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와 사귄지 300일이 다 되어가는데 권태기 때문에 걱정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남자친구는 그대로인데 제가 마음이 변했어요.
소개로 만난 남자친구는 말 그대로 사랑꾼이었고 그 누구에게도 받아보지 못했던 사랑을 꾸준히 줬습니다.
하지만 완벽한 사람은 없는 것처럼, 남자친구와 저도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았어요.
기본적인 눈치나(술안주로 전여친 이야기를 꺼낸다던가) 사랑과 집착을 구분하지 못한다던가(커플 위치추적 어플을 까는것은 존중합니다만, 저는 싫은데 계속 하자고 조름), 무엇이든 걱정하고 조심하고 보는 성격 때문에 제가 어딜 가던지 본인과 함께하는 것이 아니면 토라지고 좋지 않은 얼굴로 보내주는 것, 노출있는 옷(오프숄더, 배꼽티 등)을 입은 여자를 보면 '저렇게 클럽녀처럼 입고다니는거 별로다'라고 '굳이 여러번, 보일때마다' 이야기하는 것 등등...
특히 마지막은 솔직히 스트레스였어요. 전 남이 어떻게 입고 다니든지 그걸 상관도 없는 사람이 왈가왈부 하는것 자체가 좋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콘서트, 대학 축제, 밤의 번화가 돌아다니면 짧게 입고 다니는 분들 몇분씩 보이잖아요. 그런데 그냥 지나치질 못하고 꼭 '저렇게 클럽 갈것같이 생긴거 난 별로다' '클럽다니는 사람들 싫어' '클럽 다니는 남자애들은 밤에 시비도 엄청 걸어' 하길래, 여름이니까 짧게 입을수도 있고, 짧게 입는다고 클럽가는 것도 아니며, 오빠가 본 사람들이 클럽에 다녀왔을 수는 있겠지만 클럽게 가는 사람들이 꼭 인성이 나쁘다고 단정짓는게 더 이상하다. 그리고 남이 어떻게 입던지 신경쓰지 말라, 그렇게 평가하는게 난 더 안좋은것 같다. 고 이야기해줬어요.
그래서 다 하나하나 설명해주고 남자친구 또한 설명을 들으면 그걸 고치려고 노력하더라구요. 그러면 나아질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근본적으로 서로가 맞질 않는것 같아요.. 전 다른사람과 잘 어울리는 걸 좋아하고 이것저것 배우기 위해 스터디나 동아리를 많이 들고, 알바도 꾸준히 하고 있으며 학과 과제도 굉장히 많은 편이라 항상 바쁜데 남자친구는 늘 시간이 한산합니다. 서로 보내는 시간의 내용물이 너무나도 다르다보니 만났을 때 대화도 쉽게 끊어집니다. 전 누구와 대화해도 꽤 어색함 없이 무난하게 잘 이어나가는 편인데 남자친구는 정반대 성격이라 대화도 항상 제자리를 맴돌더라구요. 이게 이어지다보니 남자친구와의 전화, 카톡, 만남이 기대가 되질 않아요. 지금 마음이 많이 식은 상태인데, 이사람은 아직도 저를 너무나도 좋아합니다. 이렇게 날 좋아해주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까 싶은 마음에서 오는 망설임과 동시에 서로에게 더 맞는 사람을 찾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끊임없이 부딪칩니다. 동시에 아무 이유도 없이 갑자기 헤어지자고 하는게 맞는걸까 싶기도 하구요.
그리고 남자친구가 적어도 올해안엔 취업을 할 예정인데, 서로 바쁘게 된다면 오히려 생활 사이클이 잘 맞지 않을까..싶어서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는 마음도 들고요, 이렇게 좋고 헌신적인 사람을 내가 붙잡아 두고 있다는게 죄의식이 들면서, 또 적어도 이렇게 대화가 통하지 않고 취미생활이 맞지 않는 사람과 끝까지는 못갈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이전에도 위에서 적었던 문제들을 하나하나 이야기해주며 현타오거나 권태기가 찾아올때가 있었는데, 저에게 말보다 행동으로 잘해주는 남자친구를 보며 다시 극복했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정말.. 같이 있으면 나는 너무 재미가 없는데 나를 너무나도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있는 느낌입니다. 예전에는 자연스럽게 연락을 했다면 이제는 제가 의무적으로 노력을 해야 연락을 해요. 제가 남자친구에 비해 너무 학기말에 바쁜것도 있고요.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안잡히네요.. 권태기인것 같다고 시간을 가져보자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해야할지.. 헤어져야할지.. 그냥 마음 고쳐먹고 다시 노력해서 괜찮아질때까지 버텨볼지...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