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운동과함께 떠오른 사람

못생긴 은분취2018.03.24 17:24조회 수 1590추천 수 6댓글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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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살때 이야기입니다
11살연상의 남자랑 사귀게되었습니다
저는 그사람의 나이를 몰랐을때 호감을 갖게되었고
감정이생기고나서야 진짜 나이를 알게되었습니다

그냥 다 철없는 생각들로 만났던거같아요
그땐 그사람도 그럴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만난지 몇달 되지않아
본인의 집에 초대해서 갔다가
얼떨결에 첫 관계를 했습니다

인터넷 스마트폰이 발달하지도 않은 시절이라
성적인 지식도 눈치도 없없던거같아요
그리고 지금 생각하면
너무 몰라서 그랬는지 정말 겁도 없었네요 ..

아프고 무서워서 못하겠다고 했는데 결국 끝까지했고
그렇게 관계하고 찝찝하고 마음도 무겁고 힘들었어요
정신적으로도 불안하고 어두워진느낌이 아직 기억이나요 생생하게
전그냥 만나서 이야기하고 손잡고 웃고 이런게 좋았지
짐승처럼 관계하는건 너무 부끄럽고 싫고 무서웠어요



원래 첫경험은 힘들고 불안한거겠지 하고 생각했어요


그런 관계가 너무 싫어서 벗어나고싶으면서도 한편으론 헤어지자고하면 어떻게나올지 무서운마음도 있어서 참았던거같아요

실제로 헤어지자 했다가 사진유포하겠다 부모님께말하겠다 등 협박받고 휴대폰만 깨졌었네요


관계시 강제로 오럴요구, 차에서 속옷벗고있으라는요구, 영상촬영요구, 이상한 체위들 요구,,수치심 느껴지도록 관계했던 것들 등등 잊혀지지 않아요
익명이지만 다 쓸수없을만큼 부끄러운 일들이 많았어요
그리고
헤어지지그랬어? 거부하면되지 너가 강하게 거절안해서 그런거아냐?
라고
할까봐 주변에 이야기도 못했어요 ㅎㅎ...
제가 생각해도 그시절의 제가 한없이안타깝고 답답하거든요
하지만 그때는 정말 바보였는지 그게 정상인줄 알았어요
남들도 사랑하는사람이랑 다들 이렇게 하는건가? 하고 그냥 참으면서 마음으로만 힘들어했어요
대학을 온 뒤 너무힘들어서 용기내서 헤어지자고 했어요
그러고 성인이되어 만난 사람들과 정상적인 연애를 하면서 그게 비정상이었다는걸 천천히 깨달아갔던거같아요
어려서 너무 모르고 바보처럼 당하기만했던 흐려져가던기억들이 되살아나고 그사람에대한 미움과 증오가 마음에 가득하게 변해버렸어요
그렇게저는 거식증에 걸렸어요
성폭력상담소같은곳에서 상담도 받아보고
입원해서 치료도받고
2년정도 걸려 지금은 식사장애는 거의 없어졌어요
언젠가 다시 마주치게된다면 그때 왜그랬는지나 묻고싶어요
ㅎㅎ
요즘 미투운동이 활발하니 더 생각이나네요
용기내서 올려보아요..
잘한것도 하나 없으면서 괜히 위로받고싶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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