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학교의 교수가 대학 본관건물에서 투신자살을 선택하게한 이 사회는 어떤 사회일까요.
너무나도 큰 충격에 잠이 쉽사리 오지 않습니다.
우선 대학교의 총장마저도 교육부에서 지정해야하는, 이 어처구니 없는 발상을 민주주의 사회에서 볼 수 있고, 부산대를 제외한 전 국립대학교가 그렇다는 점에 가장 큰 경악을 느꼈습니다.
대학교가 아무리 기업의 취업인 양성소로 변질되어가고 있다지만, 이런 최소한의 자율권마저도 침해하기 시작한다면, 한국에서 비판적인 지성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곳이 과연 한 군데라도 남게 될까요?
아닙니다, 사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무관심'입니다.
학생들의 무관심. 시민들의 무관심. 사회의 무관심. 그렇습니다. 저도 부산대의 학생이고 꽤 자주 단식농성을 하거나 걸려있는 플랜카드들을 보아왔었지만, 솔직히 말해 토익이나 한국사 능력검정시험 정도의 관심의 절반도 가지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를 개인의 탓으로 절대 보지 않습니다. 조금이라도 '올바른 것' 심지어 '이 사회 전반'에 관심을 가지는 것에 대한 터부시하는 풍조, 학창시절부터 끝임없이 내면화 해온 순종성, 심지어 남자 분들은 군대도 다녀오지요. 조금이라도 의문을 제기하면 얻어맞죠. 청소년 시절 전부를 닭장 같은 학교에 갇혀서 오직 공부만이 전부이며 또래들을 경쟁해서 이기는 법만 배워온 세대. 대학교에 와서도 '나의 미래' '나의 직업' '나의 성공' 과 '입시'만 서로 교환되었을 뿐입니다.
학생들이 그렇게 학생들끼리만의 경쟁에 매몰되어 한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을 잃게 되었을 때,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만이 가까스로 관심을 긁어모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분위기가 조성된 것은 분명히 악화된 경제상황, 취업난에서 비롯된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배가 곯고 힘들더라도, 한 '시민'이기를 포기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시민'이 곧 국가의 주인인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시민의 파편화된 주인 없는 게릴라화는 팽배해지는 무기력증을 불러오고 한 사회를 이끌어가는 활력은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활력이 없는 세상에 희망은 없습니다.
대학교를 다니는 당사자이며, 교육의 피해자이며, 그럼에도 한 시민인 저희가, 대학이 죽어가고 있다는 이 가장 상징적인 메세지에 누구도(물론 전부는 아니겠지요) 깊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으며, 그런 순간에도 취업을 위해 서로 서로를 죽여야 하는 경쟁상황에 던져져 있는 이 상황에 너무나도 깊은 충격과 절망을 느껴서 한탄하는 글을 올립니다.
-이 글은 뻘글이며 패배자의 생각이니,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겠지요. 그런건 소위 '빨갱이'나 '운동하는 이'들의 몫으로 버려두고 싶을 테니까요. 솔직히 한순간에 써내려갔고, 신세한탄이란걸 부정할 순 없습니다. 공부나 해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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