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과 선배의 답신 :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06학번 후배님께

유쾌한 구상나무2015.04.27 12:53조회 수 4847추천 수 57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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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째 2차시험에 도전 중인 06학번이라면

함께 학봉정, 효원재 생활을 했던 그 후배님일 것 같습니다.


사법시험 1차를 합격하고난 후

법학도에게는 핸드폰이 사치라 여겨

없애버리고 신림동으로 올라가는 바람에

후배님의 번호를 잃어버려 이렇게 커뮤니티의 글로 대신합니다.


우리 사법연수원생이든 후배님과 같은 사법시험고시생이든 우리는 모두

법이라는 끝없는 바다를 항해하는 작은 돗단배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연수원에 있는 동기들이 한결같이 말하기를

이제 1차에 응시해볼 수 있는 공부를 한 3년차에는 참 많이도 거만해집니다.

법에 대한 지식을 처음 알아가는 기쁨과 무언가 특별한 사람이 되어간다는 자부심의 결과이지요.


하지만 3년이라는 공부기간은 이제 법학공부의 발걸음을 뗀 수준에 불과한 고로

학부 4년 졸업후 4년 연수원 2년의 과정을 거쳐야서야 비로소

법이라는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나침반을 얻게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1차를 합격하고 2차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게 되는 4년차에는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하게 될 만큼

공부 앞에 겸손해 집니다.


그렇게 사법연수생들은 평균 6년의 공부를 거치고서야

합격의 기쁨을 안고 더 깊이 있는 2년의 공부를 시작하게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 바다는 참으로 넓고 아득하여 우리가 전부 다 알 수없습니다.


그러기에 여러 훌륭하신 교수님들과 동료변호사들과 함께 이 바다를 헤쳐나가고

특허법이라는 바다는 변리사님들의 세법이라는 바다는 세무사님들의

노동법이라는 바다는 노무사님들의 조력을 얻어가며

이 항해를 이어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언젠가 학교 선배님이기도 하신 안원하 교수님께서

"법학과 학생이라면 당연히 사법시험에 꼭 도전해야 한다.

취업을 하든 공무원을 준비하든 로스쿨을 지망하든 사법시험을 준비해야

법학에 대한 이해와 공부에 대한 겸손함을 알 수 있다."고 수업시간에 말씀하신적이 있으셨지요.

후배님도 형법연습을 같이 들었으니 기억하실 것입니다.


후배님, 마음이 힘들땐 잠시 수험서를 덮고

판례를 차근차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사실관계를 포함해서 말입니다.

외우려하지 말고 조용히 한자한자 음미하면서 말입니다.


판례속에 담긴 언어는 외워서 시험장에 가서 짜내어 쓰기위한

수험서와는 다른 그 무언가가 느껴집니다.


권리를 구제받기 위한 원고의 처절한 사투와

그에 대한 재판부의 치열한 고민


해운대에서 개업하신 99학번 선배님께서

제가 학봉정 한쪽에서 한숨 쉬고 있을때

이 방법을 알려주셨습니다.


어느새 머리속에는

사법시험 합격 후 연수원을 거쳐

국민의 권리구제를 위해 힘쓰고 있는 제 모습이

떠올려졌습니다.


후배님도 자신의 꿈을 이룬 상상을 하곤 하실것입니다.

후배님께서는 충분한 실력과 열정 그리고 약자를 향한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기때문에

그것이 법을 이용해 호위호식 하는 상상이 아닐것이라 생각합니다.


시험장에서도 차분히 앉아 자신을 믿으신다면

사법시험을 거쳤던 모든 사람들이 겪었던

그 주체할 수 없는 손떨림이

조금은 진정될 것입니다.


사법시험이라는 인생의 도전을 겪었던 저와

지금도 치르고 있는 후배님은

진정한 법조인으로서

국민의 권리구제 현장에서

반드시 뵐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후배님, 조만간 연수를 마치고

땀과 추억이 깃든 법학관에 가볼 생각입니다.


그때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배님과 함께

법학관 이곳 저곳을 옛 추억을 회상하며

걸어보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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