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 낮에 진행한 국정교과서 찬반 투표에서 (현재까지) 찬성7표 반대 21표가 나왔습니다. (투표 실수자 정정)
모수가 매우 작아서 학내의견을 대변한다고 말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는 숫자이지만 그래도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학우분들의 의견은 반대가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후속조치로 '국사교과서 국정화'를 주제로 토론의 장을 마련해 보겠습니다.
한가지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각자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되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토론이 되었으면 합니다.
타인을 비방하기 위한 의미없는 자음의 나열 따위는 대학생에게 어울리는 표현법이 아닐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댓글에 대댓글이 중첩되면 굉장히 혼란스러우므로 토막글이 아닌 형식을 갖춘 일목요연한 주장으로 각자가 지키고자 하는 가치를 대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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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개인적으로 믿는 정치적인 신념이나 해당 사안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와 무관하게
저는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합니다.
현대 사회는 극도로 다원화 되어 있습니다.
과거 세계가 보다 단순하던 시절에는 한 사람의 전문가가 기하학과 물리학과 철학과 문학의 대가를 겸할 수 있었지만 하나하나의 학문의 깊이가 보다 깊어지고 무수히 많은 파생학문 분야가 생겨난 현대사회는 한마디로 전문사회 입니다.
이러한 다원화된 전문 사회에서 표현의 자유는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A라는 한 사람의 전문가가 A'라는 주장을 할 때 B라는 전문가가 B'이라는 주장을 할 수 있게 그의 발언에 힘을 실어주는 것, 그것이 전문 사회에서 복잡한 현안이 발생했을 때 표현의 자유가 가지는 힘이라고 믿습니다.
현재까지 서울대, 고려대, 경희대, 연세대를 비롯한 전국 주요대학의 역사학과 교수들이 국정교과서 집필 참여 거부 성명을 발표했고 전 국사편찬위원장을 비롯한 역사학계 원로사학자 22분도 금일 국사교과서 국정 반대 성명을 발표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반대하는 사안에 정치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정의화 국회의장과 남경필 경기지사를 비롯한 새누리당 내부 인사들 조차 국정화에 반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현행 교과서가 진정 근현대사, 특히 각정권의 공과를 편향되게 서술하고 있다면
그것은 현행 교과서에 검정을 내준 현 교육부에 책임을 묻고, 학계의 전문가들의 치열한 토론을 바탕으로 상향식 의사결정을 거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한 검정을 강화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현 정부의 대응은 궁색하기만 합니다.
-대부분의 역사학자들이 공식적으로 반대하고 있습니다만..
이라는 질문에 황우여 장관이
-모든 훌륭한 교수님들이 다 반대하고 계신 것은 아니거든요..
라고 대답한 대목이나
뉴스 앵커가
-'선진국' 가운데 국정 역사교과서를 채택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아는데 맞습니까?
라는 질문에 새누리당 관계자가
-아뇨.. 그렇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면 베트남이나 필리핀이라던가.. 북한은 국정 역사교과서를 채택하고 있거든요..
라고 답한 부분에서 사실상 당과 청 차원에서도 이것이 옳은 일이라는 당위성을 가지고 진행하기 보다는 다른 목적(예를 들면 대통령의 숙원사업이라던가 하는 부분)이 있다고 밖에 생각이 되질 않습니다.
현 교과서에 문제가 있다면 그 부분을 명기하고 해당 사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토의를 거쳐 수정권고를 하는 방식으로 오류를 수정해 나갈 일이지 국정화는 결코 대안이 되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진보정권이든 보수정권이든, 그것은 결연코 반대해야 하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의견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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