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장의 소원

글쓴이2015.06.05 19:57조회 수 424댓글 0

    • 글자 크기

학교에선 학생들이 와글와글
계속 뭔가를 얘기해야 하고
집에선 애들과 놀아줘야 하고
나 좀 혼자 있게 해주면 안 돼?



아내
그런 말 할 때 참 황당하더라
혼자 있으려면 왜 결혼했어?
좋다, 나도 혼자 좀 있어보자
육아를 분담해야 하지 않아?



아내 당신 이번 연휴 때 학교 언제 언제 가지?

나 애들(학생들) 나와서 공부하는데 매일 나가서 제대로 하는지 봐야지.

아내 그래? 다른 고등학교 선생님들은 그렇게까지 안 하던데. 그럼 난 애들하고 어떡하지? 엄마하고 모두 거제(처가가 경남 거제다)에 내려가신다던데. 그런데 당신 하루 종일 학교에 있지는 않을 거잖아? 점심 먹고 오후에는 올 거니 첫날에는 어디라도 나가보자. 이제 날도 더워지고 하니 서윤이 옷도 좀 봐야 하고.

나 여보. 나에게도 좀 연휴인데. 그날 그냥 옆집 엄마들하고 이래저래 좀 가고 이럴 일 없어?

아내 집에 오면 쉬는 거지. 집에서 누가 당신한테 일 시키나? 집에 오면 당신 마음대로 하면서 무슨 못 쉰다고 볼멘소리를 해?

나 집에 오면 쉬는 게 되나. 첫째는 그나마 뭐 혼자 숙제라도 하지만 둘째는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 하고. 나 지난 휴일에도 애들 둘 데리고 혼자 동물원 가서 3시간 넘게 놀다가 왔잖아. 이번에는 그냥 집에 있고 싶은데….

아내 내가 매일 애들 보잖아. 그럼 나도 혼자만의 시간 좀 갖자. 육아를 분담해야지. 그리고 뭘 자꾸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고 그래? 혼자 놔둬도 특별히 할 것도 없으면서.

나 왜 할 게 없어? 나도 집에서 소리 크게 켜놓고 야구 게임 좀 실감나게 해보자. 낮잠도 좀 푹 자고. 사놓은 책도 좀 읽고. 그리고 혼자 좀 돌아다니고 싶은 곳도 있어. 내가 왜 혼자서 할 게 없다고 하는 거야.

아내 당신이 그러면 나는 애들하고 어디로 가란 말이야? 혼자 있을 때 그러는 거는 결혼하기 전 솔로일 때나 하는 거지. 그때 실컷 했잖아? 들어보니 컴퓨터 과열될 때까지 게임하고 했다면서? 혼자 있어봤자 게임밖에 더 하나. 옆집 아빠는 캠핑 장비 사서 어제 떠났다더라. 당신도 좀 열심을 내봐!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욕설/반말시 글쓰기 권한 영구 정지3 똑똑한 개불알꽃 2019.01.26
공지 사랑학개론 이용규칙 (2018/09/30 최종 업데이트)6 나약한 달뿌리풀 2013.03.04
58522 .79 끔찍한 코스모스 2015.08.02
58521 마럽 여자 체형79 털많은 콩 2015.06.14
58520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79 부자 노랑제비꽃 2015.04.10
58519 외롭고 혼란스럽습니다79 절묘한 산부추 2014.12.04
58518 전 남잔데 성매매하는 친구 있으면 다 거릅니다.78 무거운 개망초 2019.02.16
58517 여친 남친 어디서 만나셨나요?78 날렵한 술패랭이꽃 2019.01.24
58516 여자분들이 기본매너가 떨어진다는건 도서관만다녀도암78 피곤한 잔대 2018.03.24
58515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78 침착한 애기현호색 2017.09.12
58514 .78 날렵한 토끼풀 2017.05.05
58513 대구 모 클럽에서 1년간 일했었는데요78 큰 애기부들 2016.07.03
58512 [19] 섹파, 집창촌 등 좋아하는 남자들에 대해, 그리고 좋은 남자를 알아보는 법?78 미운 영춘화 2015.09.24
58511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해요. 대체 이 오빠는 무슨 감정인가요????????? 미쳐버리겠어요78 돈많은 현호색 2015.08.19
58510 고백거절 당했는데 그녀가 저를 피합니다..78 청아한 벌노랑이 2015.06.26
58509 동게보니 제가 생각이 짧았네요78 훈훈한 갈참나무 2015.06.16
58508 .78 억울한 비비추 2015.06.10
58507 .78 괴로운 노루오줌 2015.02.22
58506 헤어진 전 여친이나 전 남친!78 유별난 복자기 2013.10.18
58505 [레알피누] ㆍ77 배고픈 섬말나리 2019.08.24
58504 남자든 여자든 몸, 자기관리77 기발한 줄딸기 2018.04.12
58503 남자친구는 어디서 만나서 사겨요??77 아픈 구절초 2018.04.03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