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좋아한 게
저보고 참 어리석다할 사람 많은 거 알고있어요. 그려. 저 참 어리석고 모자란 멍충이예요. 딱 반 년하고 조금 더 인사하고 지낸 그 분 생각을 저 혼자 4년 남짓 하고있네요.
오늘같이 추웠던 날 첨 뵈었더랍니다. 키도 훤칠하니 남자다우신 선배의 모습에 맘이 설렜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둘다 똑같이 어린애였을분인데 어찌 그리 크고 대단해보이던지, 제가 한참 모자라게 느껴졌어요. 한낱 대학생의 개똥멋일 뿐이었을 모습조차 멋있고 든든하다고 그렇게 콩깍지가 잔뜩 씌여있었나봐요. 친구들은 험하다고 싫어하던 모습도 제겐 그저 남자같아서 멋있게 보였으니 말 다한거죠.
전 원체 집을 좋아해서 학교 종 땡 치면 집으로 바로 가곤하거든요. 그 땐 그 분과 같이 그룹활동 비슷하게 하던 게 어찌저찌 거의 유일하게 범위가 겹쳐서 (집순이인 제 기준에서) 참 자주 뵌 것 같아요. 그렇게 뵈다보니 보이는 것보다도 더 깊어보이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아서 저절로 관심이 기울게 되었죠.
문제는 제가 연애 떡잎이 누런 싹이라는 거예요. 사실 아직도 연애할 줄 모르지만 그 땐 진짜 심했어요. 아니 아직도 심하긴해요. 그 누렇던 싹이 썩어문드러졌는지.
자기가 누구에게 마음이 가는지도 모르는 얼빠진 애였어요. 안다고 해도 말도 한 번 못해볼 겁만 많은 바보이기도 했구요. 장난스레 오가는 진실게임에서도 항상 신경쓰이는 그 분은 저도 모르게 본능마냥 꽁꽁 숨겨두고 그럴듯한 이름을 대곤했어요. 멍청이가 따로 없죠. 그렇게나 신경이 쓰여하며 그전엔 안두에도 없던 싸이를 매일매일 들여다봐놓곤 자기가 왜그러는지도 몰랐던 거예요.
알게 된건 1학년 여름방학이 끝나갈 무렵쯤이었어요. 그 분 싸이가 그 분의 풋감정으로 들끓고 폭닥폭닥거리고 있을 때 저는 에어콘 빵빵한 거실에 드러누워 모기만 잡고 있었더랍니다. 어쩌피 그 분 뵐 일은 개강이나 해야 과방에 죽치던지 하여 만들어야하니 속 편히 쉬었던거죠.
연애 세포가 아예 없는 건지, 저, 문자도 싫어하고 귀찮아하고 할 말 있으면 냅다 통화버튼부터 누릅니다. 특히 그 분껜 무슨 명목으로 연락할지 앞이 깜깜하여 자연적으로 마주치게될 일을 기다리고만 있었던거죠.
그렇게 기다리던 자연스러운 만남! 그 때 그 분 손엔 과동기의 손이 살포시 쥐여들어있었습니다.
제 눈에도 괜찮은 사람인데 다른 사람이라고 그 분 매력 하나 못찾았겠나요. 제가 게으르게 퍼져있을동안 그 친구는 낼름 그 분을 쟁취하였더라구요. 그 친구와 그 분 그리고 저, 활동이 많이 겹쳤거든요. 그 친구와는 되돌아보면 치떨리는 뒷얘기도 있지만 일단 그건 그거고 결론적으로 제가 등신일 뿐인거죠. 그 이후론 두 사람 얼굴 보게되는 곳은 슬슬 피하게되고 과활동이고 뭐고 묵묵히 앗싸의 길로 빠졌어요. 편하긴 참 편해요, 그게. 본성에 맞기도 하고.
각설하고 일이 그리되었으면 마음을 접으면 될 일인데, 등신 티 내는지 그걸 또 못해내네요. 말도 한 번 못해보고 그 분 군대갈 때까지 애만 태웠어요. 아니 근데 좀 잘 사귀었으면 나도 딱 포기가 될 텐데 일 년쯤 뒤 군대간다고 헤어진 것 같더라구요. 아씡. 왜그랬어 너.
편지를 써볼까 말까 별별 고민을 다 했더랍니다. 혼자 결론보기를 그 분 전역할 때까지 내가 여전하면 얘기를 건네자!싶었어요. 근데 가만 계산해보니 그 분 전역하시기 전에 제가 졸업하게 생긴거예요.
핑계대고 일년 휴학했어요.
복학하고 어찌저찌 드디어 뵈었는데, 저 수줍어서 모른체했어요. 수업이 겹쳐서 하루는 강의실 들어가기전에 바로 뒤에 서 계셨거든요. 인사라도 좀 하면됐는데, 잘지내셨냐고 한마디 했음될텐데, 저 모르는 체 얼굴도 몸도 딱딱하게 굳어만있었어요. 제가 낯을 좀 많이많이많이많이 가려서요. 인상 굳히면 카리스마도 좀. 그렇게 냉랭한 오오라 풀풀 풍기며 눈도 한 번 안 마주친 채 혼자 재회식을 마쳤어요. 그 이후론 진짜 아는 체도 간단한 인사도 못하겠더라구요. 그저 간간히 오명가명 어쩌다 마주치는 모습이 다예요.
그렇게 이번에 졸업합니다.
대학 다니며 20대를 불싸지르기는 커녕 겁쟁이 등신 인증만했네요. 마음에 둔 사람이 있어서인지 나 좋다는 누구를 만나도 금새 시들해져선 결국 상처주고, 그 짓도 못할짓이라 연애도 한 손에 꼽게 시도해보고 결국 다 접은지도 벌써 까마득하네요.
저한텐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예요. 혼자 좋아한 시간이 너무 길어서 그 분을 분명 이상화하거나 한 점도 많을거예요. 그래도 저 사람보는 눈은 자부하거든요. 참 탐나는 사람이었어요. 진짜로. 이 남자랑 함께면 참 기쁠 것 같았어요. 웃는 모습이 너무 가슴벅찼어요. 맨날 같이 웃고싶기도 했는데.
용기라고는 쥐뿔도 없는 겁쟁이등신이라 히히
이 일은 베프도 제대로 모르고 제 친구들도 몰라요. 그저 제 속에만 있던 얘긴데 졸업할 때 학교에 떼놓고 가려해요. 이제는 저도 연애해야죠! 나 혼자 말고, 상대방이랑 같이!
혼자 답답해서기도 하지만 우리 후배님들은 부디 용기내시고 당당히 인연을 쟁취하시기 바라는 마음에서 익명의 힘을 빌려 싸질러놓고갑니다.
전 오늘밤 조금만 더 울고(마지막이니까, 오늘 많이 추우니까요) 이제 그만해야겠어요. 요란 깜찍한 병신짓이요.
저 어디 빼놓을 데 없는 애거든요. 연애 종목만 아니면 당차고 다부지고 똑소리나고, 겉보기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아니 오히려 좀 괜찮다고요~ 저 마음도 깊고 정도 많고 애교도 많고 따숩따숩한 사람이예요. 분명 좋은 사람 만나서 알콩알콩 달콩달콩 잘 지낼거예요.
주절주절 긴 이글 봐주시는 분들,
제 각기 다들 이런저런 사정, 있으실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딱 하나 제가 정리해드리고픈 말은
저 같이 등신 인증하지 마시고 용기내시라는거!
곧 기말고삽니다, 내년 되면 반짝상큼 풋내나는 새내기들 들어와요! 경쟁자 늘어나기 전에 화이팅 하시자구요!
또 하나, 요즘 연애를 공식마냥 계산두드려 선긋고 관리해대던데 안그런 사람도 참 많다는 거 말씀드리고파요. 지금이 제일 순수할 수 있을 때 아닌가요?
저보고 참 어리석다할 사람 많은 거 알고있어요. 그려. 저 참 어리석고 모자란 멍충이예요. 딱 반 년하고 조금 더 인사하고 지낸 그 분 생각을 저 혼자 4년 남짓 하고있네요.
오늘같이 추웠던 날 첨 뵈었더랍니다. 키도 훤칠하니 남자다우신 선배의 모습에 맘이 설렜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둘다 똑같이 어린애였을분인데 어찌 그리 크고 대단해보이던지, 제가 한참 모자라게 느껴졌어요. 한낱 대학생의 개똥멋일 뿐이었을 모습조차 멋있고 든든하다고 그렇게 콩깍지가 잔뜩 씌여있었나봐요. 친구들은 험하다고 싫어하던 모습도 제겐 그저 남자같아서 멋있게 보였으니 말 다한거죠.
전 원체 집을 좋아해서 학교 종 땡 치면 집으로 바로 가곤하거든요. 그 땐 그 분과 같이 그룹활동 비슷하게 하던 게 어찌저찌 거의 유일하게 범위가 겹쳐서 (집순이인 제 기준에서) 참 자주 뵌 것 같아요. 그렇게 뵈다보니 보이는 것보다도 더 깊어보이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아서 저절로 관심이 기울게 되었죠.
문제는 제가 연애 떡잎이 누런 싹이라는 거예요. 사실 아직도 연애할 줄 모르지만 그 땐 진짜 심했어요. 아니 아직도 심하긴해요. 그 누렇던 싹이 썩어문드러졌는지.
자기가 누구에게 마음이 가는지도 모르는 얼빠진 애였어요. 안다고 해도 말도 한 번 못해볼 겁만 많은 바보이기도 했구요. 장난스레 오가는 진실게임에서도 항상 신경쓰이는 그 분은 저도 모르게 본능마냥 꽁꽁 숨겨두고 그럴듯한 이름을 대곤했어요. 멍청이가 따로 없죠. 그렇게나 신경이 쓰여하며 그전엔 안두에도 없던 싸이를 매일매일 들여다봐놓곤 자기가 왜그러는지도 몰랐던 거예요.
알게 된건 1학년 여름방학이 끝나갈 무렵쯤이었어요. 그 분 싸이가 그 분의 풋감정으로 들끓고 폭닥폭닥거리고 있을 때 저는 에어콘 빵빵한 거실에 드러누워 모기만 잡고 있었더랍니다. 어쩌피 그 분 뵐 일은 개강이나 해야 과방에 죽치던지 하여 만들어야하니 속 편히 쉬었던거죠.
연애 세포가 아예 없는 건지, 저, 문자도 싫어하고 귀찮아하고 할 말 있으면 냅다 통화버튼부터 누릅니다. 특히 그 분껜 무슨 명목으로 연락할지 앞이 깜깜하여 자연적으로 마주치게될 일을 기다리고만 있었던거죠.
그렇게 기다리던 자연스러운 만남! 그 때 그 분 손엔 과동기의 손이 살포시 쥐여들어있었습니다.
제 눈에도 괜찮은 사람인데 다른 사람이라고 그 분 매력 하나 못찾았겠나요. 제가 게으르게 퍼져있을동안 그 친구는 낼름 그 분을 쟁취하였더라구요. 그 친구와 그 분 그리고 저, 활동이 많이 겹쳤거든요. 그 친구와는 되돌아보면 치떨리는 뒷얘기도 있지만 일단 그건 그거고 결론적으로 제가 등신일 뿐인거죠. 그 이후론 두 사람 얼굴 보게되는 곳은 슬슬 피하게되고 과활동이고 뭐고 묵묵히 앗싸의 길로 빠졌어요. 편하긴 참 편해요, 그게. 본성에 맞기도 하고.
각설하고 일이 그리되었으면 마음을 접으면 될 일인데, 등신 티 내는지 그걸 또 못해내네요. 말도 한 번 못해보고 그 분 군대갈 때까지 애만 태웠어요. 아니 근데 좀 잘 사귀었으면 나도 딱 포기가 될 텐데 일 년쯤 뒤 군대간다고 헤어진 것 같더라구요. 아씡. 왜그랬어 너.
편지를 써볼까 말까 별별 고민을 다 했더랍니다. 혼자 결론보기를 그 분 전역할 때까지 내가 여전하면 얘기를 건네자!싶었어요. 근데 가만 계산해보니 그 분 전역하시기 전에 제가 졸업하게 생긴거예요.
핑계대고 일년 휴학했어요.
복학하고 어찌저찌 드디어 뵈었는데, 저 수줍어서 모른체했어요. 수업이 겹쳐서 하루는 강의실 들어가기전에 바로 뒤에 서 계셨거든요. 인사라도 좀 하면됐는데, 잘지내셨냐고 한마디 했음될텐데, 저 모르는 체 얼굴도 몸도 딱딱하게 굳어만있었어요. 제가 낯을 좀 많이많이많이많이 가려서요. 인상 굳히면 카리스마도 좀. 그렇게 냉랭한 오오라 풀풀 풍기며 눈도 한 번 안 마주친 채 혼자 재회식을 마쳤어요. 그 이후론 진짜 아는 체도 간단한 인사도 못하겠더라구요. 그저 간간히 오명가명 어쩌다 마주치는 모습이 다예요.
그렇게 이번에 졸업합니다.
대학 다니며 20대를 불싸지르기는 커녕 겁쟁이 등신 인증만했네요. 마음에 둔 사람이 있어서인지 나 좋다는 누구를 만나도 금새 시들해져선 결국 상처주고, 그 짓도 못할짓이라 연애도 한 손에 꼽게 시도해보고 결국 다 접은지도 벌써 까마득하네요.
저한텐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예요. 혼자 좋아한 시간이 너무 길어서 그 분을 분명 이상화하거나 한 점도 많을거예요. 그래도 저 사람보는 눈은 자부하거든요. 참 탐나는 사람이었어요. 진짜로. 이 남자랑 함께면 참 기쁠 것 같았어요. 웃는 모습이 너무 가슴벅찼어요. 맨날 같이 웃고싶기도 했는데.
용기라고는 쥐뿔도 없는 겁쟁이등신이라 히히
이 일은 베프도 제대로 모르고 제 친구들도 몰라요. 그저 제 속에만 있던 얘긴데 졸업할 때 학교에 떼놓고 가려해요. 이제는 저도 연애해야죠! 나 혼자 말고, 상대방이랑 같이!
혼자 답답해서기도 하지만 우리 후배님들은 부디 용기내시고 당당히 인연을 쟁취하시기 바라는 마음에서 익명의 힘을 빌려 싸질러놓고갑니다.
전 오늘밤 조금만 더 울고(마지막이니까, 오늘 많이 추우니까요) 이제 그만해야겠어요. 요란 깜찍한 병신짓이요.
저 어디 빼놓을 데 없는 애거든요. 연애 종목만 아니면 당차고 다부지고 똑소리나고, 겉보기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아니 오히려 좀 괜찮다고요~ 저 마음도 깊고 정도 많고 애교도 많고 따숩따숩한 사람이예요. 분명 좋은 사람 만나서 알콩알콩 달콩달콩 잘 지낼거예요.
주절주절 긴 이글 봐주시는 분들,
제 각기 다들 이런저런 사정, 있으실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딱 하나 제가 정리해드리고픈 말은
저 같이 등신 인증하지 마시고 용기내시라는거!
곧 기말고삽니다, 내년 되면 반짝상큼 풋내나는 새내기들 들어와요! 경쟁자 늘어나기 전에 화이팅 하시자구요!
또 하나, 요즘 연애를 공식마냥 계산두드려 선긋고 관리해대던데 안그런 사람도 참 많다는 거 말씀드리고파요. 지금이 제일 순수할 수 있을 때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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