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 마스크 사러 약국 갔다가 누가 카드 내니까 약사가 팍 짜증내면서 다음부터는 현금 가져오라고 하는 것을 목격..
인터넷에서는 우리 착한 대한민국 친구들, 약사들 고생하니까 카드 대신 현금 꼭 내자고 하고..
카드 수수료 1.5% 잡으면(실제로 더 낮음) 3000원어치 마스크 팔았을 때 카드 수수료 45원인데
현금이 없으면 은행에서 뽑아와서라도 약사들 45원 더 챙겨주자고 한다.
약사들 마스크 팔면 오히려 손해라고, 자원봉사하는 것처럼 얘기하는데, 한 번 계산해 보면
공적 마스크 1100원에 매입해서 1500원에 팔면 세전 400원이 남는다
거기서 매입 부가세 100원 돌려받고, 매출 부가세 150원 내면 350원 남고
거기서 소득세 대충 15% 낸다고 보면 한 장당 300원이 세후 순수익.
내가 가는 약국은 대충 하루에 100명정도까지는 소화하는 것 같으니 200장 팔테고
200장이면 순수익이 6만원.
넉넉잡아 30분이면 마스크 매진이고, 물건 받고 정리하는 것까지 쳐도 1시간이 안걸릴텐데
그럼 시급이 6만원이다.
시급 만원이나 되겠나 싶은 사람들이 추위 속에 30분 넘게 줄서서 기다려
3천원 내고 마스크 두장 겨우 받아가면서
시급 6만원짜리 약사 45원 더 챙겨주자고 어휴..
약사 인건비 생각하면 오히려 손해다?
일 안하고 집에서 놀겠다는 약사를 이 일 때문에 일부러 불러온 것도 아니고,
어차피 하루종일 약국에 있는 약사가 약국에서 물건 파는 건데
아니면, 약사들은 원래 물건 하나 팔면 물건값에 얹어서 인건비도 추가로 받아야 되는 직업인가?
공적 마스크 업무 때문에 약사들이 너무나 힘드니 감사하며 배려해 주자?
30분간 100명에게 물건 팔고 계산해 주고 페이는 6만원,
알바든 직장이든 지금 일하고 있는 사람 중에
자신보다 지금 이 약사가 더 힘들게 돈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있나
현금 계산보다 카드 계산이 더 오래 걸리니 뒷사람들 위해서 현금을 가져오라?
만원 내고 거스름돈 받는 시간이랑 카드 계산하는 시간 비교하면 카드쪽이 5초나 더 걸리겠나.
100명이 다 카드 계산 해도 10분도 차이 안나는 것을
(알바 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사실상 차이 거의 없음, 오히려 알바생들은 카드결제가 편해서 좋아하지)
다음부턴 카드 말고 현금 가져오라고 짜증내며 말하던 그 약사도 답이 없다.
짜증을 내려면 국가에 내야 할 일이지.
더구나 짜증을 낼 이유는 시급 6만원짜리 일거리 받은 약사보다는
마스크 두 장 사느라 줄서서 기다린 사람들이 더 많이 갖고 있지.
그런데도 우리 나라 사람들 착해 빠져가지고..
글이 너무 길어졌는데..
예전부터 우리나라는 왜 힘들 때일수록 있는 사람들은 자기꺼 더 챙기고 사는데
서민들만 바보같이 나서는가, 하는 생각 들었고,
서민들이 희생하는 것 보면 고맙기도 하지만 안타깝기도 하고,
이번에도 얼마 없는 돈 털어서 코로나 극복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하는 사람들도 많고,
또 뭐, 마스크 안사기 캠페인? ...
참 씁쓸하다는 생각 계속 하고 있었는데
약사가 카드 냈다고 짜증내는 거 보고 씁쓸함이 폭발해서 좀 길지만 한 번 써 봄..
쓰고 싶은 말은 훨씬 더 많지만 너무 길어져서 이만..
여튼 적당히 착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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