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산대학교 총학생회장 황석제입니다.
어제의 일을 돌이켜보며 저도 학교를 다니는 한 학생으로서 많은 고민이 들어 글을 씁니다.
어제 우리의 스승님이자, 학교의 한 교수님께서 총장 직선제를 비롯한 우리 대학의 민주주의, 사회의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며 투신을 하셨습니다. 어제 4시부터 저녁 11시까지 본관 앞 교수님들의 자리에 저도 함께 참석하여 있었습니다.
그곳에 함께 하며 가장 크게 들었던 생각은 교수와 학생의 관계이지만, 스승과 제자의 관계로써의 감정이 더 많이 느껴졌습니다. 교수님이 4층에서 목숨을 던지기 전에 무엇을 생각했을지, 어떤 마음을 가지셨을지를 떠올려보고 그 순간 던지셨던 유서에 희생이 필요하면 감당하시겠다던 말을 돌이켜보고 본관 앞 촛불과 함께 놓인 국화꽃을 보며 말로 표현 하지 못할 어떤 울컥함이 올라왔습니다. 오늘 침례병원의 빈소를 찾아가서 유족분들을 만나 뵈니 울컥한 마음이 더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유서속의 총장직선제가 대학 민주주의 수호의 최후의 보루라는 말, 국공립대를 대표하는 위상을 지닌 부산대학교가 이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말씀에 책임감 또한 함께 들었습니다.
총장님의 선택이 밉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교수님의 말대로 결국 더 큰 문제는 돈을 가지고 국립대 대학을 좌지우지 하는 교육부의 교육정책의 문제입니다. 교육부의 정책이 바뀌지 않는 상태에서 총장직선제가 지켜지고, 새로운 총장님이 온다고 한들 여전히 돈을 가지고 국립대에 들어오는 압박은 그대로 존재 할 것입니다. 결국 교육부의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고 이러한 일이 또 다시 발생하지 말란 법은 없다는 것입니다.
제가 느끼는 책임감,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뭐라도 해 볼 생각입니다. 교수님들과 만나서 어떤 활동들을 할지 빠르게 논의하고 중운위, 단운위, 학우분들과 함께 논의를 통해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저부터 끝까지 활동을 이어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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