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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동요가 흐르는 간판, 그것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부대신문*2011.10.08 17:51조회 수 2239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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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점 이름이나 판매 상품 및 업종 등을 써서 사람들의 눈에 잘 띄게 걸거나 붙이는 표지를 일컫는 간판은 지난 몇 년간 ‘트랜스포머’만큼이나 놀라운 변신을 해오고 있다. 상호명이나 상업적인 글귀만 가득하던 간판들이 미적, 조형적인 가치가 가미되면서 그 모습을 탈바꿈하고 있다.


  간판의 아름다운 변신에 대해 효원인들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시혜(사회복지 3) 씨는 “간판의 다양한 변화는 거리 미관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라 색다르다”며 “간판 하나로 그 상점의 이미지가 고급스러워져 더 호감이 가기 때문에 손님들을 더 많이 이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게 간판은 상가표시의 의미를 뛰어넘어 각 상점의 개성과 아름다움을 표현해내면서 거리와 상가의 품격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일례로 지난 2005년에 시작돼 3년간 진행된 광복로 간판 개선 사업은 ‘간판 박물관’이라는 테마에 걸맞도록 통일성과 다양성을 함께 추구했다. 이에 광복로 거리에 많은 방문객이 다녀가며 활력을 불어넣었다. 광복로 시범가로추진위원장 우신구(건축) 교수는 “옛날에는 그 가게에서 팔던 상품을 장대에 매달아 간판처럼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주전자 모형하나로 찻집의 분위기를 낼 수 있듯 각 상점만의 개성을 표현하면 더 많은 손님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적으로 지방자치단체가 너나할 것 없이 모두 간판 개선사업에 뛰어들지만 대부분이 그 지역의 정서와 역사를 잘 표현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반면 정지용 시인의 고향인 충북 옥천군에는 시가 함께하는 간판거리와 동요가 흘러나오는 간판거리가 조성돼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정지용문학관에서 출발해 장계관광지까지 ‘시’라는 콘텐츠로 연결해 상점의 간판과 벽에 아름다운 시어가 흘러 전국적으로 입소문이 나있다. 이 사업에 참여한 사회적기업 커뮤니티디자인연구소 이상환 소장은 “전국 각지에서 정지용 문학관과 시에 관심 있는 분들이 많이 온다”며 “간판은 관광객들이 시와 옥천이라는 지역을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북 진안군 백운면에 위치한 원촌마을은 건강원 지붕 위에 염소모형이 놓여있는 등 촌스러우면서도 정감 가득한 간판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된 원촌마을 간판 개선 사업은 전문가뿐 아니라 마을 주민들의 손길이 담겨 지역사회에 주민들의 참여가 이뤄졌다는 데 의의가 있다. 원촌마을에 거주하는 이정영(진안군 백운면, 50) 씨는 “여러 미디어나 타 지역 사람들이 시골 정서와 소박함이 묻어나는 우리 마을 간판에 관심을 가지는 것을 보면 좋다”며 “특히 다른 마을과 달리 가게의 역사를 비롯해 주민들의 손글씨와 이야기가 담긴 간판이라 가치 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보통 사람들은 간판에는 하나의 이미지만 담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간판은 복합적인 이미지와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라 지적한다. 이상환 소장은 “크기만 더 크게 키워 화려하게 만들기보다는 대중들에게 작지만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간판을 제시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원문출처 : http://weekly.pusan.ac.kr/news/articleView.html?idxno=1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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