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있었던 일 입니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동생이 뜬금없이 연락와서는 "형 오늘 소개팅 하나 하실래요?"하는 겁니다.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아는 동생이 제 페북에 댓글을 남겼는데
소개팅녀가 제 사진을 보더니 먼저 소개팅을 시켜달라고 했다는 겁니다.
최대한 흥분을 가라앉힌 목소리로 '알겠어~ 그럼 카톡방 한 번 열어 봐~'라고 말하고 카톡방 열리자마자
이름 확인하고 아는 동생 페북을 들어갔죠.
그런데 OMG!!!! 딱 봐도 정말 미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프로필 사진으로 뙇!!!
혹시 연예인이나 얼짱사진인가 싶어서 사진 메뉴를 들어갔더니 태그에도 그 분 성함이 뙇!!!!!
와..정말 깜짝 놀랬어요 솔직히 어느 정도였냐하면
'아니 이 정도 되는 여자가 대체 왜 날???응???'싶을 정도로.. 남자들한테도 되게 인기 많았을 것 같았거든요..
뭐 어쨌든 카톡방에서 이런 저런 쑥쑥한 대화를 나누고서는 영화 한 편 보고 밥 먹기로 했어요~
콩닥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소개팅녀를 기다리는데 저 멀리서 마치 '도둑들'의 전지현이 튀어나온 것 같은
포스로 다가오는 그녀가 보였습니다. 제가 있는 쪽으로 걸어 오는데 지하철 만남의 광장(?) 거기 앉아 있던 남자들
거의다 힐끔힐끔.. 그러고는 수줍어하면서도 해맑은 미소로 "안녕하세요~"하는데
나름 여자들하고도 잘 어울리는 성격이라고 생각했는데 숨이 턱 막히더라구요..와..진짜 베이글녀다..
그 자리에서 점프하면 아마 그대로 웅비가 되었을 지도 모를 일 입니다.
지하철에서 오투시네마 가는 그 짧은 길에서 옆에서 그녀가 말을 거는데 마치 전설 속의 파랑새가 내 옆에서
지저귀고 있는 것 같고.. 온천천은 이승과 저승을 가르는 강물 같았으며 흐린 하늘 마저도 곧 무지개가 뜰 것 같더군요..
머리가 새하얘져서 준비해간 멘트는 하나도 못 날렸고..영화관에 도착했습니다.
오죽 당황했으면 번호표 찾는 기계도 못 찾아서 당황+찌질한 모습으로 두리번 두리번 하고 있는데
소개팅녀가 "오빠 왜 당황해요~ 디게 기엽다 ㅋㅋ 저기 있잖아요 번호표~~"이러는 거에요 ㅠㅠㅠ
와 그 눈웃음 아직 잊을 수가 없네 ㅠㅠㅠㅠㅠㅠㅠㅠ(죄송......ㅋㅋㅋㅋㅋ)
그러고 서로 핸드폰은 매너모드! 라고 장난치면서 번호 순서를 기다리는데 띵동! 하고 벨이 울려서
성킁성큼 걸어나갔죠!!(이미 영화와 시간은 정한채로)
근데 그 띵동소리가 계속 울리는데 번호는 안 바뀌고 띵동소리는 계속 울리고 또 울리고 또 울리고 또울리고....
현실같은 꿈을 너무 많이 꾼다는 것과 잠 버릇이 고약한게 고민입니다.
병원을 한 번 가봐야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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