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사이에서의 미소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느린 층꽃나무2012.11.16 22:19조회 수 2704댓글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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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정도 지난것 같습니다.

평일 오후, 수업이 마치고 였습니다.

어느때처럼 전 버스 시간표를 확인하고 시간이 널널해서 천천히 짐을 챙기고 강의실 밖을 나섰습니다.

같은 층에 있는 사물함에서 간단히 짐을 챙기고 해가 져서 살짝 어두운 복도를 걷고 있었습니다.

 

일단 대략적인 전후 사정부터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전 23살이고 제대 후 지난 1학기부터 복학해서 학교를 다니는

 아주 흔한외모에(중간보다 떨어질지도..) 크지않은키, 통통한몸에 조용조용한 성격인 강제순수(?)형 남자입니다.

저는 복학할때부터 머리가 짧아서 항상 모자를 푹 눌러쓰고 항상 구석에 박혀서 혼자 수업을 들었습니다.

친구들이 있긴하지만 별로 친하지가 않아서 그냥 인사정도 하는사이? 그런 학생이었죠.

그런데 어느날부터 어떤 여자분이 저와 자꾸 눈이 마주친다는걸 깨달았습니다.

처음엔 우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좀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내가 이런 속물이었나 싶기도 하고.

(최후이자 최선이라 할수있는 가정을 분명히 알고있지만 저는 감히 그걸 단어로 풀어내지를 못하겠습니다..)

좀더 지나고 보니 서로가 상대방이 자신을 좋아하는거라고 생각하는거 아닐까.. 라는 결론까지 이르렀습니다.

그 과정에 있어서 몇번의 마주침, 몇마디의 (아주간단한)대화, 한두번정도 옆에 앉았다는점(사람이많은 수업이라서)

길가다가 마주치면 다른사람에 비해 눈이 꽤 오래 마주친다는 점.

 약간의 여성기피? 혐오? 몇년동안 그런게 있었던 저로서는 불편했던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점도 있엇고 그때에는 참으로 오만하게도 이렇게 생각하기도 했었습니다.

'저 여자가 날 좋아하나? 그래서 뭐, 나보고 어쩌라고?'

 

시간이 흘렀습니다. 여름이 지나고, 저에게도 여러가지 일이 있었고(그런쪽으론 약간의 여지조차도 없었습니다)

저도 어느정도 마음을 추스렸고 여성기피증(이라고 합시다)은 많이 흩어져버렸습니다..

2학기가 되어 그분을 다시보았을때에는 그분에 대해서 조금은 알게 되었다는 정도?. 그래봤자 학번이름나이 정도지만요..

더이상의 진전은 없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3주전 이야기로 돌아갑니다.

수요일 오후 수업이 마치고, 어두운 복도에 저혼자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때 상황을 아직도 정확하게 기억합니다.

휴대폰으로 버스정류장어플을 확인하고, 가방을 한쪽어깨를 빼서 가방앞주머니에 이어폰을 빼고 있었습니다.

그때 앞에서 인기척이 들려서 고개를 무심코 들었습니다.

그 분이셨죠.

전 약간 당황해서 멍하게 눈이 마주쳤습니다. 평상시에도 그랬으니까요.

그분은 빈손에(휴대폰은 가방에 있었겠죠), 한쪽 어깨에 가방을 매고, 혼자였고, 주위에 아무도 없었고,

그분 친구도 없었고, 제 뒤에도 아무도 없었고, 그 공간.그 상황에 저랑 그분밖에 없었는데, 

그분이 씩 웃어버렸습니다. 순간 저는 눈을 피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런 상황입니다.

 

저는 처음에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무슨 좋은일이 있으신가?"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나곤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아, 날 알고 싶었나 보다, 그분이 친구가 별로없으니 학부 친구가 필요할수도 있겠다, 내가 참 편해보이긴 하지.."

 (최후이자 최선이라 할수있는 가정을 분명히 알고있지만 저는 감히 그걸 단어로 풀어내지를 못하겠습니다..)

 최근에는 전 너무 혼란스러워서, 그분의 눈을 계속 피했습니다.. 날 쳐다본다는 것을 의식하지만

전 뻔히 보고있다는걸 알면서도 다른곳을 쳐다봤습니다.

 

전 제 스스로의 마음에 대해서 판단할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그분이 절 좋아할 하등의 이유도 없고, 저또한 그분을 좋아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건 사실입니다.

아니, 좋아할 이유가 없는게 아니라 좋아한다고 판단할만한 객관적인 사실이 없다는 겁니다.

이것도 좋아한다는 그것 자체만 있으면 되는건가요? 좋아하는데 이유가 어디있냐, 이건가요?

 

그래서 더 고민됩니다.

제가 아무리 객관적으로 말하려고 노력했다고 해도

이글 자체는 제가 쓴것이고 제 생각에서 나온것이라 주관적이므로

제 입장에서의 의견일뿐 절대 '객관적'이다 할수 없으니

여러분들이 이글을 본다고 해서 사실관계를 명확히 판단할수 없을겁니다..

 

남자든 여자든 가장 많은 착각을 일으키는 행동이

바로 눈이 마주친다는 점일 것입니다.

저와 그분의 관계에서도 단순한 아이컨텍트 외에는 딱히 뭐라 말할것도 없고,

통성명이나 번호교환? 전혀 안나갔습니다.

제가 다른사람에게 이런 이야기는 안하는 타입이라 동기들이 봤을때는 딱 그정도 사이입니다.

"일면식이 있는 사이"

 

굳이 따지자면 객관적인 사실 하나, 제목에서처럼 '모르는 사이에서의 미소'  딱 하나입니다.

그 미소는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요? 전 아무리 싸매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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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제여, 그 질문의 대답은 그 여자만이 해줄 수 있다네.
  • @돈많은 올리브
    그렇군요... 전 그분이 아니니까 전 아무리 해도 그분을 판단할수가 없군요..
    명쾌한 해답입니다
  • 난니가좋아너도내가좋니?
  • @질긴 메꽃
    일단 저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군요..
  • 답을 얻으려면 그분과 친해지면 됩니다
    뭐 없어요 대화 자주하고 연락처 받고
    휴대폰으로 대화하고
  • @난폭한 노랑물봉선화
    그 시작이 너무 힘들다는 거에요..
    그런식으로 비춰지는게 싫어서 제가 말을 못걸겠습니다..ㅠ
  • @글쓴이
    조금 무모하게 나간다 해도 인생에 있어서는
    쌀한톨 만한 사건 아닌가요
    영화나 드라마도 아니고 우연히알게된 여성이 간첩일리 없고 ㅋ
    아무튼 말좀 걸고 쪽 판다고 해서 인생의 활로가 바뀐다거나
    하지 않으니 자신을 죄고 있는걸 풀어보세요
    한결 편해질겁니다
  • "재미있게 생겼네?ㅋㅋ"
  • @창백한 바위떡풀
    아 그 가정을 하나 놓쳤네요 ㅋㅋㅋㅋㅋㅋㅋ
  • 이런이런
    그냥 친해지세요 뭘 고민하시나요
  • 그냥계속보이면 굳이호감이아니라도 신기해서 웃어지기도하던데요. 심지어동성끼리라도
  • @생생한 참취
    흠.... 그럴 가능성도 충분히 있네요...
  • 저는 그냥 눈에 익은 얼굴이라 생각하면, 잘 몰라도 눈 마주치면 머쓱해서 웃음. 길가다가 아이컨택이 길다는건 익숙함때문에 더 주의깊게 쳐다본 걸수도 있구요. 그냥 의미를 부여하기엔 너무 사소한;; 행동들이라.. 글쓴이분 본인이 관심이 없으면, 그냥 놔두세요. 여자쪽에서 정말 관심이 있다면, 신호는 어떻게든 옵니다.ㅇㅇ
  • @한심한 인삼

    머쓱해서 웃은걸까요?

    만약 그분이 마음이 있다면.. 저두 그분쪽에서 신호가 올것같긴한데.. 과연 올해안엔 올까요? ㅎ

    그냥 한탄하는 겁니다..ㅎ 질문이 아니에요..

  • @글쓴이
    네.. 제 경험+주위 경험에 따르면, 꽂히면 엄청 수를 쓰던데요. 무리해서 같은 발표조 들어가려고 하던지, 책 안가져왔으니 같이 보자든지, 과를 알아내서 주변 인맥을 활용하든지, 아니면 돌직구로 연락처 남기든지. 그러기 민망하면 아예 반짝이 게시판에라도 남김. 남자도 여자도 똑같아요. 접근하는 디테일이 약간씩 다를 뿐. 글쎄요 제가 그 분이 아니라서 신호가 올지 안올지 모르겠지만, 인연이라면 아마 오겠죠?
  • 이건 .. 마치 전차남급의 이야기네요 복도에서 마주쳤을때 웃었던것처럼 느꼈더라면 물어보지 그러셨어요
    '왜 웃으세요 ?'라는 식으로?
    3자의 입장으로 봤을때 추측되기론 그 여성분은 글쓴이에게 호감(구체적으로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큰거 같네요. 물론 호감이라고 해서 좋아한다거나 한지는 아직 모르는 것이고
    친해지고 싶은 마음 만일수도 있으니 어쨋든 좋은 쪽으로 생각한다면 친해져보는건 어떨까 싶네요
    다만 그분이 웃는게 다른 이유(글쓴이가 눈을 피한다거나 하는)라서 그렇다면 .. 이 이야기의 끝은 ..
  • 어렵네 나돜ㅋ
  • @힘쎈 땅빈대
    저도 어려워요 ㅠ
  • 말한마디도 안해본 사이라도 같이 수업을 듣고 가까이 앉아서 얼굴 익히게되면
    강의실밖에서 우연히 보게되더라구요. 그럼 속으로 와, 신기하다. 이런 생각해요 전ㅋㅋㅋ
    그런 생각하면서 뚫어져라 쳐다보기도하구요. 낯이 익은데 어디서봤지? 이생각하면서 얼굴 계속 쳐다볼때도많아요.
    매일 등교길에 보는 남자도 하루 안보이면 어, 왜 안보이지 이생각도 하구요(잘생기지않았습니다)
    실제로 저는 시험기간에 항상 같은 열람실, 같은 자리에 앉았는데 항상 제 옆에 앉던 여자분이 계셨거든요(저도 여자) 시험끝날무렵 어느 날 하루 제가 같은 층, 다른 열람실에 가게됬고 하루종일 그 여자분 얼굴안보다가 우연히 화장실앞에서 마주쳤는데 서로 피식하고 웃으면서 눈인사했어요ㅋㅋ
    그 분 시험 끝나고 학교 앞에서 우연히 두번인가 마주쳤는데 그냥 서로 웃으면서 지나쳤어요
    별 의미없을 수도^^;
  • @야릇한 관중
    제가 괜한 의미 부여를 하는걸까요? ..그것도 생각해봐야겠네요
  • 착ㅋ각ㅋ
  • @기발한 푸조나무
  • 이런글을 쓰는 건 상대에서 호감이있으신거 같아요. 시작이 힘들겠지만 남자로서 먼저 다가가서 번호믈어보세요
  • @고상한 꽃다지
    제가 상대방에게 마음이 있다는건가요?
  • @글쓴이
    아무리 상대가 눈을 마주치고하더라고 상대에게 관심이없다면 신경쓰이지않을거라 생각해요 그 의미를 고민하고 글까지 쓰신거보니 관심있어보이네요
  • 많이 순진하신 것 같은데
    한번 부딪쳐보세요
  • 냉정히 이야기 할게요. 글을 읽다보면 글쓴이가 그닥 자신감가지고 사는 사람도 아니고, 활발하고 리더쉽있는 사람도 아니고, 그냥저냥 과에 보면 한명씩 앉아있는 흔남1인 것처럼 연상되네요. 게다가 눈 몇번 마주친 거 가지고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펴다 이런데다 장문의 글을 쓰시는 캐릭터라면, 그 여자분이 글쓴이에게 딱히 호감이 있을 거 같진 않아요. 착각일 뿐이죠. 문제라면 글쓴이가 그 여자분에게 호감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거에요. 잘 극복하시길 빌게요.
  • @화사한 칡

    흠...좀더 솔직히 말하자면, 본론에서 제가 저 스스로를 지나치게 비하한 면이 있죠.
    키도 그렇게 큰건아니라고 했었죠.. 사실 보통 큰겁니다. 80정도?
    최근의 운동부족으로 좀 찌긴 했지만 수개월간의 운동으로 몸도 좀 괜찮고..
    여자인 친구들도 많고, 데이트메이트 정도까지는 있고, 연애경험도 몇번있고,
    약간 성숙해보이고....그렇게 나쁜편은 아닙니다.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펴다 이런데다 장문의 글을 쓰시는 캐릭터" 가 아니라,
    캐릭터가 워낙 강해서 나름 학교에서는 기를 죽이고있으려고 하는..
    약았다는 소리를 귀에 달고 사는, 상당히 약은 놈입니다 ㅋ



    무튼 제가 하루정도 생각해보니, 그 여성분이 저한테 전혀 관심이 없을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최소한 그분이 저를 "인지" 하는건 분명하다는 결론을 내렸죠. 저 이야기와 지금까지를 봐서는 "인지" 이상의 것은 판단할수 없을 것같네요.

    그리고 글쓴이가 그 여자분에게 호감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 이라는 것보다는
    제가 그 분을 신경쓰기 시작했다, 의식하기 시작했다는 정도가 맞을겁니다.
    그정도는 '관심있다' 라고 할수는 있겠지만 그 관심이 호감이라고는 얘기할수 없겠네요.

  • 아 이거 누군지 알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느끼하고. 뿔테안경에. 김씨.ㅋㅋㅋㅋㅋ여기까지만 할께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정도면 알만한 사람들 다 눈치깟을꺼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제부터 니가 이렇게 신중했는데 ㅋㅋㅋㅋㅋ순진한척하지마라 이 영악한놈 ㅋㅋㅋㅋ
  • @치밀한 꿩의밥
    이거 누구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느끼하고. 뿔테안경에. 김씨'가 우리학교에 나밖에 없니?
    (그리고 나 더이상 느끼하진않잖아 왜그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내가 쓴거면 지금 이 댓글에 [글쓴이]라고 뜬다고. 이사람들아.
    이런걸로 카톡보내지마라 진짜.
    ㅡ 사회대에 다니는 23살짜리 '느끼하고. 뿔테안경에. 김씨' 사람 올림
  • ㅋㅋㅋㅋ
  • ㅡ,ㅡ 염화미소가 생각나게 하는군요 ㅋ 제생각엔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ㅋㅋㅋㅋ 님이 가섭이고 그 여자가 그걸 아는 현자가 아닌 이상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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