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로서 다가가는 방법이 뭘까요

건방진 천남성2013.03.28 23:58조회 수 1333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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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에서 아는남자여자동기들은 많은데 많이친한사람은 없고

복학하고 난 후 과활동을 안해서(애초부터 안했지만) 아는 후배한명없고

과가 워낙 평균이 낮아서 그나마 평균이상외모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남자입니다.

일할때 여자들이 번호도 물어보고(가르쳐주진않았어요)

남자친구들보다 여자친구들이 더 편하고, 괜찮다는 평가도 가끔듣습니다.(예의상하는말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지만 사람은 무척좋아하면서도 워낙 소심하고 숫기도 없고 특히 눈치가없는 저로서는 

"말수가 적고 여자한테 관심은 없고 모두에게 친절한"이라는 말도안되는?! 캐릭터를 고수했죠.

사실 숫기가없는걸 숨길려고 무관심한척 하는것도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진짜 무관심해지기도했고 그런거죠.

전공수업시간에는 구석에 앉아서 아주 열공하는듯한?(제가 좀 공부잘하게생겨서) 이미지였고

딱히 친구옆에 가서 앉지는 않고 홀로 앉되 옆에 누가 앉든말든  아무상관안하고 책만 보는 그런 스타일이었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써놓고도 부끄럽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다가 어느날. 어떤 여자분이 저한테 책을 빌리게 됩니다.

하루에 수업을 세개를 같이 들었었는데 첫수업이 끝난후 바로 앞줄에 앉아있던 저에게 약간 뜸을 들이면서 부탁하시길래..

평상시에 많이 보던 분이라서, 제가 착각을 좀 해왔던게 있어서 솔직히 좀 설렜는데

돌이켜보면 그때 제 표정은 평상시의 그 얼어있던 표정과, 특기인 빤히쳐다보기. 이게 첫번째 패인입니다.


언제 돌려줄수있냐는 질문에 내일어떠냐..했는데 그다음날은 수업이 겹치지가않았고

그 다다음날은 또 그수업이라서, 그때가 시험기간이라서 그렇게까지 하면 오히려 내가 오해를 받겠구나싶기도했고

그래서 나중에 세번째수업시간쯤에 돌려주시겠다고했는데..


그러곤 음료수 사준다길래 머리속으로 그린 제 시나리오는 같이 자판기있는곳에 내려가서 대화나누면서 웃으면서 뭔가 화기애애하고 풋풋한.. (그런 쑥쓰러워하면서 풋풋한거 나 진짜 잘하는데..)

두번째시간전에 사서 올라오셨고. 갑자기 목이 잠겼고(만성적으로 목소리가 잘 가는? 그런목이라..) ....여러가지 이유로 시나리오가 실패했죠. 목이 잠겼어도 할말은 했어야 하는데 말이죠.. 목이 잠긴게 뭐가 대수라고!!!


패인은 두번째 시간에도 있었습니다. 전 나름대로 관심을 보이기위해서 쳐다본건데.

그여자분입장에서는 평상시에 워낙 무표정하고 무관심하고 감정이 보이질않는데 내가 계속쳐다보니 책빨리 돌려줘!로 보일수도 있겠다라는 걸 그땐 몰랐습니다. 


두번째시간마치고 그분이 앞자리로 옮기면서 책을 돌려줬는데

전 ... 자리에 가만히 앉아서 형식적인 미소를 지으면서 "글씨 못알아보시겠죠? "


세번째시간이 끝나고 저녁무렵이 되서 집에 가기전에 복도에서 그여성분을 마주쳤을때

전 "안녕히가세요"라고 인사했는데 그분은 무척 당황하시면서 "아..아 네 안녕히가세요" 


다음에 마주친건 그 다음수업이 있던날이었지만 워낙 사람이 많아서 딱 마주치질못해 인사할 기회가 없었죠.


그 다음날엔 위쪽건물에서 수업을 마치고 내려오던 길이었는데

'책을 돌려줬을때'에 제 옆에앉아있었고 그 위쪽건물수업을 같이듣던 친구가 괜히 그때 그 일을 되새김함으로써

전 같이 수업듣던 또다른 여자사람친구의 재촉에 못이겨

누가들어도 '파릇파릇하고 풋풋하게!' 이야기를 하던 와중이었는데!

그 여성분이랑 마주쳤죠...

순간 전 당황해서 조용히하라고 소리쳤고 죄지은사람마냥 아무 표정도 못짓고 인사도 못하고..눈만 마주치고 지나쳐버렸죠...

(그후에 여자사람친구가 모든이야기를듣고는 얼마나 날 놀리던지.........흑흑 누나 그러는거 아니에요)


그 다음순간부터 마주칠때에는 계속 전 그때 길가에서 마주쳤을때 들킨건 아닌가 싶기도하고, 무표정이 안될것같기도 하고, 다 필요없고 사실 용기가없어서 인사를 안했어요..사실 전 못한건데.


지금까지 일련된 사건에 있어서의 문제점을 깨달은건 근래의 일입니다.

숫기가없고 쑥맥이라서 그렇다고 핑계하고 있었긴하지만

나름 여자사람들이랑도 잘지내고, 여자친구를 안사귀어 봤던것도 아니고, 느끼하다는 소리도 많이들었었는데

제가 이렇게까지 사람마음을 못헤아리는지...... 모든 방면에서 아직 한참 멀었네요.

고상하고 어른스러운척하지만 전 아직 너무도 어리다는걸 깨달았네요 휴.


(그래서 요즘은 표정좀 만들어보려고 노력하고있어요..다른사람에게 내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도 실천하고있습니다.

평상시에도 계속 미소짓고 있으려고 미소교정기? 그런것도 집에선 늘 하고있어요)


아무튼 문제는!

이걸 깨달은 후에도 여전히 아직 인사를 못한다는거- 그게 문제죠.

요즘도 멀뚱멀뚱 서로 눈이 마주칩니다.

그분이 절 본다는걸 의식하고 그분또한 제가 쳐다본다는걸 의식하는게 분명해요.

근데 아는척을 안해요.

도대체 무.슨. 이런. 이상한. 그런. 그런게 다있을까요.


안쳐다봐야지 안쳐다봐야지 하는데에도

하루에 한번은 꼭 눈이 마주칩니다.

요즘은 그분이 계속 뒤에앉아서.. 아.... 그래서 내가 쳐다본다는걸 눈치못챌수가없다는...........

눈이 마주쳐도 제가 먼저 눈을 피합니다. 일부러 피한다는걸 분명히 알고있을거에요.. 티나는걸 알면서도 어찌하지를 못하죠...


제 성격탓에 제가 너무 괴롭네요.

도무지 제가 먼저 아는척은 못하겠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진짜 안되는 이마음 알아요? 입이 안떨어지는 그맘 아세요? 눈을 계속 못쳐다보는 그 느낌알아요?


시간은 흐르고 . 답답해죽겠고 .  신경쓰이고 . 제가 바라는건 결코 많은게 아닌데 . 


이런글을 쓴다는것자체도 비겁하고 부끄럽지만 저 자신에겐 엄청난 도전..입니다.

면전에서 절대 못하니까

제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라고 이글로 대신 말씀드리고 있는거에요. 아 비겁해..

솔직히 이글을 쓰면서도 제가 낸 최선의 답안은 그분이 이 글을 읽는겁니다.


그분이 만약 이글을 보고계시다면 분명히 자기이야기라는걸 확실히 알겠죠?

그렇다면 제가 관심없어서 그런게 아니라는거, 못되서가 아니라 모자라서 그런거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그냥 좀 이제 좀 편하게 말해보면 안될까요..ㅠㅠㅠㅠㅠ 친해지면 안되나요 우리? 저 진짜 순수한 동기인데?


그런데.. 이글을 볼 확률이 아주 낮다고 봅니다. 아니 없다고 봐요..

그럴경우는 도저히 어지할바를 모르겠네요.

이미 모든 조언에 대한 핑계를 다 머리속에 담고있어요......

'말도 못걸겠고 용기도없고 소심하고' 답정너라는 식으로 몰고가놓고는 조언을 부탁하는 이율배반적이네요 내가..



어제 반짝이 어느 글에 답변을 보니까

"이성으로서가 아니라 친구로서 다가가면 거부할사람은 없다" 라고 하시던데 도대체 그런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뭘 어떻게 해야할까요?

"용기내세요" 이런거 말고... 구체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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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닉넴도 안일하다니...ㅠㅠㅠㅠㅠ

    안일하다 : [형용사] 1. 편안하고 한가롭다. 또는 편안함만을 누리려는 태도가 있다

    글에 닉네임이 따라가네요 진짜..
  • 이정도면 그 여자분도 님이 누군지 알아 볼듯
  • @짜릿한 봄구슬봉이
    네.. ㅋㅋㅋ
    근데 제 친구들도 100% 눈치챌것같아서 그게 걱정이긴 하네요.
    지금 약간 정신이없어서 이런 글을 당당하게 쓴걸까요.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민망해서 글 내릴지도.....ㅋㅋㅋㅋㅋㅋ
  • @글쓴이
    술먹었네요ㅋ 저는 이미 여자분도 알아차렸다에 한표 걸께요. 고로 어떤짓을하든 이미 안먹힌다는거.
  • @짜릿한 봄구슬봉이
    ㅋ 차라리 이렇게 된거 그냥 재업했어요 좀 보시라고.
  • 아 너무길어....스압주의ㅜㅜ
  • 내일 글 펑 안댔으면 답변달아야지 ㅋㅋㅋ
  • 저장하고 제개 재업할께요^^
  • .....아침이 밝았습니다.  휴.. 이미 늦었네요........
    지나치게 구체적인사실과 항상쓰는말투와 글쓰는방식까지......제가 아니라고 부정할수가 없는듯.
    약간 곡해의 소지가 있는 단어들 몇개만 수정하고 그대로 살려놓을께요

    그리고 봤던분들만 보시라고 제목은  "."으로..ㅋ

    어떡하지.ㅋㅋㅋㅋㅋㅋ 눈앞이 깜깜해요 당장 월요일에 같은수업..이라니! 답이 없어요.ㅠㅠ

    제발 오늘만큼은 학교에서 마주치지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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