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제 3학년으로 올라가는 경제학과 여학생입니다.
경제학과로 입학을 하면서 막연하게, 별 생각없이 은행에 취업해야겠다-라고 생각을하고
지금까지 그와 관련한 자격증들을 따고 학교강의 수강하고 제가 따로 공부를 해오고 있고
경제캠페인 관련 봉사를 하나 했는데요.
오늘 아시는 분은 아시다시피 학교에서 온 ○○은행 설명회를 보러갔는데 갑자기 그닥 가고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네요. (취업난에 제가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것도 아닌데 그래도 취업전선에
뛰어들기 전에 제 적성을 이젠 진지하게 고려해봐야 생각해서 글 올렸으니 웃기셔도 참아주세요ㅜ)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좀 거부감이 들었다고 할까요.
어디서든 힘들지 않은 일이야 어딨겠냐만은 제 적성과 부합하지 않는걸까라는 생각마저 들었는데
이런 느낌이 저 자체의 미성숙함으로 사회인이 되는 것에 대한 망설임이 표출된 것인지 아니면
은행의 인재상에 저 자체의 성격이 부합하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당연히 영업이 중요한 직종이지만 인사담당자님께서 줄곧 강조하시는 '영업'이라는
단어를 직접 들으면서 불편한 마음이 들고
특히 연수과정을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서는 속이 계속 답답해졌습니다. 제가 사실 말수가 적고
무뚝뚝한 편이에요. 누군가에게 얘기를 해야할 때는 애교 섞인 친절함보다는 격식차리고 예의를 잔뜩
갖추고 아는 선배들에게도 ~해요 보다는 ~습니다를 아주 애용하는, 그런 형식의 말투로 할 말을 합니다.
야외에서 하는 활동(놀기, 대외활동 등등)보다는 책읽고 공부하는 게 좋아요. 솔직히 공부하는게 무척
재밌습니다. 의자에 한 번 앉으면 몇 시간이고 일어나지 않고 정자세로 책에 몰두해요.
저의 이런 성격이 취업하는데 지장있을까봐 걱정한 적도 종종있고 그래서 경제캠페인 관련 봉사도
큰 맘 먹고 한 것이었구요. 알바는 학교다니면서 주말알바 겸하고 있는 정도입니다.
제 주관이 섞여서 은행권에 취업하신 분들이나 그쪽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기분나쁘시게 보실까봐
조심스럽지만 연수 동영상을 보는 내내 인위적여 보이는 증명사진용 미소를 줄곧 짓고
인터뷰하는 여성분들께서 모두 곱고 아기같은 목소리로(저의 걸걸한 목소리와는 다른ㅜㅜ)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해맑은 인터뷰를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조금 피곤해지는 감을 얻었습니다.
10주동안 정말 고생하시는구나,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이 피로하시겠다 이런 생각이 들고...
말주변이 없어 글이 너무 길어져버렸네요. 가장 궁금한 사항은 금융권(특히 은행, 영업이 생명인)과 기업의 인재상에
큰 차이가 있나요? 그리고 입사 후의 기업문화에 눈에 띄는 차이가 있나요? 입니다.
기업에서 하는 연수도 은행권 연수와 구성이나 훈련강도가 비슷한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당연히 이후의 업무환경이나 각 직종의 장/단점 등도 궁금하구요. 사람 성격에 따른...
입학 전엔 공무원을 하고 싶었고 주변 어른들께서 항상 절 보시면 너는 딱 공무원해야한다 이런 말씀을 종종하시는데
경제과에 입학한 이후 정말 너무나도 막연하게 은행에 취직해야지-이러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공무원이 되는 것도 확률상으로 무척 어렵다고 생각되어 겁이 나거든요.
은행이 적성이 아니라고 판단된다면 다시 기업쪽으로 마음을 돌리고 취업준비를 해야할텐데 그전에
미리 이런 과정을 겪어오신 선배분들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아는 선배가 거의 없고, 그나마 아시는 분들은
아직 취업준비 중이셔서...ㅜ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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