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헤어졌습니다. 사귄지 200일 좀 넘었는데 아직 와닿지는 않습니다. 딱히 누구한테 말하기도 그랬는데 이런 게시판이 있다길래 한번 쓰고 가겠습니다.
여친은 고등학교때 가족관계가 무너져서 힘들었는데, 그때 주변 친구들의 도움을 많이 받아서 무너지지않고 계속 공부할수 있었다고 늘 말했습니다.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으로 친구를 먼저 꼽는다고, 남친으로서 서운해하지말라고 그랬었고 이따금 세상에 우리같은 우정없다고 자랑스러워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게 너무 과했던것 같습니다. 가끔은 누가봐도 친구잘못인데도 '걔도 무슨사정이 있었겠지' 처럼 친구입장에서 생각하는것이 거슬리기도 했습니다. 그친구들이 그렇게 올바르게 행동하는사람들은 아니었기 때문에 친구로서는 좋을지 몰라도 저한테는 밉상인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친구들이 저희 이별의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귀는 동안 몇차례 저한테 실수(?) 를 했었는데 처음 소개하는 술자리에서 뜬금없이 반말을 한다던가, 그중에 심한사람은 여친폰으로 여친인척 문자를 하기도 하고 테스트라느니 이런 소리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 일들이 서너번 있었는데, 제가 탐탁치 않게 여길때마다 그 친구 편을 드는것에 기분이 상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그때를 떠올려보면 보면 가만히 참고 있는 제가 호구였다고 생각합니다. 대놓고 화를 잘 못내고 조곤조곤 이야기하는게 습관이 되니 이런상황에서도 제가 화난것을 드러내지도 못했고, 별일 아닌것 처럼 생각하는 태도에 실망감이 느껴졌습니다.
많이 참았었지만 지난주에 터진게 참 가관이었습니다. 여친 폰에 제 번호를 바꿔서 저장을.. 하.. 생각 절제하고 쓰려는데 그생각하니 지금도 빡치네요ㅋㅋㅋ 자기네들 번호중에 하나로 바꿔서 해놨네요? 저한테는 '잠시 일이생겨서 이따 연락할테니 조금만 기다려줘' 이렇게 보내놓고 ㅋㅋㅋㅋ 카톡이었으면 프로필이라도 보고 눈치챘을텐데 카톡 아이디가 없어서 아침부터 밤까지 연락이 안되었나 봅니다. 계속 걱정하다가 밤에 문자한통 보내고, 그다음날 되서야 연락이 닿았고 만나고나서야 저도 상황파악이 되었습니다. 여친도 제가 문자 전화 모두 씹는걸로 생각해서 스무통 가까이 문자 보냈었다고 저한테 보여주었습니다. 그전 문자는 다 지워져있었고요. 너무 화가나는데 무슨말을 할지도 생각도 안났습니다. 그냥 한마디만 했습니다. "너 친구들 정신 차려야겠다"
또 친구편에서 말하려는거 듣기싫다고 그만 말하게하고, "또 니친구들 가지고 휘둘릴것같으면 연락하지말고 그냥 끝내자" 이러고 헤어졌습니다.
참.. 속으로 많은 욕을했습니다. 이런취급받으려고 사귄건가 싶고, 둘이 만날때 좋으면 그래도 괜찮은건가 하고 고민도 했습니다. 생각을 할때마다 결국 생각나는건 나는 그 주변사람까지 감당하면서 사귀고 싶지 않다 이런생각이었습니다. 그런마음으로 다시 연락하지도 않으려 했고, 매일 전화 오는것도 받지않으려 했습니다. 오늘 되서야 그 친구들 한테서 문자가 날라왔습니다. 자기들이 잘못한건데 다시 안그러겠다고, 애가 많이 힘들어하니까 전화 받아달라고 그런식의 문자가 왔었습니다. 자기네들 만날 일 엮일일 없게 하겠다고 연락한번만 받아달라고 돌아가면서 계속 문자가 오네요.
계속 전화를 피하다가 지치길 기다리는게 저도 지칩니다. 지금도, 주변정리만 잘하면, 아니 그냥 친구행동에 대해 그렇게 편들지만 않아도 잘사귈수있을것 같다 이생각 들고, 그 친구들이 조금이라도 올바른 사람이 되면 되는거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생각을 계속해서 참는게 점점 안힘들줄알았는데 더 힘들어집니다. 한편으로는 전화받아서 이야기한번 제대로 하고, 내생각 그사람생각 다 듣고 다시한번 시간을 두고 고민을 하는게 맞는가 싶기도 합니다. 아니 그러고싶습니다.
생각이 너무 많아져서 잠이 안와서 글을 썼습니다. 덕분에 조금은 내가 무슨생각을 하는지 차분해진것같기도 합니다. 제가 좀 답답하게 보이겠지만 연락을 하든 안하든, 제가 덜 힘들수 있게 조언의 말씀만 좀 부탁드립니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