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자 모쏠 과거 일기 두번째

꼴찌 헛개나무2018.09.08 01:18조회 수 1042추천 수 5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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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밤입니다. 지난번 오늘자 모쏠 과거일기 첫번째에 이어 두번째를 써보려고 합니다. 써보려고 했지만 귀찮아서 자꾸 미루다가 지금에야 쓰게 됐습니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이제 참았던 숨 뱉으셔도 됩니다. 이전 스토리가 궁금하신 분은 검색창에 오늘자 모쏠 과거 일기 라고 검색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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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기간동안, 그녀가 저를 설레게 했던 적은 수없이 많았습니다. 같은 수업을 들었기 때문에 마주칠 일은 정말로 많았고, 그녀와 금방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녀는 사교성이 정말 좋아서 외국인 친구들과 금방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어쩌면 그녀는 제가 한국인이었기 때문에 친하게 지내려고 노력했었던 것 같습니다. (저 말고 한국인 남자 3명과 한국인 여자가 2명이나 더 있었지만)  가장 먼저 생각 나는 순간을 말하자면 수업을 마치고 단둘이 걷기도 했는데, 오순도순 걸으면서 대화를 할때 살짝 살짝 닿는 그녀의 가녀린 어깨와 팔이 모쏠이었던 저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었습니다. 남자친구가 있다는걸 알아서 최대한 마음을 거두려 하였지만 모쏠이라서 어쩔수가 없었습니다. ' 애인 있는 사람 건드는거 아니다! '라는 최소한의 인의이자 상도덕을 지켜야 한다는 것쯤은 모쏠인 저도 잘 알고 있지만 사람 마음이란게 잘 컨트롤이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작은 가시가 손가락에 한번 박히고 제때 못빼면 너무 빼내기 힘들듯이, 제 마음에 박힌 가시도 너무 늦게 빼내려고 했었나 봅니다. 제가 먼저 같이 수업 마치고 걷자고 할 때도 있었고, 그녀가 먼저 같이 걷자고 할 때도 있었습니다. 같이 자전거 타고 갈 때도 있었고, 옆자리에 앉아 수업을 들을 때도 있었습니다. 제가 추억하기에 그녀는 저와 함께 있던 순간들을 즐거워 했었고, 저도 즐거웠습니다. 사실은 행복했었습니다. 같이 있는것 만으로도, 그녀의 음성을 듣는 것 만으로도, 기쁨을 느낄 수 있었던 날들이었습니다.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같이 자전거를 타며 산책로를 따라 가던 그 순간, 수업시간에 속닥속닥 속삭이며 같이 웃던 그 순간, 같이 앉아 식사를 하며 대화했던 그 순간, 같이 술을 먹던 그 순간, 같이 기차 안에 앉아서 집으로 향하던 그 순간, 같이 장을 보던 그 순간, 같이 사진을 찍던 그 순간, 같이 아이스크림을 먹던 그 순간, 저를 이름으로 불러주다 갑자기 오빠라고 불러주던 그 순간, 그 추억들 하나하나 제 마음에 박힌 가시가 되어 버렸습니다. 저는 그 가시를 빼내기 보단 오히려 소중하게 품어버렸던 것입니다. 마치 기분이 좋아지려고 몸에 나쁜 담배를 피우듯이 말입니다. (실제로도 그녀때문에 마음 고생이 심해 피지 않던 담배도 피게 되었다는..)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저만 빼고 모든 주위 사람들이 제가 그녀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있었다고 합니다. 하기야 맨날 둘이서 붙어다니는데 모를리가 없었습니다. 그녀가 있는 곳에 거의 제가 있다 싶이 했었고, 한국인만 있는 술자리에도 일부러 제가 그녀를 불러 같이 놀자고 했었던 적도 몇번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몇몇은 그녀도 저를 좋아하는 것 같다, 몇몇은 그냥 친구로 대하는 것 같다, 의견이 분분했었지만 남자친구 있으니 포기해라 라는 의견은 만장일치 였습니다. 물론 저도 같은 생각이었기에 말은 그렇게 했지만 제 마음은 그렇지가 않았나 봅니다. 제가 보기에도 그녀는 저를 그저 정말 좋은 오빠로만 대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 일이 있기 전엔 말입니다. 그 사건은, 정말 논쟁이 많았던 사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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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아침 드라마도 결정적인 순간에 끊기지 않습니까? 사실 피곤해서 여기까지 적도록 하겠습니다. 갑작스런 끊김에 죄송하다 말씀드리고 변변찮은 글솜씨에 또 죄송하다 말씀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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