 위대한 시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독서가 킬링타임용인 시대도 아닙니다. 더 재미있는것들이 너무 많죠. 그러면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책을 읽으시는 분들은 왜 책을 읽으십니까?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