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관과 일치하네
한국 사회 가장 심각한 사회갈등 요인에 대한 최근 조사를 접했다.
다른 것보다 여기서는 성 갈등이라고 하는 젠더 갈등, 남녀 갈등 통계를 보니,
주변에서 관찰하고 있는 현상과 직관에 많이 부합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 세대 간 온도차
사회갈등 요인 중 성 갈등 요인에 대한 세대별 인식차가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대 56.5%,
30대 28.3%,
40대 13.3%,
50대 6.7%,
딱 세대별로 얘기해보면 느껴지는 통계 그대로다.
젠더 이슈 전쟁의 가장 격렬한 세대는 역시 20대나,
30대는 결혼 유무나 딸 유무에서 상당히 인식 차이가 발생하는 것 같다.
오히려 의외로 회사에서 보면,
40대 이상은 남성 측이 여성 측 보다 훨씬 이런 젠더 관련 이슈에 대해 관심을 가진다.
아마 회사에서 40대 이상 남자가 팀장이라든지 시니어 매니지먼트급이 많이 때문인 것 같다.
50대 정도 부서장급이면,
82년생 김지영을 읽는다는 것을 어필하려고 하고,
젊은 남자 직원들이 역차별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하게 젠더 감성을 어필한다.
부서장급이면 업무로도 평가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시대 흐름과 어젠다를 빠르게 쥐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4차 산업 얘기가 나오면,
‘자, 각자 이 4차 산업 시대에서 우리 부서가 어떻게! 인공지능을 도입할지! 응? 빨리 생각들 해서 발표해보고 어쩌고저쩌고’
인문학 열풍 때는,
‘크으, 니체...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지...에... 뭐더라, 어쨌든! 다들 인문학 읽고 발표하기 해!’
이럴지인데,
그러니,
지금과 같은 시대에는 또 젠더 감성, 페미니스트를 외치고 있다.
불평등한 부분을 당연히 개선해야 하는데,
문제는 서투르게 진행하거나 보여주기 식을 하다 보니,
20, 30대 직원들 사이에 남녀 갈등을 악화시키는 면도 있다.
예를 들어,
그 업무를 하기 싫어하는 여성 직원을 우리 부서는 젠더 감수성 넘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억지로 배정하거나,
또는,
남녀 공정하게 기회를 주는 것으로는 임팩트가 없으니,
강렬한 임팩트를 위해 남자 쪽 기회를 과도하게 축소하거나 말이다.
# 억울할 세대들
사실 개인적으로 20대 남자들이 억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젠더 이슈 갈등 생길만 한 이런 상황들,
여성차별적인 환경들,
더 나아가 각종 직장 내 성회롱 등,
온갖 똥은 40, 50대 꼰대 세대의 똘아이들이 싸놓은 똥이다.
게다가,
아재나 꼰대들은 옛날 시대 직장 내 남성이라서 누린 좋은 포지션들은 다 해 먹었는데,
별다른 기득권을 가져본 적이 없는 20대 남자들이,
남녀 갈등 접점에서 욕 처먹고 있는 상황 아닌가.
물론 20대에서도 미친 또라이들이 있겠지만,
이건 나이와 상관없이 범죄 영역이고,
사회구조적 젠더 갈등이 촉발되는 원이에 대해서는 그다지 큰 지분은 없지 않나.
20대가 남녀 간 차이가 나는 불공정한 연봉 체제를 설계한 것도 아니고,
채용을 결정할 HR매니저 할 나이도 아니라서 남자만 잔뜩 뽑은 것도 아니요.
그런데,
실제로 역차별 정책에 가장 큰 피해 세대이기도 하다.
사실 아재, 꼰대들은 솔직히 남자라서 혜택받은 게 많다.
나 역시 커리어상 같은 여성 동기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접했고,
잘 나가던 여성 동기들이 출산, 육아 때문에 주춤할 때,
앞 질러갈 수 있었고 말이다.
아재, 꼰대들은 82년생 김지영을 읽으면,
그냥 고개를 끄덕이고 그럴 수 있지 이러고 만다.
본인들도 사실 어느 정도 부채의식도 있고 말이다.
문제는,
본인들이 느낀 부채의식에 대한 보상을 20대, 30대에서 제로썸 형태로 재조정해버린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동일 직급에서 남녀 간 기회의 차이가 난다면,
그럼 부서장이나 임원들이 가진 혜택을 빼서 그 차이를 메꾸는 게 아니라,
그 세대 안에서 누구 기회를 뺏어서 메꾸는 방식이라고 해야 하나.
# 예스24
앞서 사회갈등에 대한 통계를 보듯,
세대가 올라 갈수록 남녀 간 갈등에 대한 인식 무디어진다.
당장 내 주변 세대만 가도,
빈부 갈등이나 이념 갈등에 대해 얘기하지,
남녀 간의 갈등은 관심 밖에 있는 영역이다.
세대 간 인식차가 어떤 형태로 나타나냐면,
젊은 세대는 대부분 알만한,
예스24의 한남스럽니 어그로 메일 사건 같은 것에 대해,
젠더 이슈 논란에 휩싸인 인터넷 서점 예스24(YES24)가 운영하는 문화 웹진 '채널예스' 측이 사과문을 발표했다. 채널예스 측은 3일 오후 홈페이지에 '채널예스 문화산책 메일,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조금만 아재 세대로 가면 이런 내용 자체를 이해를 못 한다.
메갈, 워마드 모르는 사람도 많고,
한남이라고 하면,
한남동? 이런다.
외국인이 욕하면 그 욕의 의미를 모르니 감흥이 적은 거라고 해야 하나?
하지만,
우리네 아재들은,
젊은 세대에게는 무척 중요한 이슈라는 것을 인지해야 할 것 같다.
왜냐하면,
실재 비즈니스에 영향을 주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예스24 같은 경우,
한남이라는 표현에 불쾌감을 느낀 남성 고객이 이탈하는 현상이 생겼으니 말이다.
아마 예스24에 임원 정도는 처음에 이게 무슨 일이지 의아해하고 있을 것이다.
출판계 업계는 재작년부터,
페미니스트가 돈이 된다는 것을 알았을 텐데,
그 반대편에서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까지는 생각 못 했을 터.
주식 시장은 아직 특별히 이런 이슈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진 않는 모양이다.
12/2일 이 문제가 터졌지만,
인터넷 커뮤니티가 시끌시끌했던 것에 비해,
주가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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