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론과 진화론은 그 찬반논쟁이 뜨겁다는 점뿐만 아니라 내용 자체도 어려워 쉽게 다가가기 힘든 주제다. 또한 관련 책을 한 번도 읽지 않았어도 알고 있다고 착각하기 쉬운 주제이기도 하다. 따라서 조금은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말랑말랑’한 창조론과 진화론 이야기들을 준비했다. 진화론과 관련한 책들과 창조론에 관련 된 영상들이 흥미를 끌만하다.
먼저 소개할 책은 한국 최고의 ‘다윈 전문가’로 손꼽히는 장대익(서울대 자유전공) 교수가 들려주는 ‘맛있는’ 진화론 이야기 <다윈의 식탁>이다. 저자는 <종의 기원> 이후 계속된 진화론 관련 논쟁을 리처드 도킨스와 스티븐 제이 굴드 등 저명한 진화론자들을 등장시켜 토론 대결을 펼치는 장면으로 연출해냈다. 쟁쟁한 대가들이 식탁에 모여 펼치는 끝장토론을 지켜보면 진화론 이후 이어진 주요 논쟁들의 모습이 머릿속에 자연스레 그려진다. 장 교수는 “창조냐 진화냐 하는 논쟁보다 진화론 속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논쟁들을 살펴보는 것이 더욱 흥미로울 것 같았다”며 “실제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 진화 자체는 받아들이지만 그 속의 매커니즘과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치열하게 맞선다”고 설명했다.
<찰스 다윈, 한국의 학자를 만나다> 역시 식탁에서 밥을 먹으며 대화하는 방식으로 진화론이라는 딱딱한 주제를 풀어놓고 있다. 특히 생물학적 주제인 진화론에 대해 철학자, 의학자, 역사학자, 동양학자 등이 다양한 시각으로 풀어내는 것이 특징. 저자인 최종덕(상지대 교양) 교수는 “진화론에 관한 많은 오해들에 대해 생물학자의 입장이 아닌 인문학적 객관성으로 올바른 이해를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진화론이 다양한 학문 분야에 끼친 영향력과 그에 따른 오해들에 대해 새삼 느낄 수 있게 한다.
활자가 지겹다면 창조론과 진화론에 관련된 다큐멘터리와 영화들도 준비돼 있다. 먼저 진화론만을 교육하는 현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자유로운 논의가 펼쳐지지 않는 학계에 대한 비판을 담은 <추방: 허용되지 않은 지성>은 지난 2008년 미국에서 개봉해 화제를 모았다. 창조론과 진화론에 관련해 비교적 최근 제작된 다큐멘터리 영화다. 영화는 진화론은 옹호하면서 창조론은 무조건적으로 거부하는 학자들에 대한 비판을 멈추지 않지만 창조론을 맹목적으로 주장하지도 않는다. 따라서 창조론과 진화론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를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또한 창조론과 관련한 다양한 증거 영상들을 생생하게 전하는 CTS 기독교방송의 다큐멘터리 <창조, 그 진실의 기록>도 있다. 창조냐 진화냐 다투던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작품을 만들었다는 김영환 PD는 작품을 통해 창조론의 입장에서 진화론과 그 증거들에 대한 반론을 전개해 나간다. 김영환 PD는 “창조론에 대해서 거의 다루지 않는 교육과정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졌고 또한 종교적인 믿음으로만 생각하는 현실도 안타까웠다”고 전했다.
한편 창조론과 진화론에 대한 객관적인 의견들을 전문가를 통해 균형 있게 제시하는 EBS 다큐멘터리 <신과 다윈의 시대>도 권할 만하다.
원문출처 : http://weekly.pusan.ac.kr/news/articleView.html?idxno=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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