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어나 오늘도 비명을 질러대는 여과기를 임시방편으로 고치고
대충 밥에 어제 만들다 남은 계란말이 올려서 일식분위기 내면서 대충 먹고
지하철을 타니 나와 비슷해 보이는 예비군들이 많았다.
예비군을 처음 가서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장산에서 30분정도 해메이다가
어쨋든 여차여차헤서 훈련장에 도착했다.
예비군은 대략 이런식이었다.
10명이서 파티를 짜서
퀘스트를 4개 부여받고
퀘스트를 모두 클리어하면 집에 가는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전부다 깔끔하게 클리어 하던데
나는 포복하다가 나무에 배를 박아서 배에서 피 줄줄나고
사격하다가 내 총만 이상한놈이라 총 바꾸고
결정적으로 산에서 엎어졌다. 아프진 않지만 찝찝하더라.
근데 여기서 끝나면 그냥 예비군 갔다온 썰.txt인데
이제 말한 일은 좀 아까 일이다. 20분 됐나?
일단 앞서 내 머리에 대해 말하자면
내 머리는 상당히 가늘고 얇은 쌩직모에다가 억지로 파마를 맥인 상태다.
앞머리가 위로 상당히 말려올려가 약간 퐁파두르? 같이 앞머리에 볼륨을 많이 준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앞머리는 거의 옆머리수준이 될때까지 길어질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깎아봤는데 무슨 조선시대 악질 사또 밑의 얌체 이방같이 생겨먹었더라.
어쨌든,
저녁을 해결할라고 비빔국수를 준비를 하던중, 봄이고 해서 맨날 상추 양념장 당근 소면 계란 의 레시피에서
미나리를 넣어보고 싶어서 집 뒤의 청과점에 갔다.
예비군 때매 얼굴도 많이 트고 꾀죄죄한 터라 후드 점퍼를 깊이 눌러쓰고 갔다.
그런데 우리집 뒷쪽은 좀 오래된 주택가라 주황등이 점멸하는 약간 느와르풍? 같은 분위기다.
어쨋든 그렇게 청과점에 갔는데 T형 모퉁이에서 갑자기 어떤 아줌마랑 부딛쳤다.
근데 아줌마가 날 보더니 '흐허허허허헑' 하는 숨넘어가는 소리 내면서 비틀비틀 뒷걸음치다가 전봇대에 부딛치더라.
참고로 내가 후드쓰고 앞머리 관리안해서 내리고 다니면 앞머리가 눈을 다 가린다.
이렇게 눈을 다 가리는데 내 입장에서는 솔직히 그렇게 불편하진 않다.
맞바람이 불면 자연스럽게 가르마가 트이는데 그렇지 않았나 보다.
어쨋든 국수에 미나리 넣어 맛있게 잘먹어야지
참고로 가재는 여과기 다 뜯어 고쳐서 이제 좀 쉬는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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