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전 부산대를 졸업하고 회계법인에 근무중인 회계사입니다.
이번에 친한 동생이 회계사 준비 관련해서 저에게 궁금한 부분이 많더라구요.
여기에 있는 많은 후배님들에게도 혹시나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출근전에 잠시나마 짬을내서 글을 남겨봅니다.
우선 학교내에서도 상과대 학생이 아니라면 회계사가 어떤 업무를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회계사는 회계감사, 세무조정, 세무진단, 조세불복, 기업회생, 인수합병, 가치평가, 기타 컨설팅 등등 다양한 일을 수행합니다. 실제로 회계법인을 들어가보시면 알겠지만, 워낙 다양한 팀, 파트로 구분되어 있어서, 빅펌에 들어가면 어느 한 분야에만 특화되는게 현실입니다. 우선 회계사만이 할 수 있는 본연은 업무는 회계감사라고 볼 수 있고, 대부분의 신입회계사들이 감사팀에 들어가게 됩니다.
회계감사란 쉽게 얘기해서 기업의 이익 실적을 보여주는 재무제표가 올바르게 표시되어 있는지를 인증하는 업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한전선, 모뉴엘 분식회계 사건만 봐도 회계감사의 중요성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이나, 감사 환경자체가 좋은 상황은 아니라, 회계사들 입장에서는 참 쉽지 않은게 현실입니다.
그럼 회계사가 정말 괜찮은 직업인가? 이만한 노력과 시간을 투입해서 얻어낼 가치가 있을까? 라는 궁금증을 많이 가지시는데.. 원론적인 답변이지만 누구나 만족도나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같은 팀 내에서도 만족하면서 잘 다니는 사람도 있는 반면 매일같이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수험생활이 힘들었던 탓인지.. 아직까지는 꽤나 만족하면서 지냅니다. (주위에 대기업, 공기업 다니는 형, 동생들의 불평불만이 폭발하는것도 제가 만족할 수 밖에 없는 이유중 하나죠..)
회계법인의 가장 큰 장점은 수평적인 조직문화와 다양한 사람들과의 업무경험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실제로 대기업, 공기업으로 이직했다가 분위기에 적응 못해서 다시 돌아오시는 분들도 봤습니다.)
물론 요즘 시즌(1~3월)은 정말 힘들긴 합니다. 시즌에는 100이면 100 회계사 못해먹겠다.
그만둬야지 라고 말들을 하죠..
(정말 힘들지만 지금 저처럼 주말엔 점심먹고 카페에 앉아 커피한잔 마시고 출근할 정도의 여유는 됩니다.)
하지만 비시즌에는 이런 회사가 없다고 할 정도로 다들 만족하면서 다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비시즌이 되면 지나간 시즌을 생각못하는 금붕어 같은 존재이기도 하죠.
개인적으로 야근보다 힘든건 현재 회계사가 처한 감사환경이라고 생각되지만..
제도적으로 쉽게 바뀔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습니다.
2년을 회계법인에서 근무하게 되면 등록회계사가 되고 3~5년 연차에서 실제로 이직을 정말 많이 합니다. 회계사 따도 취업 못한다 이런말도 많이 들었는데.. 그건 절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우리학교만 졸업해도 나이가 30이하라면 빅펌은 어렵지 않게 들어갈 수 있구요.
회계법인에 3년이상 근무하면 대기업 회계팀 정도는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높은 몸값을 유지하면서 이직하려고 했지만, 요즘에는 회계사수가 워낙 늘다보니, 회계법인에 있었던 연봉보다 조금 높은 수준에서 이직하는게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물론 웰빙을 찾아서 금전적인 부분을 포기하고 공공기관으로 가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수험기간에 관해 잠깐 얘기해드리면 처음에 공부를 시작하는 분들은 각오를 단단히 하고 시작하셔야합니다.
요즘도 비슷하리라 생각되지만 제가 공부하면서 주위에 합격한 분들 수험기간을 한번 생각해보면 ‘합격생‘ 기준으로 3년 이하 10%, 3~4년 30%, 4~5년 40%, 5년 이상 20% 정도라고 생각됩니다. 주위에 보면 합격의 가장 이상적인 케이스가 봄에 시작한다고 가정하면 한두번만에 1차 합격, 2차 유예 합격입니다. 이 경우 수험기간은 2년 반 ~ 3년 반으로 보면 되겠죠..
저도 공부 시작할 때 만해도 봄에 시작해서 이듬해 동차합격 즉 1년 반이 목표였지만.. 현실은 쉽지 않더군요..
공부할 때 만나는 합격한 형들이 보통 “공부할때가 좋았지” 이런말 많이들 하는데 농담으로 들으세요.. 솔직히 지금은 시간이 많이 흘러서 무뎌졌지만, 합격만 하면 정말 좋습니다.
시즌이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수험생시절보다야 훨씬 낫습니다ㅠ
물론 수험생활시절을 배제하고 대학시절만 생각하면 학교다닐때가 좋죠..
(모든 직장인이 공감할거라 생각됩니다.)
연봉관련해서도 워낙 얘기들이 많은데
저 같은 경우 3년차 연말정산 기준 5800정도 비과세 포함 6000정도 되었습니다.
성과급이 파트, 팀마다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성과급이 얼마다 라고 말하기는 어렵구요.. 상대적으로 연봉(기본급) 상승률은 높으나, 낮은 연차때 연봉은 대기업과 비슷한 수준인 것 같습니다.
여하튼 나중에 합격하시고 빅펌에 입사하셔서 자기가 열심히 배우고 근무한다면 회계법인에서의 경험은 어딜가든 좋은 디딤돌이 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우리학교 합격생들이 많아져서 법인에서 많이 볼 수 있으면 정말 좋을 것 같네요.
딱하나만 감히 조언을 하자면 이왕 공부를 시작했다면 회계사가 이렇다느니 저렇다느니 하는말에 휘둘리지말고 앞만 보고 정진하길 바랍니다.. 저도 그랬지만 휘둘리게 되는게 아무래도 힘들고 나약해져서 그런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네요..
급하게 쓰다보니 주제도 없이 주절주절 써내려간 것 같은데 혹시나 회계사 관련해서 질문주시면 많이 늦더라도... 꼭 답변은 해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1차 시험이 얼마 안 남은 것 같은데 준비하고 있는 많은 후배님들 진심으로 잘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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