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신문

박물관에 숨결 불어넣는 학예사

부대신문*2011.12.05 16:54조회 수 83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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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에는 방문객으로 북적이다 밤이 되면 전시된 유물이 살아 움직여 북적이는 박물관. 이렇게 밤새도록 북적이는 박물관을 통제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 다니는 경비원’. 박물관하면 떠오르는 발칙한 상상이다. 그렇다면 미리내골 옆 고즈넉이 자리 잡고 있는 우리학교 박물관에는 관람객들에게 멋진 유물을 선보이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사람이 있을까.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 속 경비원은 전시유물들을 지키고 가끔 놀러온 아들에게 유물들을 설명해주기도 한다. 바로 이 역할을 우리학교 박물관에서는 학예연구사(이하 학예사)가 담당한다. 학예사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전시회를 기획하고 작품 수집과 관리를 담당하는 사람을 통칭한다. 흔히 큐레이터라고 불리는 학예사는 일반적으로 학예연구원, 학예연구사, 학예연구관으로 직급이 나뉜다.
  우리학교 박물관 학예사는 문화재 발굴과 복구 작업 등 고고학자의 역할도 함께 행하고 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우리학교 박물관의 학예연구원, 학예연구사 등 구성원 모두가 고고학을 전공했다. 이재진(고고 99, 졸업) 학예연구원은 “각 학교 박물관마다 고유한 특징이 있다”며 “우리학교 박물관은 과거 사학과 교수들이 박물관을 중심으로 고고학을 연구해 현재까지도 고고학적인 분위기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그 예로 머리를 납작하게 만든 ‘편두’ 인골유물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우리학교에만 있다고.
  우리학교 학예사는 △소집품의 학술적인 연구 △문화재 발굴 △훼손된 문화재 복구 작업 △전시 기획과 안내 △교육 사업 등 크게 다섯 가지 업무를 수행한다. 한때는 학예사의 주 업무가 문화재발굴이었으나 현재는 10년째 문화재발굴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재진 학예연구원은 “지금은 문화재유무가능성을 판단하는 지표조사만 매해 한 두건 정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늘날 학예사의 업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교육 사업이다. 이재진 학예연구원은 “대학교 박물관으로서 학생, 학교직원, 시민 등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밝혔다. 이를 방증하듯 여러 계층을 대상으로 연간 6번 가량의 답사와 매 학기당 10주에 걸친 강연회 등이 열리고 있다. 최근에 열린 답사에서는 80명 정원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신청해 사업성과가 빛났다.
  “훼손된 문화재를 완전히 복구하고 발굴조사보고서를 완성했을 때 가장 기쁘다”고 이현우(고고 02, 졸업) 학예연구원은 말했다. 박물관의 지하에서는 문화재가 한창 복원 중이다. 문화재 복원의 과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문화재를 씻은 뒤 훼손되지 않게 약품처리하고 깨진 유물의 조각을 붙이는 작업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출토되는 문화재의 훼손여부나 묻혀있는 토양 재질에 따라 몇 개월에서 몇 년까지 복구기간이 결정된다. 발굴조사보고서도 이와 마찬가지다.
  이렇게 많은 업무를 담당하는 우리학교 학예사들의 하루 일정은 불규칙하다. 어떤 날은 문화재 복구를, 어떤 날은 교육 사업, 입회조사를 하기 때문이다. 이현우 학예연구원은 “이를 제외하고도 학교직원으로 해야 하는 행정업무도 만만지 않다”고 토로했다. 또한 유물에 가장 적합한 환경인 온도 20도와 습도 25도를 항상 유지하는 것도 학예사가 신경쓸 부분이다. 이재진 학예연구원은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해 학생들이 휴식공간으로도 많이 찾아온다”고 웃어보였다.


원문출처 : http://weekly.pusan.ac.kr/news/articleView.html?idxno=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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