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글쓴이2015.04.05 00:25조회 수 1094댓글 7

    • 글자 크기
도서관 4층을 간다.

사람이 많은걸 싫어하는 성격이었기에

4층까지 올라가는건 번거로운 일이었지만

4층에는 테이블도 넓직하고 시야도 탁트인데다 널널하기까지 하니, 자연스럽게 발길을 옮기게 된다.

공강시간, 오후, 주말. 크게 일정이라고는 없던 나는 도서관을 회사원이 출퇴근하는 심정으로 다니고 있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도서관 4층에 앉아서 공부. 공부한다기보다 내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테지만, 아무튼 나는 책상 머리에 코를 박고 하염없이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의미없는 동작의 반복에 질려갈 때쯤,

저녁 무렵 이었을까. 누군가 내 앞자리에서 오른쪽 2칸 띄운 자리에 앉았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이끌리듯 그 쪽을 바라보았다.

여성이었다. 이지적이고 도도한, 그리고 조금은 도시적인 느낌을 띈 그녀는 한눈에 봐도 예뻤다.

하지만 멀뚱히 쳐다볼 수는 없었기에, 나는 시선을 내리깔고 다시 책을 바라보았다. 그 때에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다만 굉장히 열심히 공부하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4층은 널널했기에, 항상 비슷한 자리에 자리를 잡는 것이 가능했다. 그리고, 그녀 또한 그 주변을 선호하는듯 해서, 자연스럽게 몇번 마주치게 되었다.

언제보아도 그녀는 열심이구나.
그렇게 생각하기를 수 일.

그녀는 어느새 내 마음에 스며들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욕설/반말시 글쓰기 권한 영구 정지3 똑똑한 개불알꽃 2019.01.26
공지 사랑학개론 이용규칙 (2018/09/30 최종 업데이트)6 나약한 달뿌리풀 2013.03.04
24603 외롭다..10 키큰 섬잣나무 2013.08.30
24602 정말 예전에 교양같이 들은 사인데7 천재 귀룽나무 2014.05.24
24601 헤어져야하나요?13 치밀한 차나무 2014.10.25
24600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9 예쁜 패랭이꽃 2014.12.14
24599 [레알피누] 여자분들9 초연한 며느리밑씻개 2015.02.04
24598 좋아하는사람이랑9 귀여운 애기메꽃 2015.03.27
24597 번호물어보는거 어렵네요6 유치한 개여뀌 2015.12.01
24596 .17 도도한 남산제비꽃 2016.02.06
24595 여행때 쌩얼11 안일한 애기봄맞이 2016.06.01
24594 옛 여자친구에게 연락하고픈데19 화려한 은대난초 2016.11.19
24593 고민21 초조한 벼룩나물 2017.03.30
24592 [레알피누] 마이러버보다 자체매칭을 허용하게 하는것도 괜찮을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7 유치한 노린재나무 2017.08.30
24591 받으면 기분좋은 소소한 선물 뭐있나요16 치밀한 미나리아재비 2017.10.06
24590 마이러버 후기 및 개선점5 초조한 분꽃 2019.12.15
24589 [레알피누] 여사친이랑9 때리고싶은 꼬리풀 2020.02.01
24588 남자분들..17 사랑스러운 비목나무 2013.05.08
24587 얼마 전에 소개팅했는뎃..6 민망한 산부추 2013.05.22
24586 171 65 보통? 아니면 곱베기?27 민망한 사위질빵 2013.06.14
24585 매칭남이....26 어두운 맨드라미 2013.06.20
24584 첫사랑!!!22 촉촉한 붉은병꽃나무 2013.10.10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