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글쓴이2015.04.05 00:25조회 수 1095댓글 7

    • 글자 크기
도서관 4층을 간다.

사람이 많은걸 싫어하는 성격이었기에

4층까지 올라가는건 번거로운 일이었지만

4층에는 테이블도 넓직하고 시야도 탁트인데다 널널하기까지 하니, 자연스럽게 발길을 옮기게 된다.

공강시간, 오후, 주말. 크게 일정이라고는 없던 나는 도서관을 회사원이 출퇴근하는 심정으로 다니고 있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도서관 4층에 앉아서 공부. 공부한다기보다 내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테지만, 아무튼 나는 책상 머리에 코를 박고 하염없이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의미없는 동작의 반복에 질려갈 때쯤,

저녁 무렵 이었을까. 누군가 내 앞자리에서 오른쪽 2칸 띄운 자리에 앉았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이끌리듯 그 쪽을 바라보았다.

여성이었다. 이지적이고 도도한, 그리고 조금은 도시적인 느낌을 띈 그녀는 한눈에 봐도 예뻤다.

하지만 멀뚱히 쳐다볼 수는 없었기에, 나는 시선을 내리깔고 다시 책을 바라보았다. 그 때에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다만 굉장히 열심히 공부하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4층은 널널했기에, 항상 비슷한 자리에 자리를 잡는 것이 가능했다. 그리고, 그녀 또한 그 주변을 선호하는듯 해서, 자연스럽게 몇번 마주치게 되었다.

언제보아도 그녀는 열심이구나.
그렇게 생각하기를 수 일.

그녀는 어느새 내 마음에 스며들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욕설/반말시 글쓰기 권한 영구 정지3 똑똑한 개불알꽃 2019.01.26
공지 사랑학개론 이용규칙 (2018/09/30 최종 업데이트)6 나약한 달뿌리풀 2013.03.04
24603 내착각인건지 참..9 발랄한 사피니아 2015.08.19
24602 내짝은어디에ㅠㅠ6 바보 남산제비꽃 2015.05.11
24601 내짝아4 추운 해바라기 2013.10.29
24600 내조잘하는 여자. 그거는 말하기 나름인거같아요25 현명한 섬백리향 2016.02.29
24599 내조잘하는 여자45 자상한 자주달개비 2016.02.28
24598 내조건8 적나라한 감나무 2013.09.12
24597 내일이소개팅인데 하의에,,.7 한가한 이고들빼기 2014.03.08
24596 내일이면 헤어진 여자친구 생일인데4 귀여운 다닥냉이 2015.08.26
24595 내일이면 벚꽃도 지네요7 일등 노랑어리연꽃 2017.04.03
24594 내일이면1 교활한 갈참나무 2014.11.21
24593 내일이면2 태연한 솔나리 2012.10.29
24592 내일이구나....7 조용한 큰방가지똥 2013.09.19
24591 내일이 기대됩니다12 깨끗한 환삼덩굴 2015.10.11
24590 내일은전투태세로마이러버를...14 정중한 꽃며느리밥풀 2013.04.25
24589 내일은~4 외로운 잔대 2013.06.12
24588 내일은 화이트데이8 깨끗한 병꽃나무 2013.03.13
24587 내일은 생각안났으면 좋겟다2 우수한 장구채 2014.09.10
24586 내일은 부디3 교활한 호박 2017.09.12
24585 내일은 번허따는날16 납작한 산초나무 2014.06.10
24584 내일은 꼭!3 황송한 종지나물 2017.11.12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