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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조교다

부대신문*2011.12.08 10:30조회 수 993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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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예술문화영상학과가 생기면서 시작한 조교생활이 7년째로 접어들고 있다. 학과 설립 초기엔 제대로 갖춰진 것이 없었다. 수업을 위해 학내 강의실 곳곳을 더부살이하듯 전전했고 신입생들도 대학생활의 노하우를 알려줄 선배가 없어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구성원 모두에게 눈물겨운 기억이었던지 학과에서 마련한 첫 번째 졸업식에서 학생들도 울고 나도 울었다. 구성원 모두가 힘을 합쳐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는 경험은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7년 동안 조교라는 역할을 맡으며 갈등도 많았고 과연 이 자리가 어떤 보람과 가치가 있는지 의문도 많이 가졌다. 그러던 중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되면서 주부라는 이름을 얻으니 학과업무 또한 ‘살림’이란 생각이 들었다. 조교는 학과 살림을 꾸려가는 존재다. 교수와 학생간의 원만한 소통을 위한 다리역할을 하면서 행정업무 같은 살림도 함께 해내야 한다. 엄마가 가족을 생각하고 돌보듯 조교도 학과 구성원을 생각하고 그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엄마의 마음으로 학교에 가니 학과 구성원들을 대하는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업무의 대상이었던 사람들이 시시콜콜한 개인사까지 공유할 수 있는 가족 같은 존재로 다가왔다. 교수님들의 과거 경험들을 전해 들으며 어른이 되기 위해 갖춰야 할 것들을 후배로써 배울 수 있었다. 또한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겐 그들보다 조금 더 일찍 고민을 시작한 선배로서 나의 서툰 경험들을 이야기해주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힘들 때면 언제든지 기댈 수 있는 고향과 같은 존재로 나를 기억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겼다.
  조교라는 자리가 사회진출 전 잠시 머무는 업무보조자 정도의 역할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행정업무가 전산화되고 학과단위 업무가 늘어나면서 어느 정도의 전문성도 요구되는 것이 현실이다. 조교의 사회적 지위가 비정규 공무원인지라 업무 노하우가 쌓일 수 있는 기간이 짧은 것이 아쉽다.
  앞으로 조교라는 이름으로 살아갈 날이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이곳을 떠나기 전까지는 ‘주부10단’ 정신으로 학과살림을 잘 꾸려 나가고, 잔소리쟁이 이모처럼 학생들과 울고 웃으며 예술관을 지키고 싶다.


원문출처 : http://weekly.pusan.ac.kr/news/articleView.html?idxno=1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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