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간 못 잊었던 그녀와 만난 후..

건방진 고마리2013.04.07 11:15조회 수 1364추천 수 6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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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2학년 때 너무 좋아했던 여자애가 있었어요.


두번째 사랑이었지만, 내가 누구를 이렇게 좋아 할 수 있을까 싶을정도로..


고백을 했고 졸업할때까지 기다렸지만 끝내 대답을 듣지 못했었어요.


그때도, 지금도 생각해도 그렇지만 약간 그런 류의 결정을 잘 못 내리는 그런 여자애였어요.


그 후 졸업을 하고 대학교에 왔고 대학이 서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보니 


가끔 의미없는 문자만 주고받을 뿐 만나지는 못한채 그렇게 5년이 지났지요.


그동안 새로운 사람과도 한두번 만나고 소개팅도 여러번 했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연애할때가 아닌 공백기에는, 어김없이 고등학교 때 좋아했던 그 애가 계속 떠오른 거에요.


가끔 생각했었죠. '내가 잃어버린게 뭘까. 그런게 있다면 그 애일까?'


인생에 있어서 답도 의미도 희망도 없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답하며 살아가다가..


얼마전에, 사람한테 상처받은 어느날, 문득 용기가 생겼어요. 


마치 마음속에 고개숙이고 있던 뭔가가 고개를 드는 느낌. 지금이라고. 또 지금이 아니면 안된다고


바다를 보면서, 전화를 걸었고 만나자고 말했습니다.




긍정적이고 명랑하고 여전히 웃는게 예쁘더군요. 


고민할때 고개를 살짝 돌리고 눈을 30도쯤 내린채 멍때리는 모습이나


옷이 어깨위로 올라가면 목이 답답하다며 카라깃을 손으로 내리려는 버릇,


활처럼 가늘게 뻣은 윗입술. 보조개. 


마음속까지 쳐다보는 듯한 눈빛


모든게 그대로였어요. 


하루종일 커피숍에 앉아서 밥대신 빵먹고 차 마시고 몇시간동안 말만 계속 나눴던 것 같아요.


마치 어제 헤어진 것처럼. 말 못하면 숨 못 쉴 사람들처럼 그렇게 말만 했어요.



그런데.... 뭔가가.. 고등학교 때는 있었는데 지금은 없는 뭔가가 느껴지더군요.


5년이라는 시간의 공백에서 서로 다른 경험들을 축적해왔기 때문에 오는 격차인지,


서로가 없어도 우리들의 인생은 이렇게 흘러 갈 거라는 체념에서 오는 담담함인지


예전처럼 가슴은 뛰지 않았어요. 그때는 보기만해도, 뒤에서 목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진정못했었는데..



그동안 너무 그리웠고, 생각나서 잠못 이루는 날들도 많았고, 뭐가 문제일까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는 날들도


막상 보고나니 다 별 것 아닌것처럼 느껴지더군요.


그래도 한가지 깨달은 건 있어요.


'내가 용기가 없었구나, 그리고 난 평생 너를 그리워하겠구나'



헤어질 때..


"가끔, 너 보러와도 되지?" 라고 짐짓 별거 아닌듯, 사실은 긍정을 바라는 마음으로 조심스레 물었을때 


스스럼없이 "어, 와"라고 말하는 그 애..


이건 희망일까 절망일까.. 다시 사랑일까 그냥 그리움일까.. 잘 모르겠지만


그렇지만 그 애를 다시 한번 더 보고싶네요..




제가 좋아하는 소설 이상의 '날개'로.. 이 글을 마칠게요


"나는 불현듯 겨드랑이가 가렵다

아하, 그것은 내 인공의 날개가 돋았던 자국이다

오늘은 없는 이 날개

머릿속에서는 희망과 야심이 말소된 페이지가 딕셔너리 넘어가듯 번뜩였다.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리고 일어나 한 번 이렇게 외쳐 보고 싶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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