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 헤는 밤
계절학기를 수강하는 여름에는
재수강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성적표 뒤 학점들을 다 헤일 듯 합니다
성적표에 하나 둘 새겨지는 학점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학점수가 너무도 다양한 까닭이요,
플러스, 마이너스가 너무 복잡한 까닭이요,
헤아려봐야 밑의 평균과 다를 이유가 없는 까닭입니다
A하나에 기쁨과
B하나에 안도와
C하나에 씁쓸함과
D하나에 괴로움과
F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학점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하나씩 불러봅니다
공학생물 수업에 대출을 해줬던 아이들의 이름과
FM, 페이스북, LoL.... 이런 이국단어들의 이름과,
벌써 폐인이 된 기숙사 놈들의 이름과
가난한 동기, 선배들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현실과 너무 멀리 있습니다
A가 아스라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궁금해
이 복잡한 학점이 내린 성적표 위에
내 이름자를 쓱 보고
얼른 봉투 속으로 집어넣어버렸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술을 마시는 놈들은
부끄러운 학점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계절이 지나고 나의 학점에도 족보가 먹히면
버들골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적힌 성적표에도
자랑처럼 A+이 무성할 게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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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시(학점의 시)
성적이 나오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기를
시험 채점 결과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재수강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모든 F학점 과목들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군대라는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소주가 술잔에 스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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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고의 시
망한 성적표. 보이지
않는 내 미래
눈물겨운 기억들
망가진 내 학점
재수강으로 메꾸고
A학점이여
나에게 오라
CD도 F도
그것은 재수강의 이유
어느날 학고의
성적표에 쓰러졌어도
숱한 대학생활의
종착지라 생각치마라
수업은 단명이고
학점은 영원한 것
학고...
재수강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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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인터넷 돌아다니다가 학점에 관해서 몇몇 돋는 시들이 있어 퍼오기도 했고
직접 개사를 해 보기도 했습니다.....
시들을 천천히 보니까 웃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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