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 미용실 아줌마가 부담스러운데 커트는 잘하시네요.

밝은 상추2017.12.14 00:21조회 수 5258추천 수 3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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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엊그제 여권사진 찍으려고 머리 깎으러 미용실에 갔어요.

 

젊은 직원분께서 앉아서 기다리라고 하셔서 탁자에서 기다리는데 어떤 나이드신 아주머니가 오셔서 차를 주시더군요.

 

그래서 감사하다고 받아먹는데 그 아주머니가 갑자기 제 맞은편에 앉으시더니 턱을 괴고 절 빤히 봅니다.

 

턱괴짤 걍 즉석에서 올려드릴게요

정말 이렇게요;;

 

저는 부담스러워서 눈을 살짝살짝 피하면서 차만 호로록 마셨지요.

 

아주머니가 말씀하십니다. 오랜만이라고.

 

그렇습니다. 사실 전, 10개월도 더 전에 그곳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곧 발길을 끊었죠.

 

그 아주머니 때문에... 그 아주머니가 저에게 과한 관심을 주셨기 때문에 부담스러워서 가질 않았던거죠.

 

오랜만이라는 아주머니의 말씀에 전 학기동안 너무 바빠서 올 시간이 없었다고 둘러댔죠.

 

아주머니는 제 말을 듣고는 " 그래도 내가 생각나서 왔네? "라고 하십니다.

 

전 그저 웃으며 차만 마십니다.

 

아주머니는 제게 궁금한것도 많으신지 이것저것 물어보십니다.

 

어디 사나? 나이는 어떻게 되나? 

 

그런데 이해는 합니다. 오랜만이니까 저에 대해 궁금한 것도 많았겠죠.

 

차를 다 마신 저는 어색한 분위기가 싫어 자리를 일어났습니다.

 

귓가에 어렴풋이 아주머니가 "차 더 안 마시세요? " 라는 말을 들은 것 같지만 못들은채 미용의자로 향합니다.

 

의자에 앉은 저에게 아주머니가 말린 망고조각을 주십니다.

 

"비타민 보충하셔요"

 

전 고맙다고 한 뒤 말린 망고를 씹었습니다. 무언갈 씹으니까 머릿속이 복잡해집니다.

 

그리고 제 머리를 깎으러 오십니다. 부르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아주머니는 제 머리를 손질해주시면서 이런저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자기는 30대 중후반이다. 아이는 둘 있다.

 

전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전 그냥 형식적으로 " 아 그렇게 안보이시네요 하하 "

 

아주머니는 기분이 좋으신지 " 그죠? 20대 같지요? 호호호 "

 

아주머니.. 너무 가셨어요...

 

하지만 그 아주머니, 커트실력은 정말 수준급이더군요.

 

지금껏 제가 다녀본 미용실중에서 제일 잘깎으십니다.

 

제가 여권사진찍는다고 하니깐 친절히 고데기까지 해주시던 아주머니.

 

커트 비용도 다른 곳 다 2만원인데 전 학생이라고 1만5천원 받으시던 아주머니.

 

나중에 계산하면서 저에게 명함을 주시는데 부원장이더군요.

 

역시 연륜에서 나오는 커트력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고민됩니다.

 

커트는 정말 잘 하시지만, 부담되는 아주머니...

 

어떻게 해야될까요???? 부담되는걸 참고 계속 그 미용실을 가야하는건지..

 

※내년에는 1만 6천원 받는다고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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