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페이스북에서 글 받아보는 분들 중 한분입니다.
사회디자인연구소라고 일종의 사회문제와 정책을 연구하는 싱크탱크 소장으로 계신 분인데
고교 동문회장에서 만난 소회를 밝힌 글입니다.
뒷부분에 정책적인 부분은 빼고(필요한 분이 계실까봐 남겨는 둡니다).
앞 부분 동년배들의 근황을 보면서 우리 미래에 대해 계획을 세워봐야할 것 같습니다.
무조건 공공부문, 공무원, 전문직이 최고다라기 보단 이런 현실이 있으니 어떻게 해야할지
미리 대비해 보는 차원에서 학우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퍼다 나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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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또래들이 부장, 이사, 상무, 전무, 부사장, 사장을 끝으로 회사 생활을 마감하기 시작한지 몇 년 되었다.
지난 연말에 고교 동기 모임 나가보니 눈치 밥 먹는 삼성그룹의 만년 부장도 있었다.
고교 시절에는 가장 잘 나가던 친구였는데.....이런 친구들이 한 둘이겠는가?
잘나가는 놈은 부사장까지 갔던데......
고교 동기 카톡방에는 아무래도 팔자 좋은 친구, 현역인 친구들이 주로 떠든다.
의외로 공공부문에 있는 친구들이 많다. 정말 탁월한 선택을 한 놈들이다.
시름이 깊을 수 밖에 없는, 업자 혹은 업자를 목전에 둔 친구들은 조용하다.
그래서 누가 업자가 됐는지 모른다.
그런데 아내 친구들, 아내 교우들을 통해서 그 남편들의 근황, 시름을 듣는다.
역시 금융권에서 떨어져 나온 40대 중후반이 가장 심각하다.
빛나는 학벌과 경력이 있지만 도저히 취직이 안된다. 금융권은 말할 것도 없고,
중소기업 사무관리직도 자리가 없다. 능력은 있어도 조직내 융화가 문제다.
현재 잘 나가는 외국계 중소기업 ceo를 하는 사람도 시름이 깊다.
잘리면 그것으로 끝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얼마전 (몇 년간 연속 적자를 본) 금융회사 사장을 지낸 후배를 만났다.
회사가 어려워 다양한 형태로 사람을 잘랐고,
최근 근황 파악이 되는 80명의 사정을 보니 대리운전 하는 사람이 30명.
나머지 50명도 제대로 취직한 사람이 없단다.
현재 회사에는 출근을 해서 책상과 pc는 있으나 몇 년째 부가가치 창출 활동을 완벽하게 하지 않는,
그야말로 기생하는 존재들이 10~20명 있는데, 합법적으로 자를 수 없단다.
불법적으로 자르면 바로 소송으로 대응하고 확실히 패소한단다.
자기에게 걸린 소송만 9개란다.
단협 보호도 받고, 또 우리나라 노동법도 노동자들에게 유리하게 되어 있고,
판사들의 판결 성향도 워낙 온정적이니....
.(고용 사정이 빙하기라는 것을 의식하여 판사들도 웬만하면 회사가 떠 안고 있으란다)
회사에서 천덕꾸러기인 이들도 아내와 자식들이 있고, 자존심이 있는데.....
회사에 나와 그냥 시간만 때우고 몇푼 안되는 기본급만 받아 간다는 것을 알까?
아마 이들은 회사원 신분을 이용하여 저금리 담보 대출 혹은 신용 대출을 받아 가면서 살것이다.
회사를 때려치고 싶어도, 능력도 없고, 무엇보다도 밖에 기회가 없다.
앞서 용감하게 나간 동료들의 근황을 살피면서, 죽기 살기로 회사를 붙들고 늘어져야 한다고 다짐할 것이다.
금융권을 보면 분노가 치민다.
현재의 금융산업 생태계가 황폐화 된 것은, 그래서 스스로 고용 창출도 부가가치 창출도 제대로 못하고, 성장 산업에 자금 공급 기능을 못하게 된 것은,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무능한 정치(대통령/여당+야당+진보당)의 책임이 50%, 철저한 수비(면피) 위주 처신과 주인=정치의 무능을 기회로 삼아 이권(연봉 수십억원의 은행장과 금융공기업 임원이 누구 차지인가?)에 눈이 먼 관료 책임이 20%, 금융 자유화를 신자유주의 양극화의 원흉으로 간주하여 금융에 온통 재갈을 물리려고 하는 철없는 진보의 책임이 10%, (중고품 노동시장=패자부활전=승자재신임전 자체를 틀어막은) 금융노조의 책임이 10%, 남은 10% 책임은 무능한 오너와 재벌에 있지 않나 싶다. 정치와 관료 책임을 너무 높게 잡고 오너 책임을 너무 낮게 잡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아무리 낮게 잡아도 규제에 살고 규제에 죽는 금융산업은 정치와 관료 책임이 50%이상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우리나라 규제 산업들; 교육, 보건의료, 국방, 통신 등은 대부분 이런 문제를 안고 있을 것이다.
내 나이 또래 상당 수는 이렇게 벼랑 끝에 서 있다. 절벽으로 미는 힘은 시장에서 온다.
그런데 계곡을 깊게 만들고, 추락하는 존재의 날개를 없애 버리고,
올라올 사다리를 없애 버리는 것은, 철저히 기존 노동의 보호에 치중한 우리 시대의 고용노동 패러다임이다.
해고가 살인이 되면, 신규 채용은 살인을 예비하는 것이니,
채용 자체를 할 수가 없다. 인재들은 몽땅 공공부문으로 몰린다.
떨어져 나온 사람들은 대리운전 말고 할게 별로 없다.
인재도 없고, 자금 공급도 되지 않으니 민간 기업은 더 부실해 진다.
관료들이 쥐고 흔드는 정책금융은 세계에서 가장 많지만(gdp대비) 이런 금융의 효율이 높을리가 없다.
악순환도 이런 악순환이 없다. 부조리도 이런 부조리가 없다.
정치, 관료, 진보,보수, 공공을 참칭하는 존재들의 집단적 무능,
탐욕과 시대착오적 철학들이 만수산 드렁칡처럼 얽히고 설켜,
대한민국을 도저히 대책이 없는 나라로 만들고 있다.
대한민국은 힘좋고 잘 달리는 자동차가 많다. 도로도 넓다.
그런데 그 넓은 도로를 정치가 모는 똥차가 차선 하나만 남기고 옆으로 퍼져 있다.
신호체계도 엉망이다. 그래서 지독한 정체가 일어난다.
새정치를 해 보겠다는 놈들은 때가 되면 나타나지만,
대한민국의 발전을 가로막는 똥차 하나 더 끌고 올 것 같은 존재들이 대부분이다.
정치의 근본 문제에는 오불관언이다.
하늘에 우러러 하소연 하고 싶다. 어찌 이리도 더럽게 꼬였는지.....하늘이 한민족을 버리시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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