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신문 삶을 위로하는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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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2.08. 13:32
  • 826
       우리학교에서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곳에 미술관이 하나 있다. 미술관의 이름은 Kim's Art Field로 부산대 미술학과 명예교수이신 김정명 교수님께서 세운 비영리 사립미술관이다. 미술관 이름에 든 ‘Kim’은 한국에 가장 많은 성씨로 모두에게 열린, 문턱이 낮은 미술관을 지향하는 설립의도를 담고 있다.
  건물에 붙은 조형물들, 앞마당에 놓인 조각 작품들이 일상에서 한 걸음 물러나 있는 다른 공간을 느끼게 하는 그런 곳이었다. 그곳은 조용했고 관람객은 나 혼자였다. 진행 중인 전시는 박자현과 김성철 작가의 기획초대전이었다. 그들은 현재 부산에서 활동하는 작가들로 이번 전시는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1층 전시실의 박자현의 전시 제목은 ‘플리즈 릴리스 미’로 몇 점의 점묘화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점묘화 작품들이 그렇게 사실적일 수 있다는 게 신기했지만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그 제목이 만드는 신비한 느낌은 온전히 기술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나는 내 인생이 마음에 들어’란 제목아래 웃지도 울지도 않는 표정의 젊은 여성의 모습을 보며 그녀가 웃고 있지 않아서 슬펐고, 울고 있지 않아서 안도했다. 현대미술이 작품과 대중의 소통을 이룬다지만, 이렇듯 작품 앞에서 내 삶을 돌아보는 흔치 않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김성철 작가의 작품들은 지하 전시실에 전시되어 있었다. 전시 제목은 ‘나, 너-불편한 관계’였다. 그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감정, 증상들을 형상화한 작품들이었다. 특히 ‘가려움’이란 작품의 여러 드로잉을 살펴보면서 하나의 주제로 그가 담아내는 많은 이야기에 공감했다. 남이 내 욕을 하면 귀가 가렵고, 남을 미워하는 스트레스가 날 가렵게 하고, 공장 매연이, 종기가, 바이러스가 우릴 가렵게 한다. 이 가려움은 단순한 증상이 아닌 현대인들의 면역력을 넘어서는 현대사회의 모든 오염에 대한 이야기였다.
  도심에서 멀지 않지만 전혀 도시를 느낄 수 없는 그곳에서 도시 속 우리의 삶을 생각했다. 예술이 담아내는 삶, 그리고 그 작품에 비추어 보게 되는 우리네 삶이 조용한 공명을 이뤘다. 그리고 위로를 받았다. 말로 할 수 없는 위로가 작품 속에 있었다. 그곳에서 나는 작가들을 만나지 못했지만 만날 필요가 없었다. 이미 난 그들에게 위로를 받고 돌아온 것이었다.


원문출처 : http://weekly.pusan.ac.kr/news/articleView.html?idxno=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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