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좋아진 것 같다.

글쓴이
  • 2018.06.08. 23:21
  • 1701
사람들은 좋아하는 이에게 마음을 담은 편지를 건네곤 한다. 하지만 나는 그 사람들 중 하나가 아니었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생각도,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하지 않게 된 지 오래였으니까.

왠지 생일을 축하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왠지 편지를 쓰고 싶었다. 문구점에 들러서 예쁜 편지지를 사고 책상에 앉아 샤프를 꺼내들어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려갔다.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는 것은 그야말로 오랜만이었기 때문에 마음이 담기기는 커녕 시답잖은 농담만 가득이었다.

결국 무의미한 몇 줄의 끄적거림과 문장 사이사이 빼꼼 등장하는 이모티콘들은 지우기로 했다. 손편지를 쓴다고 생각하니까 아무래도 진심이 전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고 여겼던 것 같다. 담기지 않는 마음을 편지지 안에 가지런히 담아보려 애쓰다보니, 너는 어떤 아이인지 고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너는 예쁘고 귀엽다. 어느 누구라도 너에게 예쁘고 귀엽다고 한다. 일 년 전에 처음 봤을 때도 넌 예쁘고 귀여웠다. 가끔 마주치고 가끔 이야기도 하면서 그럭저럭 알고 지내다 보니 너는 마음까지도 예쁘고 귀엽다는 걸 알게 됐다.

더 이상 떠오르는 생각이 없을 것 같을 때 쯤 너는 참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왜 그렇게 된 것인지는 도저히 가늠할 수 없지만, 아름답다는 그 단어에 갑작스레 꽂혀버린 나에게 더 이상 편지에 마음을 담는 건 어쩐지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되었다.

아름다운 사람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정말이지 즐거운 일이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는 말이 있다. 이와 같이 세상의 많은 일들은 원인과 결과가 뒤바뀌어도 말이 되는 경우가 있다는 생각을 종종 했었다. 이번 일은 말이 되는 경우였으면 좋겠다. 너를 좋아해서 네 이름을 곰곰이 생각했던 게 아니다. 예쁘고 귀여운 너, 아름다운 너의 이름을 곰곰이 생각하다보니 이리 되었다.

네가 좋아진 것 같다.
권한이 없습니다.
댓글 1
참혹한 투구꽃 18.06.08. 23:25
그래서 편지 줌?
0 0
  • 공지 욕설/반말시 글쓰기 권한 영구 정지 3
  • 공지 사랑학개론 이용규칙 (2018/09/30 최종 업데이트) 6
  • 다음 마이러버
    침착한 서어나무
    26.03.19.
    2
  • 첫사랑에게
    우수한 황벽나무
    26.03.18.
    1
  • 직장인들도 많나요?
    코피나는 자란
    26.03.05.
    1
  • 마이러버 항상 매칭 실패네요 ㅜㅜ
    섹시한 동자꽃
    25.10.30.
    1
  • 요새 마이러버는 잘 안하시나봐요
    살벌한 초피나무
    25.10.29.
    2
  • [레알피누] 양산캠은 마이러버 잘 안하나요?
    피곤한 히아신스
    25.08.09.
    5
  • [레알피누] 수도권 사는 98년생 여자인데요..! 다음 신청기간이 궁금합니다!
    가벼운 참골무꽃
    25.06.12.
    2
  • [레알피누] 서울에 사는사람도 마이러버 참여할수있나요?
    가벼운 참골무꽃
    25.06.12.
    2
  • 마이러버 잘 되는 경우 많나요?
    과감한 비비추
    25.06.06.
    3
  • [레알피누] 이번 마럽
    방구쟁이 개양귀비
    25.05.16.
  • 마이러버 나이
    미운 호박
    25.05.14.
    2
  • 충청도
    한심한 호랑버들
    25.04.19.
  • [레알피누] 마이러버
    못생긴 게발선인장
    25.04.14.
  • 마이러버 신청 매번 까먹네요..
    치밀한 갈대
    25.03.12.
    2
  • 여성분들 마이러버 거의 안하나봐요..
    활동적인 매화말발도리
    25.03.11.
    2
  • [레알피누] 마이러버 첨해보는데
    활달한 애기봄맞이
    25.03.11.
    2
  • .
    추운 이질풀
    25.02.20.
    2
  • [레알피누] 00 여자 직장인 인사드립니다
    발랄한 참죽나무
    25.01.24.
    5
  • [레알피누] 일하다가 친해지고 싶은 사람 만났는데....
    살벌한 애기메꽃
    25.01.04.
    1
  • [레알피누] 여자분들도 마이러버 하시나요?
    착실한 마디풀
    24.12.23.
    2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