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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질경이2015.08.24 02:10조회 수 1442추천 수 4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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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 중엔 한 번도 글을 남기지 않았었는데 꼭 제 마음을 보여주고파 글을 남깁니다.

그 아이는 SNS를 하지 않지만, 핸드폰의 북마크에서 마이피누를 본 것 같아 부끄럽지만 게시판의 힘을 빌리고 싶습니다.

 

그 애를 처음 본 날은 축제날이었습니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서 적적한 마음에 친구들과 추억 가득한 장소에서 한 잔 마시고 싶었습니다.

우연히 지나가던 그 아이를 친구가 불러내었고 통성명을 하고 그 날을 기준 삼아 서서히 가까워졌습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모아둔 월급으로 아이가 가고 싶은 곳을 가고, 먹고 싶은 것을 사주고 근 한 달간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날 보며 웃어주는 눈빛, 날 불러주는 목소리, 내게 달려올 때의 표정 모든 것이 예뻐 보이고 더 보고 싶었습니다.

헌데 줄어가는 통장 잔고, 재취업을 바라는 부모님의 바람, 친구들의 취업 소식 등등..

이성이 서서히 돌아와 감정을 서서히 헤집기 시작했습니다.

서서히 만남의 횟수를 줄이고, 자소서나 영어공부를 위한 시간을 늘리다 보니 그 아이는 조금씩 실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몇 번의 공기업 탈락과 목표했던 기업의 탈락은 저를 동굴 속으로 들어가게 만들더군요.

그 아이는 정말 좋은데... 지금 내 상황과 내 위치가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문득 겁이 났습니다. 이러다 정말 재취업 시기를 놓칠 수도 있겠다는..

그래서 정을 떼기로 했습니다.

보고 싶고 손잡고 싶고 목소리 듣고 싶어도 아닌 척. 평소 같았으면 하루에 열댓 번은 더 했을 연락도 한두 번으로 줄이구요.

아이가 힘들어할 때마다 마음이 찢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날 많이 좋아해 줬던 아이라.. 더 매몰차게 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감정이 많은 아이여서 눈물도 많이 흘렸을 텐데... 미안한 마음이 가득합니다.

 

참 오랜만에 와준 소중한 사람인데 약해빠진 멘탈 때문에 또 이렇게 놓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번듯한 직장인이 되었다고, 이제 맘껏 사랑하겠다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말을 걸 면목이 없네요.

헤어질 때 날 좋아하긴 했냐고 물을 때.. 그때의 대답을 다시 해주고 싶어요.

처음부터 좋아했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좋아하고 있다고.. 시간이 많이 흘러 돌이킬 수 없겠지만

고민 없이 너에게 미친 한 달 동안은 근 몇 년간 느껴보지 못할 정도로 행복했다고.

내가 헤어지자고 했을 때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하던 너를 만나지 않은 건 네가 싫어서나 질려서가 아니라

굳게 먹은 다짐 네 눈빛 한 번에 무너질까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마지막으로 보는 네 앞에서 한없이 울어버릴까 봐 차마 나가지 못 했던 거라고..

지금쯤 스페인으로 가는 비행기 거나, 도착해 곳곳을 여행하고 있겠구나. 세비야는 네 기대만큼 인지 궁금하다.

교환학생으로 지내는 그곳에서도 무탈히 잘 지내고 건강히 돌아오길 마음으로 바랄게.

그리고 감히 바라건데..

혹시나 이글 본다면.. 정말 한심한 나를 한 번만 용서해 줄 수 있을까..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게.. 정말 많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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