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조금은 놓아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글쓴이
  • 2016.02.12. 03:43
  • 4044

딱 작년 이 맘때 쯤 이었던 것 같네요.

참 많이 좋아했고 사랑했던
동기이자 여자친구가 있었습니다.

둘은 짧게 사랑했지만 오래 가진 않았습니다.

1학년을 마치고 입대를 하고
군생활을 하면서도, 복학을 해서도
가끔씩 동기라는 이름으로 연락주고 받고
생일날 축하메세지 몇 마디에 기프티콘만
보내곤 했던 제 첫사랑인 그녀가 졸업을 했네요.

졸업식에 오지 않는다는 소식에 다른 동기들
축하 해주러 아무 생각없이 간 자리에서
다시 식에 참석하기러 했다는 그 친구를 만났고
당혹스러움 반, 놀람반의 심정으로
근처 꽃집으로 가
꽃다발을 하나 사들곤 무작정 달렸습니다.

다정한 오빠였지만
아무것도 몰랐던 남자친구로서 함께 보낸
시간들에 대한 미안함,
내 대학생활을 빛나게 만들어 줬음에 대한 고마움.


"졸업 축하한다. 오빠가 그래도 니 졸업하는데 꽃다발 하나 정도는 해줘야 하지 않겠나. 사회인이 되어서도 잘 될거니깐 건강해. 많이 그리울거다. 고마웠어"

헤어지던 날
정보전산원 등나무 밑에 앉아
펑펑울던 제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네요.


6년이란 시간이 흘러
이제는 얼굴조차 볼 수 없는 그 친구처럼
저도 졸업을 합니다.

대학생활 하면서 이런저런 재밌는 일도 많았는데
아쉬움이 남는 4년이네요.

일병 때 손전등 키고 침낭 안에서 그 친구 생각하며
쓴 글인데 오늘 문득 생각나 꺼내 봤네요.

<가끔>
누가 그랬다

계속 생각나면 미련이고
가끔 생각나면 잊혀진 거라고.

니가 가끔씩 생각나는 걸 보면
어느 새 너도 조금씩 내 추억한 켠에
자리잡아가나보다.

잘 지내지?

가끔이란 핑계로라도
널 추억할 수 있어 다행이다.


시험준비하고 있다는데 잘됐으면 좋겠네요.
내일 아침이면 이불킥하겠지만..ㅎㅎ

감성돋는 비오는 새벽입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권한이 없습니다.
댓글 11
활동적인 분단나무 16.02.12. 03:54
좋은 글 잘읽었어요
벚꽃에 살짝 내린 빗방울이 연상되는 이쁜 내용이네요
헤어졌지만 시간을 함께보낸것에 고맙다는 거.....
공감가고 두 분 모두 좋은분만나서 이쁜사랑 하실것같네요
2 0
어설픈 홍초 16.02.12. 08:11
하...
1 0
쌀쌀한 딱총나무 16.02.12. 22:59
좋네요ㅠㅠㅠ
1 0
보통의 자귀나무 16.02.14. 19:42
꽃다발이 님의 절절한 연문이었네요.
1 0
화난 개머루 16.02.14. 19:47
정보전산원 등나무밑

가을 밤 농구코트 건너편 온천천 다리밑

슬프네요
1 0
민망한 떡신갈나무 16.02.14. 22:57
아름다운 마음 오랜만이에요 다들 추억 하나씩은 가슴에 품고 살겠지요 덕분에 저도 옛추억이 생각났어요ㅜㅜ
2 0
즐거운 으름 16.02.15. 01:11
슬퍼요 형님 마음 울적해지는데 행복하네요
1 0
글쓴이 글쓴이 16.02.15. 02:16
엇 ㅜㅜ 메인 올라왔네요;;;;;; 부끄럽네요ㅎㅎ
다들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0 0
적나라한 피라칸타 16.02.16. 13:55
아련하네요 이제는
0 0
청아한 살구나무 16.02.17. 01:00
글이 정말 예쁘네요..^^
0 0
머리나쁜 논냉이 16.02.18. 04:20
필력보소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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