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동네에 삐쩍 마른 새끼 고양이가 있어서 최근에 고양이 밥 사서 넣어다녔는데
자주 보이던 그 장소에 오늘도 보이지 않았어요.
그런데 다른 큰 고양이 한 마리가 있던데 보통 길냥이와 달리 저를 보자마자 달려오더라구요.
평소 길냥이가 있으면 그냥 못 지나치고 자주 바라봤었는데
이토록 저를 반기듯이(?) 애교 가득한 초롱초롱한 눈을 깜빡이며 온 길냥이는 처음인지라 너무 감동해서
새끼 고양이에게 주려고 가지고 다닌 캣푸드 캔을 통째로 열어 다 줬는데 허겁지겁 잘 먹더라구요.
제가 옆에 있어도 잘 먹고 오로지 캔에 머리를 박고 잘 먹길래 만족할거라고 속으로 흐뭇해하면서
지켜봤는데 다 먹고 나니까 뒤도 안 돌아보고 돌아갔습니다ㅠㅠ 그 고양이가 가는 방향이 제가 집가는
방향과 어느 지점까지 일치해서 뒤에서 꽤 걷다가 이제 지나치게 됐는데 한 번 돌아보니
앉은 자리에서 도도하게 앞다리를 모으고 있던 고양이가 저리가- 하는 듯한 날카로운 발짓을 하고나서
저를 노려보더라구요. 하악질?도 하구요ㅠㅠㅠ
꽤 비싼 캣푸드를 샀었는데 맛이 없어서 그런 건가요 아니면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겐 원래 그런건가요?
먹을 때 조금 떨어진 옆에서 쭈그리고 앉아서 봤었는데 그게 기분나빴던 걸까요?
동물인데도 표정이 너무 현실감있고, 한 캔을 뚝딱 잘 비우고나서 반응이 그래서 괜히 섭섭하네요ㅎㅎ
그나저나 아기 고양이는 며칠 째 보이질 않아요ㅠㅠ 그 큰 고양이에게 영역을 뺏길 수도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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