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장의 소원

글쓴이2015.06.05 19:57조회 수 45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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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선 학생들이 와글와글
계속 뭔가를 얘기해야 하고
집에선 애들과 놀아줘야 하고
나 좀 혼자 있게 해주면 안 돼?



아내
그런 말 할 때 참 황당하더라
혼자 있으려면 왜 결혼했어?
좋다, 나도 혼자 좀 있어보자
육아를 분담해야 하지 않아?



아내 당신 이번 연휴 때 학교 언제 언제 가지?

나 애들(학생들) 나와서 공부하는데 매일 나가서 제대로 하는지 봐야지.

아내 그래? 다른 고등학교 선생님들은 그렇게까지 안 하던데. 그럼 난 애들하고 어떡하지? 엄마하고 모두 거제(처가가 경남 거제다)에 내려가신다던데. 그런데 당신 하루 종일 학교에 있지는 않을 거잖아? 점심 먹고 오후에는 올 거니 첫날에는 어디라도 나가보자. 이제 날도 더워지고 하니 서윤이 옷도 좀 봐야 하고.

나 여보. 나에게도 좀 연휴인데. 그날 그냥 옆집 엄마들하고 이래저래 좀 가고 이럴 일 없어?

아내 집에 오면 쉬는 거지. 집에서 누가 당신한테 일 시키나? 집에 오면 당신 마음대로 하면서 무슨 못 쉰다고 볼멘소리를 해?

나 집에 오면 쉬는 게 되나. 첫째는 그나마 뭐 혼자 숙제라도 하지만 둘째는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 하고. 나 지난 휴일에도 애들 둘 데리고 혼자 동물원 가서 3시간 넘게 놀다가 왔잖아. 이번에는 그냥 집에 있고 싶은데….

아내 내가 매일 애들 보잖아. 그럼 나도 혼자만의 시간 좀 갖자. 육아를 분담해야지. 그리고 뭘 자꾸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고 그래? 혼자 놔둬도 특별히 할 것도 없으면서.

나 왜 할 게 없어? 나도 집에서 소리 크게 켜놓고 야구 게임 좀 실감나게 해보자. 낮잠도 좀 푹 자고. 사놓은 책도 좀 읽고. 그리고 혼자 좀 돌아다니고 싶은 곳도 있어. 내가 왜 혼자서 할 게 없다고 하는 거야.

아내 당신이 그러면 나는 애들하고 어디로 가란 말이야? 혼자 있을 때 그러는 거는 결혼하기 전 솔로일 때나 하는 거지. 그때 실컷 했잖아? 들어보니 컴퓨터 과열될 때까지 게임하고 했다면서? 혼자 있어봤자 게임밖에 더 하나. 옆집 아빠는 캠핑 장비 사서 어제 떠났다더라. 당신도 좀 열심을 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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