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같이 있으면 즐겁고 편안하고, 나의 성적 욕구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사랑을 하고 연애를 합니다.
물론 깊은 생각이 필요한 건 아니죠. 마음에 드는 이성이 나타나면 자연스레 사귀고 싶다는 마음이 들고,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마련입니다. 사랑하는 것 만큼 자연스러운 일이 또 있을까요?
하지만 사랑이라는 단어가 내포하는 의미를 뇌 속에서 일어나는 화학작용으로 한정시키고 싶지는 않습니다.
인간과 인간이 아닌 동물을 이분하는 잣대가 존재하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만,
인간은 본능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행위의 빈도수가 다른 동물들과 비교했을때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을 들어
인간과 기타 동물을 구별해보고자 합니다.
인간은 신이나 국가, 민족과 같은 관념을 믿으며
자신의 신을 위해, 자신의 국가를 위해, 자신의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종족입니다.
인간이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정당화하는 지도자에게 단순히 선동을 당했기 때문일까요?
맞서싸우고자 하는 그 모든 노력이 목숨을 잃음으로써 수포로 돌아갈 위험부담을 안으면서도
인간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것에 목숨을 걸곤 합니다.
인간에게 삶의 의미는 왜 중요할까요? 자아 실현은 왜 중요할까요? 다른 동물도 진정한 자기 자신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까요?
배불리 먹고, 에너지를 축적하고, 자손을 퍼뜨리는데 에너지를 쏟기도 바쁜 가혹한 생존게임에 들어와 있는 생물체가
삶의 의미란 무엇일까?와 같은 쓸모없는 고민을 하거나, 뾰족한 대답을 찾지 못해 상실감에 빠진다는 것은 모순처럼 보입니다.
(아마 생존을 위해 진화한 기제가 낳은 부산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인간은 특히 왜 그럴까?와 같은 질문에 대한 대답은 차치하더라도
인간은 우선 그러한 동물이라는데 동의하셨다면, 다음과 같은 명제에 동의 하실지도 모릅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는데는 희생이 필요합니다.
나의 희생은 나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것이 아닙니다. (물론 종종 그럴때가 있습니다.)
내가 타인에게 얼마나 유용한 사람인지를 과시하기 위한 희생을 이야기 하는 것 역시 아닙니다.
사람은 희생하지 않고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는 종족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무의미의 바다속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삶은 고통스럽고 이것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는 나의 가족을 위해, 나의 공동체를 위해 살아가며
그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느끼며 삶을 견뎌나갑니다.
다소 주관적인 내용이지만, 고통스럽고 괴로운 삶을 이어나가야만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번쨰로, 세상을 탐험할 기회는 설령 고통스러울지라도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며
찰나의 순간을 탐험하는 존재라는데에 감사해야 할 지도 모릅니다.
두번쨰로, 내 곁에는 나만큼이나 세상살이에 서툴고, 괴로워하는 타인들이 수없이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괴로워 하는 타인을 발견하고, 타인을 사랑하는것이 나에게는 가장 큰 의미이자, 나의 무의미함을 덜어주는 훌륭한 방법입니다.
(이것은 에리히 프롬의 저서 "소유냐 존재냐", "사랑의 기술"에 나오는 내용과 흡사합니다.)
사랑은 타인을 발견하고자 하는 노력이자, 타인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자신의 에너지를 쏟아 붓는 행위, 곧 희생입니다.
당신은 왜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며, 아이를 키우는 지겹도록 괴로운 일에 몸을 던집니까?
왜 일면식도 없는 타인과 연대하며 스스로를 괴롭게 합니까?
그것이 삶을 의미있게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