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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 대신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세요"

부대신문*2011.09.14 14:51조회 수 2868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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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부 통계월보 7월호에 따르면 결혼이민자는 14만 명을 넘어섰고 국내 체류 중인 결혼이주민의 4명 중 1명은 베트남인이라고 한다. 3년 째 한국에서 생활을 하고 있는 베트남 여성 트엉 꿕 린(김해시 내외동, 23) 씨를 만나 결혼이민자의 어려움을 들어봤다.


  그녀는 국제결혼을 선택한 이유로 ‘돈’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호치민이 고향인 린 씨는 4남매 중 장녀이며 그녀의 가족은 할머니와 부모님을 포함해 7명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공장에서 일하는 미숙련 노동자로, 월급이 150달러를 넘지 않는다. 베트남에서 2,3명의 아이를 키우고 생활하려면 400~500달러 이상이 필요하다. 이에 린 씨는 “호치민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받는 임금이 적지는 않지만 아버지만 돈을 벌어 생활비, 학비 등의 충당이 매우 힘들었다”고 밝혔다.


  중등교육까지 마친 린 씨는 고등학교 진학을 하지 못했다. 공부를 못해서도, 학교가 싫어서도 아니었다. 학비를 댈만한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예쁘게 차려입고 학교를 다니는 여대생을 보면 부럽기만 하다”고 말하며 눈물을 내비쳤다.


  그녀는 ‘한국으로 시집을 가면 매달 집으로 돈을 보내준다’는 내용의 소문을 듣고 국제결혼 중개업자를 만나게 됐다. 린 씨는 “베트남에는 많은 한국인 중개업자가 있다”며 “마을을 돌며 ‘한국 남자를 만나 결혼하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 한국 남자들은 베트남 남자보다 다정하다’ 등의 말로 베트남 여자들에게 국제결혼을 종용한다”고 전했다. 좋은 말로 포장하면 국제결혼이지만 실상은 매매혼이라는 것에 그녀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중개업자의 말과 달리 한국에서 생활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린 씨를 보고 그녀의 남편과 시어머니는 모질게도 구박했다고 한다. 친구도, 가족도 없는 한국에서 그녀는 수십 번 자살까지 결심했다. “사람들이 모두 나를 싫어하는 것 같아 살고 싶지 않았다”며 힘든 시기를 고백했다. 1년 쯤 한국에서 생활을 한 이후 그녀는 한국어와 문화를 익히고자 다문화가정상담센터를 찾았다. 그러나 이내 린 씨는 “베트남에 대한 편견에서 비롯된 말들로 더욱 상처받았다”며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자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극심한 스트레스와 외로움에 지친 린 씨는 이주민상담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이혼 방법에 대해 상담하고 베트남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상담사들은 하나 같이 ‘참고 살아봐라’고만 말했다고. 그녀는 “한국 정부 산하 상담센터였지만 해결책을 찾아주려고 노력하지 않았다”며 “결혼이민자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없다면 차라리 한국 정부는 국제결혼을 금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문출처 : http://weekly.pusan.ac.kr/news/articleView.html?idxno=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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